-
-
즐거워 보여도 슬픔을 삼키는 사람이라
조종하 지음 / 이상공작소 / 2022년 2월
평점 :
<즐거워 보여도 슬픔을 삼키는 사람이라>
출판사 : 이상공작소
지은이 : 조종하
장르 : 한국에세이
🌟 레포트와 잡담의 사이에 속한 에세이!
✏ 이 책은 배우이자 작가인 ‘조종하‘님의 에세이입니다.
제법 작은 사이즈의 책에 작은 폰트. 빼곡한 글씨.
페이지수는 무려 287!
이런 깨알같은 글자들이 가득한 책은 경험상
아주 재미있거나, 아주 감성적이거나, 스토리가 있거나,
시 정도의 짧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어야 괴로움 없이
읽을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이 에세이는 위의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아서
읽는 괴로움을 조금은 감수해야 할 작품이에요.
‘때로는 겁나 지루해서 덮고 싶기도 하고
이거 의리상 사서 펴긴 했는데 끝까지 읽어야 하나,
라는 생각도 드셨을 거다.
아, 어쩌면 그게 아니라 처음부터 이 마지막 장을
핀 다음 읽은 거로 치고 계실지도 모르겠다.‘
위 글은 책의 끝부분에 실제로 담긴 문장인데,
이런식으로 읽는 사람의 마음을 제대로 간파하시다니!
유쾌한 작가님! 하며 웃었어요.🤣
물론 마지막 장만 보고 읽은 거로 치지는 않습니다.
일단 이 에세이는 지루합니다.
읽다 보면 레포트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같은 단어를 너무 반복적으로 사용하고,
문장이 매끄럽게 읽히지 않으며,
구구절절 설명이 너무 길어요.
또, 꾸미는 단어들이 숨막힐 정도로 많이 들어갑니다.
하지만 이 책의 매력은 그런 부분에 있어요.
문학적으로 잘 쓰인 글은 아니지만,
마치 친구의 잡담을 듣는 느낌.
의식의 흐름대로 이야기하는 느낌.
정리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생각을 텍스트에
옮겨 담은 느낌.
그래서 진지하게 읽지 않아도 되는
괴롭지만 편안한 책이지요.😊
나도 언젠가 한 번쯤 생각해봤던 것들이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절로 공감하게 되고,
개인적인 에피소드에서는 빵! 터지기도 하며,
내 생각과 다른 부분에서는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인간사라는 것은, 같은 듯 다른 신비함이 있어요.
우리는 모두 어떤 색을 가지고 있지만
그 색은 제각각이고, 나와 비슷한 색이 있는가 하면
전혀 다른 색도 있지요.
다른 사람의 색을 들여다 보는 것.
그 행위에 가장 적합한 것이 바로 에세이라고 생각해요.
조종하님의 색 즐겁게 잘 감상했습니다.
철학적이면서도 천진하고, 감성적이면서도 냉정하며,
선하면서도 조금은 모난 모습이 다채롭게 담긴 사람.
앞으로의 삶도 항상 다채롭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