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4월 5주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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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몸부림은 말 그대로 몸부림으로 그치고 만 것인가? 5년전 ’왕의 남자’로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이준익 감독.. 그가 다시 메가폰을 잡으며 5년뒤 좀더 비주얼하고 엣지있는 칼날 액션을 선보인 사극으로 돌아온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다. 먼저, 이 영화는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알다싶이 원작 만화를 옮긴 것으로 ’박흥용’ 화백의 동명 타이틀이다.

그런데, 영화를 먼저 접하고나서 단박에 든 생각은 원작 만화 세권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굴뚝같이 드는건 왜일까.. 영화가 못해서일까.. 그럴수도 있지만.. 영화가 다소 부족하거나 절제되지 못해 힘에 부친 각 캐릭터들의 욕망에 대한 발현과 셈세한 터치를 보고 싶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먼저, 이 영화는 역사적 사건으로 서막을 연다. 바로 조선시대 선조 임금의 집권 중반기.. 임진왜란이 발발(1592년)하기 몇년전 보통 ’비운의 혁명가’라 불리는 ’정여립의 역모사건’.. 그 역사속 실제 주인공이 처음부터 나온다. 즉, 정여립이 수장으로 세상을 갈아엎겠다던 ’대동계(大同契)’가 정치적 결사조직으로 활동하다가 서인 세력의 탄핵을 받으며 정여립은 자살했고 그 일당은 몰살을 당한다.

그러면서 이런 썩어빠진 세상을 뒤엎고 스스로 왕이 되려는 왕족 출신의 반란군 ’이몽학’(차승원)이 전면에 나선다. 그는 조선 최고의 검객으로 자신의 칼로 세상을 베어 버리겠다는 야심찬 인물이다. 그런 야망을 위해 달려가는 그는 한때 사랑했던 연인이자 조선 최고의 기생 ’백지’(한지혜)도 버리고, 오랜 동지이자 전설의 맹인 검객 ’황정학’(황정민)까지 버린 안타까운 운명을 가슴에 묻은 야심가다. 그런 야심가 눈에는 당시 권력의 정점이었던 동인과 서인 어느 편도 아닌 그렇게 두쪽난 조정 권력을 향해 칼날을 드리우게 되는데..



한편, 이런 조선 최고의 검객을 뒤쫓는 이가 있었으니.. 그는 옛 동지이자 이몽학의 헛된 욕망을 막고자 그와 대결을 펼치러 팔도를 유람하는 바로 전설의 맹인 검객 ’황정학’ 소위 황봉사다. 그는 앞을 못보는 맹인이지만 그의 칼날은 눈보다 귀가 빠를 정도로 예리하다. 이런 맹인 검객과 동행하는 한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견자(犬子)’ 말 그대로 ’개새끼’다. 이 어린 청년은 최고 권력가의 서자 출신의 반항아로 이몽학에게 자신의 가문이 몰살이 당하자 오로지 이몽학에게 복수를 꿈꾸며 스승이라 할 수 있는 황정학과 동행하는 인물이다.

이렇게 조정이나 두 사람이 쫓고 있는 이몽학을 자신의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서 긴 여정을 견자와 함께 시작한 조선 최고의 기생 백지(한지혜)까지.. 이렇게 이 영화는 네명의 주인공들로 그려내며 질곡의 역사를 살아가는 인물들의 다층적인 삶의 이야기를 드라마와 비주얼로 빚어낸 서사극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임진왜란이 발발하며 무능한 임금은 백성을 버렸고, 썩어빠진 조정과 민초들의 삶은 피폐해가는 현실에서 칼의 반란을 주도한 이몽학과 그런 그의 헛된 욕망을 막기위한 전설의 맹인 검객 황정학, 또 그런 황봉사로부터 검술을 배우며 이몽학에게 복수를 꿈꾸는 인물 견자..

