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어링의 여왕 티어링 3부작
에리카 조핸슨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랜만에 판타지 소설책을 읽었다.

해외에서는 영화화가 벌써 결정되었다고 했고, 나 또한 책을 읽기 전에 책소개만 읽고도 기대가 많이 됐다.

이런 경우 책을 본격적으로 읽으면 둘 중 하나다.

기대했던 만큼 만족하거나, 기대치가 높았기 때문에 오히려 만족하지 못하거나.

책을 다 읽은 소감을 말하자면, 나는 이 책이 마음에 들었다.



책은 티어링 엘리사 여왕의 후계자이지만 아주 어렸을 때부터 숨어서 여왕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며 지낸 켈시가 여왕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성으로 가는 여정부터, 켈시가 티어링 내부의 전폐들과 강한 옆나라의 붉은 여왕을 상대하기 위해 분투하는 것까지가 담겨있다.



각 장은 가상의 티어링 책이나 노래의 인용과 함께 시작된다.

작가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을 잘 서술했는데, 켈시가 여왕으로서 티어링을 생각하는 마음도 있지만, 잘생기고 신비로운 도적에게 마음을 빼앗기기도 하고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 고민하는 등 또래 아이들이 할 법한 생각도 한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친숙하게 느껴지게 했다.

악역인 섭정과 대외적으로 강력하다고만 알려진 모트 여왕(붉은 여왕)의 다른 면모를 볼 수도 있었는데, 특히 100년 이상 모트메인을 통치해 온 강력한 붉은 여왕도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하고, 의지할 것을 찾기도 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주인공과 악역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들도 평면적이지 않고 입체적이었다.


주인공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켈시가 신뢰를 받는 일이 없었던 것도 지금까지 읽었던 다른 판타지물과 다른 점이었다.

켈시를 성까지 호위하며 데려갈 여왕의 근위병들도 켈시를 마땅치 않게 여겼다.

시간이 지나고 근위병들과 켈시도 함께한 시간이 있기에 초반보다 사이가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도, 켈시가 여왕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전적으로 켈시의 말을 따르지는 않았다.

오히려 여왕의 근위대장 메이스(라자러스)가 사람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으며, 근위병들에게 신뢰도가 높았다.

메이스는 물론 다른사람들뿐만 아니라 여왕에게도 든든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나는 메이스의 이런 점 때문에 켈시에게 독이 될 수도 잇다고 생각해서 걱정도 됐다.


그리고 책의 배경 또한 다른 판타지물과 조금 다른데, 책을 읽다보면 티어링의 세계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장 머릿속에 남는 부분은 켈시의 즉위식이다.

켈시를 노리는 사람들이 있어서 성에 도착했지만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즉위식에서 켈시는 공격을 받게 됐다.

하지만 피를 쏟으면서, 도중에 기절하지 않도록 상처를 자극하면서까지 즉위식을 모두 마치는 그 장면은 강렬했다.

그 전에도 큰 사건이 몇 가지 있긴 했지만 나는 켈시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는데, 이 부분에서 켈시의 강한 의지를 느낄 수 있었고, 켈시를 응원하게 됐다.


 "상처가 심각합니다. 곧 기절하실 겁니다."

 "그럼 깨어날 수 있게 날 후려쳐요."

 "전 레이디의 생명을 지키는 게 임무입니다."

 "내 생명과 왕위는 하나예요."

(p.210)


다만 온전한 켈시의 능력이 아닌, 사파이어 목걸이의 힘을 빌려 위기를 헤쳐나가는 점이 아쉽기도 했지만, 사파이어 목걸이는 티어링을 위한 켈시의 마음에 반응하기 때문에 이 또한 켈시의 능력이지 않을까?





무엇보다 내가 이 책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게 된 건, 책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나와 같았기 때문이다.

책과 역사.

켈시는 티어링에서는 흔하지 않은 책을 중요하게 생각했고, 그런 티어링에서 모두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이 넘쳐나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 책을 통해 배운 역사, 티어링 이전의 역사도 중요하게 여겼고, 역사는 반복된다고 생각했다.

나와 켈시처럼 책과 역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매력을 느낄 것이다.


티어링 시리즈는 3부작으로, 그 중 한 권인 <티어링의 여왕>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 있다.

여왕의 푸른 사파이어 목걸이의 정체, 미스터리한 도적 페치, 붉은 여왕과의 전쟁 등...

뒤가 궁금해서 3부작의 나머지를 찾아보았는데 아직 국내에 출판되지 않았다.

