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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책 The Kimchi Book - 셰프들의 김치 선생님, 고은정의 기본 김치 레시피
고은정 지음 / 몽스북 / 2026년 3월
평점 :
*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한국인의 밥상에 김치가 빠지는 걸 본 적이 없다.
급식 식단에 쌀밥이 빠지는 날은 간혹 있어도 김치가 빠진 날은 없었고, 김치찌개를 먹으면서도 그 옆에 또 김치를 놓는 게 한국인이니까.
만약에 김치가 없었더라면 무슨 맛으로 밥을 먹을까~ 하면서, 김치 없인 못살아 정말 못살아! 하는 노래도 있을 정도다.
<김치 책>이라는 단순명료한 제목의 이 책은 셰프들의 김치 선생님이라는 별칭에 걸맞는 김치 장인 고은정 선생의 레시피를 담았다.
보통 ‘김치’라고 하면 전통적인, 한국적인, 이런 이미지인데 이 책은 안팍에 예술 감각이 가미되어 모던한 디자인이다.
단어 앞에 K를 붙인 한국 문화가 전성기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도 한국 음식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 시대에 맞춰, 서문부터 김치 레시피까지 영어로 번역되어 함께 수록되었다는 점에서도 현대와 전통의 조화가 느껴졌다.
본문에 이전에는 전반적인 김치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한다.
매일 김치를 먹고 있지만 이렇게 보니 내가 김치에 대해서 아는 것도 별로 없고, 먹는 김치 종류도 몇 안되는구나 싶었다.
김치를 저장 음식으로만 알았는데 쉽게 무르는 채소를 더 맛있게 먹기 위해 만들기도 했고, 가을겨울에는 저장성이 뛰어난 무와 배추로 김장을 하지만 봄여름에는 산나물 등으로 만든 신선한 김치를 즐겼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김치라고 하면 고춧가루를 넣어 빨간색을 띄는 게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모습인데, 김치에 고추를 넣기 시작한 건 조선 후기 무렵으로 역사가 길지 않다는 것도 의외였다.
젓갈 없이 간장으로 담가 먹는 장김치가 있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고.
다양한 김치 이야기와 레시피는 계절별로 나누어 놓았다.
본문에는 해당 김치에 대한 소개와 (재료 고르는 법이나 맛있게 먹는 법 등의) 관련 노하우가 나오고, 재료와 만드는 법이 적혀있는데, 모두 (한두 페이지로) 간략하고 깔끔하다.
봄을 맞아 얼마 전 먹은 달래김치도 줄기가 굵고 알이 큰 달래로 만드는 게 좋으며, 갓 담근 달래김치는 알싸한 향을, 폭 익은 후에는 달고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나와있는데, 내가 먹은 달래김치는 갓 담근 거였다는 걸 책을 보고 알았다.
완성된 김치 사진과 재료 사진은 모든 김치 레시피에 포함되어 있으며, 간간이 김치를 만드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푸릇푸릇한 재료의 싱싱함이 종이를 뚫고 느껴지고, 완성된 김치는 얼마나 맛깔나게 찍혀서 들어갔는지 보는 것만으로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처음 보는 김치여도 말이다!)
책에서 만날 수 있는 김치는 우리에게 익숙한 겉절이, 오이소박이, 열무물김치, 백김치, 갓김치, 총각김치, 나박김치, 무생채, 동치미 등부터 고수김치, 가지소박이, 토마토김치, 단감김치와 같이 아주 생소한 김치까지 종류가 무척 다양하다.
전에 별의 별 재료 뒤에 ‘김치’를 붙여서 포털 사이트에 검색했을 때 그런 김치가 정말 나온다면 벌칙을 받는 술자리 게임이 있었는데, 그 게임이 떠오르는 목록이다. (참고로 멜론 김치는 정말로 만들어 본 사람이 있었고 한 명도 아니었다)
가지는 나물로만 먹어봤는데… 김치로 먹을 수도 있었구나.
아삭아삭한 오이소박이와 달리 부드럽고 쫄깃하게 씹히는 맛이라니, 식감이 상상이 가서 더 맛있을 것 같다.
세상에 이렇게 여러 종류의 김치가 있었다니!
매일 김치를 끼고 살면서도 다양하게 즐기지는 못했다는 게 아쉬워졌는데, 앞으로는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마다 제철 재료를 활용한 김치를 맛봐야겠다.
고은정 선생의 연구와 고민을 바탕으로 발전한 레시피와, 김치를 더 맛있게 만들고 즐길 수 있는 조언을 참고해서 말이다.
고은정 장인의 전문적인 정보와 영문 동시 수록으로 유용할 뿐만 아니라 별의 별 김치의 향연에 의외로 재미도 있었고, 맛깔난 사진으로 눈과 혀를 다 사로잡아서 즐겁게 읽었다.
요즘 외국인이 김치를 직접 담그는 모습이 유튜브나 SNS에 보이는데, 김치를 좋아하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흥미롭고 유용한 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