이렇게 세남자는 각기 다른 길을 가는듯 보이지만, 그 길의 끝은 바로 그들이 꿈꿔온 욕망의 칼날로 대신하며 그려냈다. 홍일점 백지는 단지 거들었을뿐.. 왜냐 캐릭터에 녹아들지 못한 연기때문에 이준익 감독에게 많이 혼났다는 후문이다. 물론, 맹인 검객역의 황정민과 대동계의 수장이자 조선 최고의 검객 차승원의 연기는 그들의 이름값대로 나름 열연을 했으며.. 특히 황정민의 맹인 검객역은 실제를 방불케 할 정도로 흡수가 되었고, 차승원 또한 전작의 사극 영화였던 ’혈의 누’처럼 차가운 카리스마를 내뿜었다.

그리고, 또하나의 인물 어찌보면 이 영화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세도가의 서자 ’견자’역을 한 백성현군.. 이 친구의 연기가 참 신선하고 좋은 느낌이다. 원작은 안 봤지만 홍보용 그림에서 봤듯이 영화속 비주얼과 많이 매치가 된 느낌이다. 그래서 영화속에서 이몽학에게 복수를 꿈꾸며 그는 맹인 검객 스승으로부터 검술을 배우고 또 서릿발같은 눈빛으로 아픈 상처를 씻어내려 노력한 모습으로 분연했다. 하지만 조금은 너무 연기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나 싶지만 나름 그 캐릭터에 잘 몰입한 느낌이다.

암튼, 영화는 그것이 권력이 됐든 아비의 복수가 됐든 또는 욕망을 좇듯 아니면 그 욕망을 막든.. 어느 한 정점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 그것은 원작이 구름을 벗어나려 했던 사람, 자신을 옭아맨 신분의 굴레를 넘어서고자 했던 견자의 성장을 주제로 했다는 설명과는 달리 이몽학, 황정학, 견자를 세축으로 여러명의 인물들이 얽히고 설켜 복수, 대립, 애정, 배신등 다층적 드라마를 형성시키며 그런 드라마가 겹치면서 생기는 풍성함을 보여주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영화는 전체적인 그림이나 분위기는 탄력을 계속 받지 못하고 힘에 부친 느낌이다.

그것은 이준익식 마당극을 보듯이 펼쳐낸 그림들이고, 그런 그림에 영화의 주된 요소이자 각 인물들의 욕망의 집결체라 할 수 있는 비주얼적 검술 액션의 선보임은 이런 드라마적 요소와 바로 상충이 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당시 혼탁한 정치 상황을 바탕으로 한 시대의 모순을 감내하며 스스로의 탈출구로 희망을 좇는 인물들.. 그리고 그런 이념적 대결속에서 인간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욕망을 향한 칼날 액션의 분출은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는 느낌이다. 

결국, 왕위에 대한 욕망으로 점철돼 마지막에 ’나는 역적이다’라고 스스로 말하는 이몽학..  이렇게 오직 자신의 야망을 향해 차가운 칼을 휘두르는 남자와 보이지 않는 눈으로 세상의 혼란을 멈추려는 남자, 그리고 칼날에 서슬프런 분노를 담은 청년.. 이들의 치열한 칼날의 사투는 어떻게 마무리 되었을까.. 그것은 단지 욕망의 몸부림이었을까.. 그래서 영화를 보고나서 더욱더 만나고 싶어진 ’박흥용’ 원작의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이다. 좀더 섬세한 욕망의 몸부림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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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4월 4주
킥 애스:영웅의 탄생 - Kick-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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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이 만들어낸 수 많은 영웅 시리즈가 있지만.. 이번에 나온 '킥 애스 : 영웅의 탄생'을 보면 기존의 영웅 시리즈와는 확연히 다르다. 여기서 영웅은 하늘을 날거나 신기한 무기와 엄청난 파워를 가진 특출난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인간.. 아니 평범하지도 못해 여기 남자 주인공 데이브(아론 존슨) '킥 애스'는 학교에서도 인정 못받는 그런 찌질이 수준의 공상이나 즐기는 그런 저런 학생이다.