옮긴이의 말을 읽어보니 지금쯤 다음 권의 번역이 들어갔을 것 같은데, 어서 뒷이야기를 읽고싶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 빛의 과학 - 한 권으로 읽는 우주 발견의 역사
지웅배 지음, 최준석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사람을 (예체능계를 제외하면) 문과와 이과로 나누고는 하는데, 그 분류에 따르면 나는 문과 쪽에 더 가까울 것이다.

학창시절 수학에는 소질이 없었고, 물리학 또한 이해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를 통해 바라본 과학은 나에게 과학은 멋진 것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줬고, <인터스텔라>,<마션>,<그래비티> 를 통해 본 우주 과학은 대단했다.

우주는 무한함과 신비함 뿐만 아니라, 눈에 비춰진 외적인 모습도 아름다웠다.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도 이런 것의 연장이었다.

하지만 천문학이란 물리학과 수학이 필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어려운 세계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일반인을 위한 천문학 잡지를 만들 사람이라고 하기에, 그렇다면 과학을 잘 모르는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잘 설명했을 거라고 생각해서 선택한 것이다.



과학책이라 지루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가 현상이나 원리 등을 설명할 때에는 머릿속에 떠올리기 쉬운, 그리고 우리가 실제로 보거나 경험한 것들을 이용해 설명했다.

예를 들어, 빛과 관련된 <이중 슬릿 실험> 에서 나타난 결과를 난 처음에는 정확하게 떠올리기 어려웠다.

하지만 저자는 이 결과를 수면 위의 물결로 설명했고, 그림과 사진이 있어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중력에 대한 설명을 매트리스를 이용해 한 것도 이해가 쏙쏙 잘 되게 했다.





사진처럼 관련 사진자료들 뿐만 아니라, 실험을 설명하는 그림과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을 정리한 그림으로 이해를 도왔다.

덕분에 '이런 거구나!' 하면서 머릿속에 느낌표를 띄우며 읽다가도 과거와 현재 과학의 한계 또한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과학은 정확성과 확실함으로 무장했다고 생각했는데, 책에 나온 물리학의 역사를 보며 지금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또한 당연한 게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천문학을 전공한 저자가 책에 이런 역사와 과학의 한계도 저술한 것을 읽고, 과학을 맹신하거나 찬양하는 입장이 아닌 중립적인 입장에서 책을 썼다고 느꼈다.

이런 저자의 시각과 책의 뒷부분 부록에 적혀있는 많은 참고문헌들이 이 책의 신뢰도를 높여줬다.



이 책의 매력은 저자의 문장에도 있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관측의 천문학->망원경->빛->중력파->별과 행성 이렇게 다음 장으로 넘어갈 때에 끊어지지 않고 흐름을 타고 넘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특히 한 장이 끝날 때) 저자가 적은 문장은 멋이 있었다.

오랜 세월 과학자들은 우주를 깔끔한 정물화로 그려내길 바랐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다시 바라본 캠버스 위에는 의미를 읽어내기 힘든 추상화가 그려지고 있었다.

(p.120)




이 책을 통해 이름만 알고 있던 사람들과 이론에 대해서 정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과학의 새로운 면모를 만나기도 했다.

사진 자료와 그림 설명도 많고, 나 같은 과학 초보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잘 설명되어 있는데, 와닿는 문장 또한 가지고 있어서 과학책으로써 빠지는 게 없었다.

뒷부분에 부록으로 있는 <더 읽어볼 만한 책들>도 살펴보고 읽어봐야겠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넬리 블라이의 세상을 바꾼 10일 넬리 블라이 시리즈
넬리 블라이 지음, 오수원 옮김 / 모던아카이브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전에 심심해서 이리저리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짧은 글을 봤다.

어떤 사람이 정신병원에 들어갔는데, 그 사람은 정신병이 없는 사람이었으며 정신병원의 실태를 알기 위해 일부러 들어갔고, 정신병원 안에서 평소처럼 행동했지만 정상인으로 여겨지지 않았다는 내용이었다.

짧은 글이라 많은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았지만, 정신병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구분해내지 못하다니. 그게 충격적이어서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이번에 알게 된 건데 정신병원에 잠입한 사람은 '넬리 블라이' 라는 기자였고, 이 책을 쓴 저자다.

실명은 엘리자베스 제인 코크런으로, '넬리 블라이' 라는 이름은 19세기 후반이었던 당시 여성 기자는 필명은 쓰는 게 일반적이어서 가지게 된 이름이었다.

