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10 영한대역 단편소설 - 토플·편입영어·공무원 영어단어 빨리 외우는 법
Mike Hwang 옮김 / 마이클리시(Miklish)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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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를 하려고 원서를 한 번쯤은 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원서를 끝까지 읽는 일은 드문 것 같다.

너무 어렵거나 흥미가 생기지 않는 책을 고르는 등이 이유가 되지만 번역된 책보다 읽기 번거롭다는 것이 큰 몫을 차지할 것이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영어 원서를 통한 공부를 시도하게 되는 건 장점이 크기 때문이다.

영어 원서를 통해 공부를 하면 단어의 뜻만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단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도 알게 되고 자주 쓰여서 반복되는 단어는 단어장을 쥐고 무작정 외우는 것보다 머릿속에 잘 들어와 외워진다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번거롭다는 것은 이런 의미다.

책을 읽다가 모르는 단어나 용법이 나오면 일일이 찾기가 번거로워서 그냥 넘기거나 지쳐서 원서 읽기가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있다.

(모르는 단어를 하나하나 찾아보는 것보다 단어의 뜻을 추론하는 게 좋지만 그 추론이 맞았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찝찝하기도 하다.)

종이 사전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 검색이나 전자사전을 이용하는데도 그렇다.


그런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이 책과 같은 영한대역 형식인데, 왼쪽 페이지의 영어 원서를 읽다가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바로 눈을 살짝 돌려 오른쪽 페이지의 한글 번역을 읽으면 따로 찾아볼 필요 없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책은 단어에 굵게 표시가 되어 뜻을 찾아보기 쉬울 뿐만 아니라, 직독직해로 번역이 되어 있어 직독직해 연습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역자가 한글로 번역된 부분만 읽어도 최대한 자연스러울 수 있도록 노력을 했다고는 하지만, 직독직해 순서로 적혀있어 번역된 부분만 쭉 읽었을 때에는 어색함이 있다.

나는 영어 문장을 읽으며 모르는 부분만 한글로 번역된 부분을 찾아 읽어서 거슬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읽는 경우에는 영어 문장과 번역된 문장이 같은 줄에 위치하도록 해서 찾기 쉽게 한 게 좋았고, 밑줄 그어진 영어 문장의 문법도 설명해줘서 문법 또한 잡을 수 있어 더 좋았다.



<TOP10 영한대역 단편소설>에는 총 10명의 유명 작가가 쓴 10개의 단편소설이 담겨있는데, 그 작가의 목록을 보면 읽기도 전에 소설의 퀄리티가 기대될 정도다.

오 헨리, 에드거 엘런 포, 버지니아 울프 등 인정받은 작가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영어 공부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한다.

단편이니 부담도 덜 하고고 말이다.

옮긴이는 단편소설마다 작품성, 난이도, 대중성, 재미, 교훈을 그래프로 표현해두었는데, 어떤 소설을 먼저 읽을지 고민될 때 도움을 준다.



10개의 단편소설 중에 F. 스콧 피츠제럴드의 <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를 대표적으로 얘기하고자 한다.

이 단편에서 작은 마을 출신 존 T.웅거가 부유층들이 다니는 사립 학교에서 알게 된 퍼시 워싱턴의 초대를 받아 그의 가족이 있는 성에서 휴가를 보내게 된다.

존 T. 웅거는 워싱턴 가족을 만나고 그들의 성에서 지내면서 어마어마한 부를 직접 보고 사랑도 시작하게 되는데, 그러다 워싱턴 가문의 놀라운 이야기를 알게 된다.

소설을 읽으며 오싹함과 찝찝함을 느꼈는데, 마치 영화 <겟 아웃>을 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어서 스릴도 있고 재밌게 읽었다.

<리츠 호텔만 한 다이아몬드>에 어마어마한 부를 묘사한 부분과 사랑의 시작을 보고 F.스콧 피츠제럴드의 다른 소설인 <위대한 개츠비>도 떠올랐다. 

옮긴이의 감상을 보니 나와 같은 부분에서 인상적으로 느겼다.

아마 이 단편 소설을 읽은 다른 사람도 우리와 같은 부분에 밑줄을 그었을지도 모르겠다.

 "It's impossible to be both together,"

said John grimly.

 "People have found that out. And I should choose to be free as preferable of the two.

 "자유와 가난이 함께하는 것은 불가능해."

존이 잔인하게 말했다.