그러면서 의협심은 얼마나 있는지.. 인터넷으로 구입한 이상한 초록색 타이즈 킥 애스 옷을 입고 세상을 구할 영웅 노릇을 하다니.. 웃길 노릇이다. 그러면서 여기 저기서 얻어맞고 터졌으니 말이다. ㅎ 하지만 이런 킥 애스의 코믹하고 찌질한 영웅의 모습과 비교돼 단박에 눈길을 끄는 이가 있으니 바로 소녀 영웅 '힛 걸'이다. 처음에는 뭐.. 대단하겠어 싶었는데.. 이 여자애 장난이 아니다.

그녀의 아버지역을 한 니콜라스 케이지로부터 특훈을 받으며 두 부녀는 때로는 궁합이 잘 맞는 엽기적 모습을 보였고.. 그러면서 '힛 걸'이 펼쳐보인 액션은 '킬빌'의 우마 서먼과 '레지던트 이블'의 밀라 요보비치 포스에 비견하는 리얼 살육을 펼쳐보였다. 그것도 엣지있고 잔인하게 피빛으로 자신보다 두배나 큰 남자들을 총과 칼을 써 나비처럼 날아 벌같이 쏘며 단박에 무찔렀다.

그런 비주얼은 어린 소녀의 거친없는 말투와 행동거지 하나 하나가 눈에 박히며.. 이 영화에서 영웅의 탄생은 킥 애스가 아니라 힛 걸이라 명징하고 싶을 정도다. 아마도 대다수 이 영화를 접한 분들은 분명 '힛 걸'의 큐티하면서도 오소독스한 매력에 빠졌을 것이다.



그래서 찾아보니 1997년생 본명은 '크로 모레츠' 우리나이로 14살의 중학생 정도라니.. 앞으로 기대되는 유망주다. 아니 이 영화가 시리즈로 계속 나온다면 '힛 걸'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중 하나다. 물론, 남자 주인공 '킥 애스'는 영웅 도전에 허당만 치며 이 소녀 영웅 '힛 걸'의 활약에 계속 묻어가지 않을까 싶다. 그 녀석의 영웅적 모습은 그러했으니 말이다.

암튼, 이 영화를 전혀 모른 상태에서 보면서 전반적으로다 어느 찌질한 녀석의 '학원 영웅물'정도로 보았는데.. 힛걸의 등장으로 극 분위기가 심히 킬빌의 소녀버전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고, 그것은 나름의 살육적인 임팩트를 주기에 충분했다. 지금 각종 영화 사이트에서도 난리다. '힛걸'이 짱이다. 큐티하다. 최고다. 심지어 힛걸 피규어를 어서 만들어 달라는등..

또한 공식 포스터만 봤을때는 온 가족이 보는 코믹 유쾌한 영웅물인지 알았는데.. 왜 19금일까 봤더니 킥 애스의 성에 대한 공상적 모습과 '힛 걸'이 펼친 스파르타쿠스 아찌에 버금가는 피빛 향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본인은 아직 19도 안된 미성년자인데 이런 영화를 찍다니.. 암튼, 간만에 아무 생각없이 선택한 영화답게 어린 소녀의 엣지있는 액션에 한바탕 스트레스를 날려보낸 기분이다. 그래서 나도 '힛 걸' 짱이다. 피규어 나오면 사고 싶을 정도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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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4월 4주
허트 로커 - The Hurt Loc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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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의 전 부인이자 영화적 동료였다는 '캐서린 비글로우'.. 아카데미 역사상 여성 감독 최초로 감독상을 2010년에 수상하며 단박에 이목을 끌어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리고 영화까지 작품상을 수상하며 각본상, 음향상, 편집상, 음향효과상까지 6개 부문을 석권한 저예산 전쟁영화 <허트 로커>.. 얼마난 대단한 작품이길래 아바타를 제치고 탄 것일까.. SF적 재미로 충만한 영화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타기가 어렵다는 불문율을 깨기가 역시나 어려웠던 것일까..