저자 서문에 따르면 넬리 블라이는 정신병원에 잠입한 것을 바탕으로 기사를 썼는데, 그 기사를 구하려는 사람들도 많았으며 책 출간을 제의받아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나처럼 '정신병원 잠입' 이라는 소재에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가졌던 것 같다.


책은 신문사 <뉴욕 월드> 로부터 정신병원 잠입을 제안받는 것에서 잠입 후 자선 기관 감독관들과 다시 한 번 정신병원을 방문하는 것까지 기록되어 있다.

넬리 블라이의 용기는 처음부터 느낄 수 있었는데, 아래와 같은 대화에도 불구하고 잠입을 하기를 무르지 않은 것이다.


"그곳에 들어가 실태 조사를 마치면 어떤 방법으로 저를 빼내주실 건가요?"

"잘 모르겠어요. 거짓 환자 행세를 한 목적과 신분을 밝혀야 할 때가 오면 확실히 빼내줄 거예요. 그러니 일단 잠입합시다."

(p.17)

만약 내가 저런 확실치 않은 답변을 받았더라면, 넬리 블라이처럼 잠입할 수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넬리 블라이는 넬리 브라운이라는 가명으로 '여성 노동자의 집' 이라는 시설에 들어갔고, 정신병원에 들어가기 위해 정신이 온전치 않다고 어필하기 위해서 연기도 하고 밤을 꼬박 세우기도 했다.


잠의 꼬임에 넘어가 그 손아귀에 잡힐 것이 두려웠던 나는 내 삶을 돌아보기 시작했다.

되돌아보는 인생이란 어찌나 전부 기이해 보이는지!

인생에서 겪는 하나의 사건은 그 자체로는 중요하다 할지라도, 변하지 않는 운명에 나를 묶어놓은 하나의 연결고리에 불과하다.

나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고스란히 다시 사는 기분으로 내가 살아온 인생을 떠올려보았다.

옛 친구들을 만날 때는 긴장과 흥분으로 짜릿했고, 적을 다시 만나면 고통으로 가슴이 저렸다.

예전에 느꼈던 고통과 기쁨이 다시 느껴졌다.

고이 덮어두었던 내 인생의 페이지들을 다시 들추니 과거의 일이 현재의 일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다.

(p.38)

넬리 블라이가 블랙웰스 섬의 정신병원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이야기는 우습기도 했다.

정신병 진단을 받기 위해 하는 넬리 블라이의 행동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서술하는 넬리 블라이의 글에서도 유머감각이 뭍어났다.


잘생긴 젊은이가 서 있었다.

풍모와 말투가 신사다운 사람이었다.

(...)

이렇게 잘생긴 청년 앞에서 정신이상자 연기를 해야 하다니!

정말 끔찍한 기분이었다.

젊은 여성이라면 내 말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p.79)

넬리 블라이의 대단한 점이 여기에서도 드러나는데, 정신병원에 대한 두려움보다도 정신병이 없다는 사실을 들켜서 정신병원에 잠입하지 못 하게 되거나, 아는 사람을 만나 정체가 탈로나는 것에 대한 걱정이 많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넬리 블라이가 그렇게 걱정한 것과 달리, 정신병원에 들어가기 까지의 과정이 어렵지 않았다는 게 놀라웠다.



넬리 블라이가 결국 블랙웰스 섬 정신병원에 들어가는 것에 성공한 뒤에는 끔찍한 정신병원의 실태들이 이어졌다.

일을 제대로 안 하고 간호사와 의사는 노닥거릴 뿐만 아니라, 간호사들은 환자를 돌보는 게 아니라 거칠게 다루고 놀리는 게 일이었다.

환자들을 얼음장처럼 차갑고 더러운 물로 억지로 목욕을 시킨 후 물기를 닦지도 않은 채 옷을 입혀 추운 잠자리에 들게 하는 건 읽는 내가 다 추울 지경이었다.

형편없는 식사도 잘 묘사되어 있는데, 글로 적혀 있지만 눈 앞에 보이는 듯했다.


이어서 안타까운 환자들의 사연도 읽을 수 있었다.

정신병이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가난하거나 영어를 잘 못하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들어오게 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특히 몸이 아픈데 정신병원의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사람들은 며칠 사이에 병이 더 심해졌다.

나도 넬리 블라이와 마찬가지로, 이런 환경에 노출된다면 정신병이 없는 사람도 정신병이 생길 거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넬리 블라이와 친하게 지내던 한 사람은 결국 피해망상에 시달리게 되었다.

다른 환자들을 통해 들은 다른 병동의 상황은 더 끔찍했다.

