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유곤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그는 제게 언젠가 한 번 북극곰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북극곰이 얼마나 고독한 동물인가 하는 이야기예요. 
그들은 1년에 한 번만 교미를 합니다. 1년에 딱 한 번만이요. 
부부와 같은 관계는 그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얼어붙은 대지 위에서 수컷 북극곰 한 마리와 암컷 
북극곰 한 마리가 우연히 만나게 되고, 거기서 교미가 이루어져요. 
그다지 긴 교미는 아닙니다.
행위가 끝나면, 수컷은 무언가를 보고 무서워하는 것처럼 암컷의 몸에서 물러선 다음 교미를 한 현장에서 도망칩니다. 
글자 그대로 쏜살같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나는 거죠. 
그리고 다음 1년 동안 깊은 고독 속에서 살아가는 거예요. 상호간의 의사 소통이라는 건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하는 일도 없어요. 그것이 북극곰 이야기예요. 
아무튼 그게 제 주인이 제게 이야기해 준 겁니다."
"어쩐지 이상한 이야기로 들리는 군요."하고 사쓰키는 말했다.
"확실히 이상한 이야깁니다"하고 니밋은 고지식한 얼굴로 말했다
."그때 나는 주인에게 물어보았어요. 
그렇다면 도대체 북극곰은 무엇 때문에 살아가고 있는겁니까, 라고요. 
그랬더니 주인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제게 되묻더군요. 
`니밋, 그럼 우리 인간은 대체 무엇 때문에 살아가고 있나?"하고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