아니면 역시 전쟁 영화같이 작품적 메시지가 있는 영화가 우선은 어필이 돼서 그런 것일까.. 그렇다면 이번에 작품상을 탄 <허트 로커>는 어떤 메시지를 담아내며 밀도감있게 또 심도있게 그렸던 것일까.. 보통 우리가 생각하는 전쟁영화라면 총탄이 난무하고 여기저기 폭탄이 터지며 액션적 비주얼을 영화적 기법으로 덧칠해서 긴장감과 재미를 주면서 그런 흥행을 담보로 하는 전쟁 영화가 다수를 이루는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번에 작품상을 탄 <허트 로커>는 확실히 기존의 전쟁 영화와는 다르다. 어찌보면 얼마전 개봉한 <그린 존>과도 비슷한 느낌이지만.. 이 영화가 더욱더 1인칭 시점으로 카메라를 들이대듯 핸드헬드 기법으로 다큐스럽게 만든 영화다. 그래서 상을 준 것일까.. 아마도 내 개인적인 생각에 이 영화는 전쟁이 주는 소재적 특수성때문에 한 몫한게 아닌가 싶다. 무수히 많은 전쟁 영화들이 무리를 짓는 군인들과 그속에서 펼쳐지는 액션적 전쟁 이야기라면.. 이 영화는 한마디로 폭발물 해체를 밥먹듯 하는 군인들의 살떨리는 현장을 종군 기자처럼 따라다니며 그들의 고뇌를 그려낸 영화다.





그래서 보는이로 하여금 실제로 그곳에서 벌어지는 현장의 리얼리티를 살리며 긴장감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마치 저 사제 폭판이 언제쯤 터질 것인가.. 해체 과정에서 터지지 않을까.. 혹시나 숨어있는 적이 언제쯤 총을 난사할지 모른다등.. '폭발'이 주는 파괴적 공포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50kg가 넘는 방호복을 입고 실제 폭탄을 해체하는 이는 단 하나뿐.. 그 주인공은 이라크 바그다드에 뿌려진 각종 사제 폭탄들.. 말 그대로 부비트랩이 난무한 상황에서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폭탄 제거에 일생을 마친 군인이다.

그래서 여기 주인공 '제임스(제레미 레너)'는 마치 1인칭 슈팅게임 FPS속에서 미션을 수행하듯 폭탄물 해체의 에피소드를 선보이며 열연을 펼쳤다. 이런 잔혹한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내무 생활에서는 악동같은 모습으로 때로는 시가전에서 총기 오발로 동료 병사를 쐈던 그지만.. 군대내에서 무료함을 지금까지 수백 여개의 폭탄을 해체한 경력처럼 그런 폭탄 해체를 통해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낄지도 모른다. 물론, 옆에서 지켜보는 동료들은 심장과 손발이 오그라드는 심정이겠지만서도.. ㅎ

암튼, 이렇게 영화는 전쟁이라는 큰 주제에서 '폭발물 제거'라는 작은 소재를 끄집어내 그들의 일상을 좇듯 덧칠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준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재미적 요소는 떨어지지만 그들이 펼쳐낸 살떨리는 폭발물 제거라는 미션을 실행하는 자든 지켜보는 자든 긴장감을 주기에 충분했고, 그런 모습은 핸드 헬드 기법의 다큐적 모습으로 그려냈으니 더 생동감있지 않나 싶다. 특히나 마지막 씬은 나름 압권이었다. 해결할 줄 알았는데..

결국, 아카데미 작품상을 탄 경력답게 이 영화가 주고자 하는 비주얼과 메시지는 이게 아닐까 싶다. 보통의 전쟁영화가 보여주는 참상을 그려내기 보다는 폭발물과 긴장된 전쟁을 치르는 군인들의 공포와 긴장감에 초점을 맞춰 핸드헬드 기법으로 생생한 현장 그 자체를 전달해낸 역량에 있지 않나 싶다. 더군다나 영화 시작에 얘기한 것처럼 "전투의 격렬함은 마약과 같아서 종종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중독된다.(The rush of battle is often a potent and lethal addiction, for war is a drug)"