 "사람들은 저것을 알아냈지. 그리고 나는 자유롭게 되기를 선택할 거야."

 

p.390, 391

 "It was a dream,"

said John quietly.

 "Everybody's youth is a dream, a form of chemical madness."

 "그건 꿈이었어."

존이 조용히 말했다.

 "모든 사람의 어린 시절은 꿈이야. 화학적인 정신이상의 형태인."


p.416, 417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신경을 많이 썼다는 것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책의 구성과 내부 편집 디자인이 좋았는데, 한글 번역에도 신경을 써서 미국 문화에 친숙하지 않으면 모를 단위나 단어 등을 괄호 안에 적어두어 소설을 읽을 때 이해를 도왔다.

그리고 각 작품의 첫 부분에 소설을 골라 읽기에 도움이 되도록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난이도뿐만 아니라 다른 요소를 평가해두었고 마지막 두 페이지에는 저자의 사족과 감상이 적혀있는데 이 또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이렇게 책에 공들이 티가 나고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됐기에 마이클리시 출판사의 다른 책들에도 신뢰가 생긴다.

앞으로 중편 또는 단편 소설도 출간할 예정이라니 기대된다.


그리고 토익, 토플, 편입영어, 공무원 영어 단어의 60%를 이 책으로 공부할 수 있다고 하지만, 당연히 시험을 위해 영어공부를 하는 게 아니어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초급 영어 실력을 가진 사람보다는, 중급 이상의 영어 실력으르 가진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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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오거스트의 열다섯 번째 삶
클레어 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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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SF소설의 소재는 과학 기술, 시간, 환생 그리고 영생인데, 내가 좋아하는 소재가 모여있어서 읽기 전부터 기대를 많이 했다.

책의 화자이자 주인공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해리 오거스트인데, 해리 오거스트는 한 번의 인생을 사는 선형적 인간과 달리 반복되는 인생을 살고 있다.

여기에서 다른 시간이나 환생을 소재로 하는 이야기와 차이점이 있는데, 두 소재가 서로 합쳐져서 생기는 것이다.

해리 오거스트는 죽고 나면 마치 시간여행을 하듯 과거의 태어나던 시점으로 돌아가 다시 살아가게 되는데, 큰 이벤트는 반복되어서 일어나지만 해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바뀌기도 한다.

과거 삶에 대한 기억은 몇 년이 지나면 떠오르게 되는데, 이렇게 반복되는 삶을 사니 죽어도 죽은 게 아니라 영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해리는 이렇게 반복된 삶을 살면서 다양한 직업을 갖기도 하는데, 초반에는 과거의 기억에 혼란을 느껴 어린 나이에 정신병원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뛰어내려 짧은 생을 마감하기도 했다.

한 번은 사랑하는 아내에게 자신이 반복된 삶을 살고 있음을 털어놓자 정신병원에 강제로 들어가게 됐고, 그 생애에서 이후의 계속된 삶에서 트라우마가 되는 끔찍한 일을 겪는다.



해리 오거스트처럼 반복되는 삶을 사는 사람을 칼라차크라 또는 우로보란이라고 하는데, 이런 사람이 해리만 있는 건 아니었다.

과거에도 미래에도 해리 같은 사람들이 태어나 살아갔고, 이런 사람들이 모인 곳이 크로노스 클럽이다.

칼라차크라들은 초반에 과거의 기억 때문에 혼란을 느끼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는데, 칼라차크라가 느끼는 혼란을 최소화하고 반복된 삶을 잘 살아가도록 돕는 곳이다.

크로노스 클럽은 원칙을 가지고 있는데, 굵은 역사를 바꾸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해리는 크로노스 클럽을 아게 되어 다른 칼라차크라를 만나고, 서로 돕고 도움받으며 반복된 삶을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위기가 찾아온다.

해리 오거스트 개인적인 위기도 있지만, 인류 전체적인 위기다.

책은 다시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 어린 칼라차크라가 늙어서 이번 생에서 죽어가고 있는 해리에게 말을 전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저는 시간을 거슬러 메시지를 전달해야 해요.

여기서 시간이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요.

박사님이 때마침 죽어가고 계시니 저한테 전달된 그대로 메시지를 박사님의 클럽들에 전해주시길 부탁드려요."

(...)

"언제나 그래야 하듯이 세계는 끝나고 있어요.