이 모든 게 단 열흘 동안 취재한 이야기들이라니... 나에게는 한 달 처럼 느껴졌다.



마지막에 넬리 블라이가 기사를 쓰고 조사원들과 다시 블랙웨스 섬의 정신병원에 방문하게 되는 부분은 현실적이었다.

이 이야기는 실화였고, 픽션이 아니라는 걸 상기시켜 줬다.

하지만 넬리 블라이의 정신병원 잠입 취재에는 큰 의미가 있었다.

넬리 블라이의 폭로 기사 덕분에 뉴욕 시기 정신병 환자들을 위한 예산액을 100만 달러 더 책정하는 등의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정신병원 잠입' 이라는 사건이 인상적이기도 하지만, 넬리 블라이라는 사람 자체 또한 인상적이었다.

책의 뒷부분에 저자 소개란이 있는데, 넬리 블라이의 어린시절 부터 세상을 떠나기 까지가 적혀 있었다.

넬리 블라이는 기자가 된 계기 또한 남달랐는데, 즐겨 읽던 신문에 성차별적인 내용의 칼럼이 올라오자 반박문을 보내게 되면서 편집장의 눈에 띈 것이었다.

이때는 1800년대 후반이었는데, 한 편의 소설 같은 이야기였다.

정신병원 잠입 취재 이후에도 넬리 블라이의 행보는 남달랐다.

세계 일주 기록을 세우고, 50세의 나이에 종군 기자 활동을 했으며, 이후에는 고아들을 돌보며 입양을 주선했고, 세상을 떠날 때에는 남은 재산을 기부했다.



책의 마지막 저자 소개까지 모두 읽고, 넬리 블라이가 시대를 뛰어넘는 '걸 크러쉬'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본편은 넬리 블라이의 유머감각이 느껴지는 서술 방식 때문에 무겁지만은 않으면서도 당시 블랙웰스 섬 정신병원의 끔찍한 실태와 정신병이 있는 사람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태도가 잘 담겨있었다.

출판사 모던아카이브가 넬리 블라이의 책에 애정을 가지고 출판했다는 건 책의 앞에 있는 <출간에 부쳐>에서 알 수 있었는데, 넬리 블라이의 어떤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는지를 공감할 수 있었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멘사 스도쿠 챌린지 - IQ 148을 위한 두뇌 트레이닝 멘사 스도쿠 시리즈
프랭크 롱고.피터 고든 지음, 멘사 엮음 / 보누스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 핸드폰에는 스도쿠 게임이 기본으로 깔려 있었기 때문에, 밖에서 버스를 기다리거나 할 때 스도쿠를 하곤 했지만, 요즘에는 스도쿠 게임보다는 웹서핑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간만에 해보는 스도쿠가 되겠다.

예전에 길에서 스도쿠를 풀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책을 읽고 문제를 풀어나갔다.

 

 

같은 출판사에서 시리즈로 출간한 멘사 스도쿠 책들 중에, 챌린지는 문제들 뿐만 아니라 스도쿠를 푸는 방법까지 알려준다는 점이 다르다.

저자가 두 명인데, 책 날개를 보면 피터 고든이 해설을 적고 프랭크 롱고가 문제를 만들었다고 한다.

책의 절반을 조금 넘긴 분량에는 스도쿠 푸는 방법(가이드)과 연습 문제가 반복되는데, 기본적인 스도쿠의 규칙과 역사부터 연결고리와 그래프를 이용해서 스도쿠를 푸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초반에는 단순했지만 갈수록 약간 복잡해보였는데, 그림으로 설명이 잘 되어있어 이해할 수 있었다.

가이드와 연습문제 사이에는 회색 칸에 팁이나 스도쿠와 관련된 정보가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저 기본 규칙만 알고 핸드폰을 이용해서 스도쿠를 풀었는데, 이 책을 읽고 풀이방법 뿐만 아니라 스도쿠 게임 자체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단순하게만 보였던 수도쿠가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다양한 풀이 방법이 있다는 걸 알고 조금 놀랐다.

지금까지 여러 개의 스도쿠 문제를 풀어봤지만 스도쿠의 형태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스도쿠 문제가 대칭이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는 걸 알게되고부터 스도쿠 문제를 접할 때마다 확인을 해보기도 했다!

그리고 전에는 핸드폰으로 문제를 풀다보니 후보숫자(칸에 들어갈 수 있는 숫자들)를 적는 일은 하지 못했는데, 책의 조언대로 후보숫자를 적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후보숫자를 적는 일이 익숙치 않아서 버벅거렸고, 굳이 후보숫자를 적어서 풀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쉬운 문제에서는 굳이 후보숫자를 적지 않아도 됐지만 어려운 문제를 접하니 후보숫자가 도움이 되었고, 버벅거렸던 것도 조금씩 나아졌다.