즉, '전쟁은 마약이다.'로 귀결되며 여기 폭발물 제거의 달인 '제임스'는 사실 생명 구조에 목숨을 거는 전쟁 영웅과는 거리가 먼 인물로 그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직업이 주는 스릴감 자체에 중독된 인물이고, 또 그렇게 그는 중독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그런 폭발물 제거가 성공하든 못하든 그는 제대하는 그날까지 오늘도 내일도 보무도 당당하게 그렇게 또 일을 나서는 것은 아닐까.. 그것이 그들의 일상이고 또 우리들이 처한 일상의 그림들이 아닌가 싶다. 마치 중독되어 가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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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남자 - The man next d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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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더 와닿는다. 와닿는 이유는 아마도 많이 봐온 일상속 그림들 때문일지도 모른다. 전작 <우아한 세계>에서 리얼 조폭 노상무역을 하며 많이 알려진 '윤제문'이라는 배우.. <차우>에서는 백포수로 분연하며 코메디 연기에도 일가견을 보였다. 그런데, 그가 이번에는 조폭이 아닌 그냥 평범한 역을 했는데 아니 평범하지 않다. 동네 복덕방 수준의 부동산 중개업이라면 모를까..

그는 그 부동산업으로 사람을 후리는 악덕 기질이 있는 캐릭으로 그만의 자본주의 의식이 팽배한 모습이다. 그런데, 낯설지 않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우리네 모습이다.
그는 돈많은 사모님과 땅을 보러 다니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대놓고 러브를 하고.. 젊은 처자를 하나 꼬불쳐두고 섹스를 즐기며 아내와는 사랑이 식어버린 30대 후반의 가장.. 가정을 위해서 아니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 오늘도 내일도 땅을 보러 달린다지만..

그는 삶에 찌들어 하면서도 자신의 스태미너에 올인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시도때도 없이 섹스를 즐긴다. 그것도 리얼하게 말이다. 아마도 그런 분출이 자신의 욕망에 대한 투영일지도 모른다. 결국, 큰 리조트 매입건으로 난관에 부딪쳤을때 그는 자신이 생각하는 자본 윤리대로 밀어부쳤다. 하지만 그 윤리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모든 것을 잊고 다시 시작할려는 순간.. 그는 칼침을 맞는다. 자신의 생각처럼 아주 재수없게 말이다. 시작과 끝의 모습이다.

이렇게 영화는 <우아한 세계>에서 송강호가 그런 저런 조폭 세계에서 연명하며 가정을 위해서 희생하는 한 가장의 고뇌를 그려내며 호평을 받았다면.. <이웃집 남자>는 바로 윤제문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연기.. 30-40대들의 일상속 사회생활 의식과 성에 관한 표출로 여러가지 욕망의 양태등을 리얼하게 보여주었다. 물론, 그도 가정을 위해서 달렸다지만.. 좀더 욕망적인 표출이 결국에는 화근이 되고 만 그런 이웃집 남자의 이야기.. 그래서 더 와닿기도 하면서도 씁쓸한 우리네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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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에 볼 우리 영화 '베스크셀러'와 '작은연못'
작은 연못 - A Little P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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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온 전쟁은 어느 나라든 그것이 남긴 참상과 상흔의 아픔이 있게 마련이고 시대가 흘러도 고스란히 남는 법이다. 우리도 이런 전쟁의 상흔이 한편의 영화로 만들어지며 충무로의 내노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노캐런티로 제작진과 의기투합하며 탄생시킨 영화 <작은 연못>.. 아니 영원히 잊혀질뻔한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한편에 담겨졌으니 이 영화를 보는내내 가슴이 먹먹해지고 내 심연에 깔린 불편한 마음에 몸둘 바를 몰랐던 영화라 자평한다.

이 영화는 바로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던 시절 어느 7월 한 마을의 주민들이 미군에게 집단 사살당한 ’노근리 사건’을 영화화한 것이다. 정확히 좀더 알아보면은 이렇다. 노근리 사건은 1950년 7월 6.25 전쟁 중에 남하하던 피난민에 대한 미군의 무차별 폭격 사건으로 수백 여명의 민간인 중 25명만의 생존자를 남긴 사건이다.

