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오리지널 힙스터
브래드 게티 지음, 박세진 옮김 / 벤치워머스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예전에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해외에서 부모님의 옛날 사진을 모아놓은 것을 가져온 글을 봤었다.

알고 보니 해외에서는 인기 있는 사진들이었는데, 그 사진들이 모여 저자의 글과 만나 책으로 나왔다.

그때 재밌게 사진을 본 기억이 있어, 그 사진들이 어떤 글을 만나 어떤 책이 되었을까 하며 읽었다.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얘기하자면 '아버지 전설이며 지금의 힙스터를 까는 책'이라고 하겠다.

아래 머리말이 이 책 전체를 압축했다고 볼 수 있다.

머리말


세상 모든 힙스터들에게

PBR*와 스키니 진이 동났다는 뉴스보다 더 안 좋은 소식이 있단다.

너는 진짜가 아니야.

(...)

너는 무의식중에 전설을 따라 하고 있었던 거야.

이제는 그들이 제대로 대접받아야 할 때지.

진짜 힙스터는 네 아버지였단다.

(...)

그들은 힙스터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전에 힙스터였고, 이미 한참 전에 그런 건 또 진즉 때려치웠지.


*힙스터들에게 인기 있는 라거 맥주

p.5

아, 힙스터는 유행 등 대중의 큰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고유한 패션과 음악 문화를 좇는 부류를 뜻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http://naver.me/Fg63Jwhf)



저자는 아버지들의 소싯적 패션부터 고양이, 물건, 행동까지 소개하며 추켜세운다.

책의 한쪽에는 글과 관련된 사진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짧은 글이 있는데, 글의 형식은 통일되어 있다.

표지에서 미국 레트로 느낌이 확 나는데, 안의 사진과 글도 그렇다. (폰트도 책의 느낌을 잘 살렸다!)



지금의 모습에서는 상상하기 힘들 예전 아버지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보며 내 주변 어른들을 생각했다.

모두들 청춘이었던 시절, 지금의 10대 20대와 같았던 때가 있었는데 무엇이 그들을 변하게 한 걸까.

그리고 지나가며 짧게 들었었던 아버지와 어머니의 옛날 얘기가 생각났다.

그 이야기 속에서는 나와 내 친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소년과 소녀가 있다.

지금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든 데에는 내가 한몫했다고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어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인데 우리가 너무 다른 사람으로만 생각했다.

몇 십 년 전 미국 느낌이 가득 담긴 책 속의 유쾌한 사진들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글은 유머러스하게 아버지 시대 젊은이들을 이야기하고 지금의 힙스터들에게 충고한다.

내가 책을 펴기 전에 예상했던 것과는 좀 다르기도 했다.


네 아버지는 너보다 훨씬 예전에 시위에 참가했지.

경찰 기록도 남아 있어.

임금 상승, 동등한 권리, 전쟁 반대 등을 위해 싸우며 확성기를 든 그의 목소리는 폭발력을 지녔고, 그가 생각하기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세상에 알렸어.

언론의 자유를 구속하려는 그 어떤 것도 네 아버지를 멈출 수 없었지.

네 어머니도 시위에 동참했어.

그녀는 페미니스트들과 함께 브래지어를 불태웠고 네 아버지는 그것을 벗는 걸 거들었지.

p.163

이 글 뒤에는 아래 같은 글이 적혔다.

그러니 힙스터들아, 다음에 네가 윌리엄스버그에 더 많은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를 요구하며 시위하거나 애매모호한 인권단체를 지지하려 할 때는 이걸 기억하렴......

네 아버지는 싸워야만 했던 진짜 이유가 있었단다.

p.163

이렇게 아버지를 부각하기 위해서 지금의 힙스터들이 하는 일은 예전만 못하다는 뉘앙스가 자주 보였다.

그 외에 술 진탕 마시기, 욕하기 등을 힙으로 승화시켜서 억지스러웠던 부분이 있는데 이건 저자가 책의 재미를 위해서, 그리고 그 시대의 젊은이들을 솔직하게 그려내려고 한 것 같다.

패셔너블하고 감각 있고 재밌었던 아버지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책이었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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