이렇게 중이에 적힌 문제들을 손으로 푸니 여러 방법들을 이용해서 풀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가이드와 연습문제의 반복이 끝난 후에는 난이도에 따라 문제가 나뉘어 계속 되고, 책의 마지막에 정답이 나열 된 스도쿠 그림들이 있다.

이 책의 스도쿠 문제들은 난이도가 있는 편이었다.

나도 중반부터는 문제를 푸는 데 시간이 더 들었고, 숫자가 중복되어 다 지우고 처음부터 다시 푸는 경우도 여러번 있었다.

하지만 가이드의 팁을 활용하여 시간을 들여 다 풀었을 때의 짜릿함 때문에 다시 다른 문제에 도전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문제에 집중하니 시간은 또 얼마나 잘 흐르던지...

스도쿠는 규칙이 무척 간단해서 누구나 어렵지 않게 시작할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그래서 가벼워보이기도 했는데, 이 책을 읽고 스도쿠를 한 층 더 깊게 알게 되었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찾아서 - 바로크 음악의 걸작을 따라서 떠나는 여행
에릭 시블린 지음, 정지현 옮김, 장혜리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나는 첼로의 중저음과 첼로 자체의 커다란 무게감을 좋아한다.

하지만 클래식 악기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건 피아노이고, 현악기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악기는 바이올린이다.

책에서도 첼리스트 카잘스의 등장 이전의 첼로는 그저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협주곡도 아닌, 첼로가 독주하는 모음곡에 대한 책이 어떻게 나오게 됐을까?

 

책의 소재인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는 흥미로운 사실이 있었다.

이 곡들은 바흐가 직접 적은 악보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빛보지 못했던 이 곡들이, 첼리스트 카잘스가 우연히 악기점에서 발견해서 빛을 보게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약간의 미스터리와 영화같은 이야기를 가진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 누가 끌리지 않을까?

저자 에릭 시블린도 나와 비슷한 이유로 무반주 첼로 모음곡에 관심을 가졌다.

 


이 책은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의 1번부터 6번까지 총 6장이며, 각 장마다 바흐->카잘스->저자가 이 책을 쓰기까지의 여정으로 구성되었다.

한 권에 바흐, 카잘스, 저자의 이야기가 모두 담겨있는 것이다.

나는 각 장을 읽을 때 그 장에 해당하는 곡을 듣고 읽기 시작했다.

그러니 책에 서술된 해당 곡의 묘사가 더 잘 다가왔다.

곡을 들으며 책을 읽으니 이야기가 더 극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각 장 앞부분 하단에 해당 곡의 일부를 들을 수 있는 QR코드가 마련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역시 카잘스가 우연히 악기점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발견하게 되는 장면이었다.

길을 따라 악기점에 도착하고, 악기점을 뒤지다가 우연히 손에 넣게 된 악보를 구매해서 나오는 순간까지가 영상처럼 머릿속에 그려졌다.

또 바흐와 음악을 사랑했던 바흐의 고용주 레오폴트 대공의 관계성이 너무 좋았다.

둘은 함께 연주를 하기도 했으며 레오폴트 대공은 바흐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이 장면을이 동화같았다면, 바흐가 레오폴트 대공의 곁을 떠나게 되는 이유는 현실적이어서 둘이 함께 했던 때가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

 


바흐와 카잘스는 다른 장소, 다른 시간에서 살았지만, 휘몰아치는 역사 속에서 살고 있었다는 점은 같았다.

책을 읽으면서 바흐와 카잘스 개인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들이 살고 있던 시대 배경까지 접하게 되었는데, 그 또한 흥미로웠으며 바흐와 카잘스에게 미친 영향을 보며 그들의 음악에도 분명히 반영되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때문에 음악을 들을 때, 음악의 작곡가, 연주자와 함께 배경 또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음악에 대한 지식이 늘어나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더 깊이 있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이 책의 뒷부분에는 적지 않은 양의 주석이 함께 있는데, 나는 탄탄한 주석이 책을 믿음직스럽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중간중간에 책 하단에 보충설명이 있는 점도 좋았지만, 비르투오소, 갈리아노, 튜턴같은 일반 사람들에게 익숙치 않은 단어들도 하단에 보출 설명 되어있더라면 더 완벽했을 것 같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