하지만 세계의 종말이 더 빨라지고 있답니다."

p.10-11

미래의 칼라차크라가 죽으면 과거로 가서 다시 태어나 삶을 반복하게 되는데, 그러면 그때 죽기 직전의 다른 칼라차크라에게 메시지를 전한다.

그러면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뒤 메시지를 받은 칼라차크라가 죽어서 더 이전의 과거로 가 다시 태어나게 되고, 과거의 칼라차크라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식으로 미래에서 과거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과거에서 미래로는 돌 같이 오랜 시간 버틸 수 있는 것에 글을 새기는 식으로 메시지를 전할 수 있고.

이렇게 먼 과거와 미래가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종말이 빨라지면 미래에 태어날 칼라차크라가 태어날 수 없기에, 반복된 삶을 사는 칼라차크라에게도 중요한 문제다.

빨라지는 종말의 원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을 막을 수 있을까?



칼라차크라는 육체가 죽어도 다시 반복되는 삶을 살아가니까 죽음이라고 할 수 없기에 두렵지 않다.

하지만 칼라차크라도 정신과 육체가 죽을 수 있다.

첫 번쨰는 '망각'으로, 과거 삶의 기억을 삭제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다시 태어나더라도 과거의 기억은 없지만 앞으로도 계속 반복된 삶을 살게 된다.

두 번째의 경우는 태어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칼라차크라가 태어나는 장소와 날짜를 알면 그 칼라차크라가 유산 등으로 세상 밖을 보기 전에 없앨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아예 태어나지도 못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반복된 삶도 없게 되는, 육체와 정신의 완전한 죽음이다.

보통의 죽음은 칼라차크라들에게 위협이 되지 못하지만, 이 두 가지 방법의 경우에는 큰 위협이 되어 이야기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나는 인간의 삶은 기억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칼라차크라의 이 두 가지 죽음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해리 오거스트의 반복되는 삶 이야기도 그렇지만, 빨라지는 종말의 원인을 찾고 그것을 막으려는 이야기가 무척 흥미진진하다.

도대체 빨라지는 종말의 원인을 어떻게 막을 수 잇을까 궁금해 계속해서 책장을 넘기게 된다.

이야기가 마지막으로 치달을수록 더 그렇다.

두꺼운 해리 오거스트의 여정을 지켜보며 몰입하게 되었는데, 해리와 그 적의 복잡한 관계와 감정이 책을 덮은 후에도 계속 남았다.


또 해리 오거스트가 직면하는 철학적인 질문들을 만났다.

예를 들어 해리는 몇 번의 삶을 반복하며 알아내고 싶어 한 것이 있는데, 우리는 어디서 왔고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낼 수 있다는 유혹이 빨라지는 종말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과 상충하는데, 나도 해리와 함께 고민했다.

이렇게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기도 했지만, 해리 오거스트를 통해 만나게 된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이 책을 읽는 시간을 더 풍부하게 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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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오리지널 힙스터
브래드 게티 지음, 박세진 옮김 / 벤치워머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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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해외에서 부모님의 옛날 사진을 모아놓은 것을 가져온 글을 봤었다.

알고 보니 해외에서는 인기 있는 사진들이었는데, 그 사진들이 모여 저자의 글과 만나 책으로 나왔다.

그때 재밌게 사진을 본 기억이 있어, 그 사진들이 어떤 글을 만나 어떤 책이 되었을까 하며 읽었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얘기하자면 '아버지 전설이며 지금의 힙스터를 까는 책'이라고 하겠다.

아래 머리말이 이 책 전체를 압축했다고 볼 수 있다.

머리말


세상 모든 힙스터들에게

PBR*와 스키니 진이 동났다는 뉴스보다 더 안 좋은 소식이 있단다.

너는 진짜가 아니야.

(...)

너는 무의식중에 전설을 따라 하고 있었던 거야.

이제는 그들이 제대로 대접받아야 할 때지.

진짜 힙스터는 네 아버지였단다.

(...)

그들은 힙스터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전에 힙스터였고, 이미 한참 전에 그런 건 또 진즉 때려치웠지.


*힙스터들에게 인기 있는 라거 맥주

p.5

아, 힙스터는 유행 등 대중의 큰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고유한 패션과 음악 문화를 좇는 부류를 뜻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http://naver.me/Fg63Jwhf)



저자는 아버지들의 소싯적 패션부터 고양이, 물건, 행동까지 소개하며 추켜세운다.

책의 한쪽에는 글과 관련된 사진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짧은 글이 있는데, 글의 형식은 통일되어 있다.

