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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보고 싶은 날엔 코티분 뚜껑을 열었다 - 시간이 쌓일수록 다시 맡을 수 없는 것들
엄명자 외 지음 / 어셈블 / 2023년 4월
평점 :
<엄마가 보고 싶은 날엔 코티분 뚜껑을 열었다>
출판사 : 어셈블
지은이 : 엄명자, 송은주, 엄서영, 황경희, 이윤지, 우정숙
허필우, 심미경, 박인만
장르 : 한국에세이
🌟 추억의 냄새에 관한 에세이!
✏ 여러분은 추억의 냄새가 있나요?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저는 엄마 생각에
마음이 뭉클했답니다.
후각이 예민한 저는 추억의 냄새가 수없이 많아요.
하지만 그중에서도 ‘엄마‘ 하면 떠오르는 향이 있죠.
바로 ‘에바스 로즈마인 5 장미향 샤워코롱‘이에요.
아직도 이 샤워코롱이 출시되고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답니다.😊
그 밖에도 할머니가 사용하시던 딸기향 립글로스 향기,
할아버지께서 가꾸시던 비닐하우스의 화초냄새,
학창시절 매일 그림을 그리며 손에 배였던 흑연냄새,
학교 앞 문구점에서 팔던 싸구려 알갱이 향수의 향기까지
모든 추억의 냄새가 제 기억과 가슴 속에 있답니다.
이 책은 아홉 명의 작가, 아홉 편의 글로 이루어진
에세이예요. 짧은 에세이들이 모인 책이라 지루함 없이
호로록 읽을 수 있답니다. 에세이의 키워드는
‘그리움의 냄새‘예요. 아이디어가 너무 좋죠?
다양한 냄새의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대부분 밥의
냄새에 관해 쓰셔서 조금 진부한 감이 있었어요.😅
하지만 역시 가장 익숙한 냄새는 늘 먹는 밥의 냄새 아니겠어요?
저도 어린 시절 놀이터에서 아이들과 뛰놀다가
저녁이 되면 온 동네에 퍼지던 구수한 밥 냄새를
잊을 수 없답니다.☺
한껏 들떠서 할머니에게 달려가면 맛있는 밥상이
차려져 있었죠. 그 냄새는 따뜻하면서도 하루를
마무리하는 아쉬움의 냄새이기도 했어요.
개인적으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엄서영 작가님의
<엄마가 보고 싶은 날엔 코티분 뚜껑을 열었다>가
지금 제 상황과 너무 비슷해서 심금을 울렸고,
황경희 작가님의
<이렇게 해서라도 흙을 밟아야겠습니다>는
톡톡튀는 재미있는 문체로 절로 웃음이 나더라고요.
저도 흙냄새가 몹시 그립습니다.😄
심미경 작가님의
<골목 어귀에서 밥 냄새가 날 때면> 역시
공감이 되는 글이었어요.
저도 어머니께서 일을 하셔서 아이들이 맛있는
밥냄새가 풍기는 집으로 갈 때 홀로 아무도 없는
빈 집에 가는 기분을 잘 알거든요.😢
마지막으로 박인만 작가님의 <장지갑을 꺼내며>는
돈 냄새라는 신박한 주제에 감탄했습니다!
저도 돈 냄새가 시트러스 향이라는 것은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돈냄새는 좀 짠 내 같은 게 느껴지더라고요.
저는 그 냄새를 삶의 냄새라고 느꼈습니다.
다른 작품들도 저마다의 매력이 있지만,
저는 위의 네 작품이 가장 마음에 들더라고요.
덕분에 오랜만에 코티분 향을 맡아봤습니다.
지금도 추억을 소환하는 마법의 향이네요.
아, 그리운 옛 시절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인들 못할까요?😢
하지만 현재도 언젠가는 그리운 옛 시절이 될테니
지금을 열심히 즐기며 살아봐요.
추억 속에 퐁당~ 빠져보고 싶은 분들!
어서 읽어보세요. 마음이 몽글몽글 피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