표지에서 미국 레트로 느낌이 확 나는데, 안의 사진과 글도 그렇다. (폰트도 책의 느낌을 잘 살렸다!)



지금의 모습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예전 아버지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보며 내 주변 어른들을 생각했다.

모두들 청춘이었던 시절, 지금의 10대 20대와 같았던 때가 있었는데 무엇이 그들을 변하게 한 걸까.

그리고 지나가며 짧게 들었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옛날 얘기가 생각났다.

그 이야기 속에서는 나와 내 친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소년과 소녀가 있다.

지금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든 데에는 내가 한몫했다고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인데 우리가 너무 다른 사람으로만 생각했다.

몇 십 년 전 미국 느낌이 가득 담긴 책 속의 유쾌한 사진들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글은 유머러스하게 아버지 시대 젊은이들을 이야기하고 지금의 힙스터들에게 충고한다.

내가 책을 펴기 전에 예상했던 것과는 좀 다르기도 했다.


네 아버지는 너보다 훨씬 예전에 시위에 참가했지.

경찰 기록도 남아 있어.

임금 상승, 동등한 권리, 전쟁 반대 등을 위해 싸우며 확성기를 든 그의 목소리는 폭발력을 지녔고, 그가 생각하기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세상에 알렸어.

언론의 자유를 구속하려는 그 어떤 것도 네 아버지를 멈출 수 없었지.

네 어머니도 시위에 동참했어.

그녀는 페미니스트들과 함께 브래지어를 불태웠고 네 아버지는 그것을 벗는 걸 거들었지.

p.163

이 글 뒤에는 아래 같은 글이 적혔다.

그러니 힙스터들아, 다음에 네가 윌리엄스버그에 더 많은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를 요구하며 시위하거나 애매모호한 인권단체를 지지하려 할 때는 이걸 기억하렴......

네 아버지는 싸워야만 했던 진짜 이유가 있었단다.

p.163

이렇게 아버지를 부각하기 위해서 지금의 힙스터들이 하는 일은 예전만 못하다는 뉘앙스가 자주 보였다.

그 외에 술 진탕 마시기, 욕하기 등을 힙으로 승화시켜서 억지스러웠던 부분이 있는데 이건 저자가 책의 재미를 위해서, 그리고 그 시대의 젊은이들을 솔직하게 그려내려고 한 것 같다.

패셔너블하고 감각 있고 재밌었던 아버지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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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도시, 런던
엘로이즈 밀러 외 지음, 이정아 옮김 / 올댓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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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글을 읽고 난 후, 이런 글을 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한 적이 한 번쯤은 있지 않을까.

특히 세간에 유명한 작품을 쓴 대단한 작가로 평가되는 사람들이 궁금해진다.


물론 작품 자체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그 작품의 뒷이야기를 알게 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문학책 뒷부분에 수록된 해설을 읽다 보면 작가와 글이 쓰였을 당시의 환경에 대해서 알 수 있는데, 작가의 인생과 환경을 알게 되면 그 글에 대한 감상이 변화하기도 하고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기도 했다.



이 책은 런던에서 거주한 작가들의 이야기를 도시 런던 이야기와 함께 담아냈다.

말 그대로 작가들의 '뒷이야기'들을 읽으면서, 대단한 면모가 부각되었던 작가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만나게 되었다.

그들은 서로 시기하고 질투하며 싸우기도 했는데, 특히 웰스가 D.H 로런스의 책에 적은 글을 보며 '이렇게 유치할 수가!' 했다.

웰스는 (로런스가 보낸 사인본의) 속표지에 '아이고 시시해'라고 썼다.

뿐만 아니라 만화도 두 개나 그려 넣었다.

(...)

나머지 하나는 로런스가 오벨리스크 아래에 서서 슬픈 표정으로 왜소한 남근을 쳐다보는 그림과 함께 '저기, 다른 남자들 것도 전부 이거랑 똑같죠?'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그리고 이 만화에는 '혼자 하는 로런스'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P.105

책을 읽으며 작가들이 내가 생각했던 이미지와는 다른 면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는데, 예를 들면 아서 코난 도일은 추리 소설의 대가여서 이성적인 면이 강할 거라는 이미지와 달리 심령술을 진지하게 믿어 자신이 죽은 후에 교령회를 열어달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내가 알지 못했던 좋은 작가들을 알게 된 계기 또한 되어준 책이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남성과 여성은 모두 똑똑하지만 교육의 부재가 여성들에게 장애물인 것'이라고 당시에는 놀랄 만한 주장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딸이 <프랑켄슈타인>의 메리 셸리였다!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는 메리 셸리를 낳다가 패혈증에 걸린 게 원인이 되어 세상을 떠났는데, 그녀가 좀 더 오래 살았다면 어떤 작품을 남겼을지를 생각하면 더 안타깝다.

시인이자 여국 정계에서 활동했던 앨프레드 테니스 경 또한 당시의 영국을 비판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이집트에서 오벨리스크를 가져오는 것을 반대했는데, 오벨리스크에 새길 시를 지어달라는 요청을 받고 다음과 같은 시를 지었다.

......그대의 시민들은 자기 명성을 위해 나선 바다를 지나 나를 그대의 괴물 같은 도시까지 끌고 왔도다.

나는 네 개의 대제국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봤노라.

나는 런던이 없을 때에도 존재했노라. 그리고 지금 여기 있도다.

p.141

오벨리스크의 웅장함을 느끼게 하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드러낸 시에 감탄했다.


다른 의미로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단테 가브리엘 이야기가 있다.

그는 아내가 죽고 아내의 무덤에 미출간인 자기 시들을 함께 넣었는데, 말년에 사정이 어려워지자 이 시들을 다시 꺼내 출간했고 큰돈을 벌었다고 한다.



이런저런 런던의 작가 이야기와 함께 당시 런던이 담겨 있는데, 런던 대화재에 대한 묘사나 읽기만 해도 숨쉬기가 불편한 것만 같은, 연기로 뒤덮인 공기와 쓰레기로 가득한 강이 있던 런던의 모습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은 여행책자의 면모도 보였다.

책에 등장한 작가들과 관련된, 런던에서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하는데, 이미 소실된 곳이라든가 바뀐 장소라는 사실도 알려준다.

각 챕터의 마지막에는 그 챕터와 관련된 추천 장소와 책들을 정리해 놓았는데 (디킨스가 살았던 런던 집을 주르륵 나열해놓기도 했다) 주소와 근처 역까지 적어놓아 여행에도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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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ke : 초보 메이커의 전기 공작 - 쉽게 이해하는 전자 회로와 아두이노 초보 메이커 시리즈
조디 컬킨.에릭 헤이건 지음, 이하영 옮김 / 블로터앤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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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두이노와 라즈베리파이는 작은 초소형 컴퓨터인데, 이 둘을 이용해서 취미로 여러 가지를 만들고, 조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부품들을 이용하면 점등부터 미세먼지 측정기까지 만들 수도 있는데, 오픈소스 코드가 있어서 차근차근 따라하며녀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한다.

뚝딱뚝딱 기계를 만들 수 있다니! 간지나는 취미여서 나도 관심을 갖게 됐다.

라즈베리파이는 좀 더 어려운 일을 수행할 수 있지만 아두이노보다 난이도가 있다고 하니, 아두이노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책 이름처럼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 책이라 나처럼 기계를 잘 모르는 사람도 읽을 수 있다.

초반에 이 책에서 사용되는 부품 하나하나의 설명부터 아두이노에 USB와 전원을 연결하는 것까지도 그림을 이용하여 차근차근 설명한다.

'아니, USB 연결하는 걸 누가 몰라?'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만큼 기계를 모르는 초보도 읽을 수 있게 신경 썼다는 얘기다.



저항, 직류와 교류, 전압 등 전기에 대한 기초 지식도 알려주는데, 물 공급 시스템에 비유하여 설명을 해줘서 이해가 잘 됐다.

(개인적으로 이부분에서 학창시절 교과서보다 더 낫다고 생각했다.)

코드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영어와 기호로 조합된 다양한 코드에 멈칫했을 때도 부분적으로, 한 줄씩 설명을 해주니 따라갈 수 있었다.

'질문 있어요!' 코너에서는 초보자가 궁금해할 만한 질문을 쏙쏙 골라 담아 세세한 것도 잡았다.


(노란 형광펜 밑줄은 원래 그어져 있는 것이다.)


아두이노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만, 시작을 위한 책이기에 LED부터 모터를 다루는 것에서 끝이 난다.

하지만 이 책으로 시작하면 기초를 탄탄히 할 수 있고, 그게 이 책을 끝내고 더 다양하고 복잡하게 아두이노를 다룰 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아두이노를 시작하고 싶지만 기계에 대해서 잘 모르는 초보자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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