하지만 한미 양국 사이에 50년간 부정됐던 사건은 1999년 AP통신의 기자들에 의해 최초 보도가 이루어져 2000년 한국인 최상훈 기자를 포함해 퓰리처상 ’탐사 보도 부문’을 수상했으며 2002년 영국 BBC 다큐멘터리로 제작되며 본격적으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가해자들의 은폐로 오랫동안 덮여 있었지만 1994년에 살아남은 주민이 저서를 출판하면서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먼저, 영화는 처음부터 고즈넉하고 목가적인 어느 산골마을의 풍경이 펼쳐진다. 그렇게 그들은 순박하게 살아가는 산촌마을 사람들이다. 6.25가 발발했어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설마 여기까지 누가 들어오랴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어느날 미군이 이 지역을 전투지역으로 선포하고 피난을 가라하는데.. 이때부터 마을 주민들은 피난길에 오르고 마을에서 떨어진 산기슭에 칩거한다.

하지만 이곳도 빨치산 근거지라며 또다시 내몰려 피난을 간다. 그 피난의 여정은 산골 삶의 고단함을 보여주듯 힘들기만 한데.. 그러던중 그들은 어느 철도가에서 미군들에게 잡혀 움직이지 못하고 영문도 모르채 방치되게 되는데.. 이때 갑자기 하늘에 전투기가 뜨더니 그들에게 무차별 폭격을 가한 것이다. 미군측에서 어떤 피난민도 전선을 넘지 말게 하라며 모두 죽이라는 명령..

총탄이 빗발치며 수많은 주민들이 쓰러져 죽어간다. 그런 참상의 비주얼은 보는이는 하여금 울분과 먹먹함을 주기에 충분했고.. 그런 총탄속에서도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느 굴다리 밑으로 숨어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그곳은 그들의 마지막 삶의 현장이었다. 며칠을 버텼지만 빠져나간 이는 빠져나간대로.. 못빠져 나온이는 그 안에서 빗발치는 총탄에 몰살을 당한다. 아...........

이렇게 영화는 노근리 주민의 고달픈 피난민 여정을 여과없이 보여주며 6.25 전쟁당시 미군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 만행을 그대로 담아냈다. 그렇게 총탄에 죽어가는 피난민들과 여기저기서 울어대는 아기들을 보며 울분과 한숨의 광분이 묻어나는 내내 시쳇말로 미군 개새끼들이 자연스러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죽어나간 수백명의 사람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살아남은 이들은 그해 가을 마을에서 터전을 잡고 살지만 예전처럼 목가적인 분위기는 아니다. 그래도 그들에게는 희망이 있으니.. 살아남은 어린이들을 통해서 그들의 상흔을 씻어내듯이 동요를 부르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사실, 영화의 런닝타임은 1시간 반이 안 될 정도로 짧다. 하지만 전쟁이 주는 참상이 무엇인지 고스란히 담아냈고 충무로에서 아니 우리에게 익숙한 수십명의 영화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가운데 그런 전쟁의 상흔속에 피난민들의 여정을 잘 보여주었다. 물론, 그런 학살의 현장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차마 어떻게 입으로 담으랴.. 하마터면 잊혀질뻔해 철저히 가려진 미군에 의해 자행된 수백명의 학살 사건이 왜 이제서야 아니 진작에 못나왔던 것일까..

그런 화두로 우리도 이렇게 전쟁중에 벌어진 숨겨진 참상의 진실을 과감히 밝히기 위해서 영화 제작 과정에서 투자를 받고 뜻있는 충무로의 대표 배우들과 스탭진들이 의기투합해서 만들어내며 열정이 다시 한번 느껴지는 영화 <작은 연못>..그것은 바로 이유도 모른채 가족과 이웃을 잊고 쓰러져 가야만했던 노근리 주민들의 참혹한 생존 드라마로 그려냈고..

운 나쁜 소수의 비극으로 치부되던 왜곡된 전쟁의 참상을 객관적인 시선과 따뜻한 감성으로 담아내고 있는 한편의 다큐적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아니 이제는 잊혀진 전쟁이고 세대라지만 꼭 봐야하지 않을까.. 그것은 우리의 가슴속 깊이 내재된 6.25 전쟁이 준 상흔들의 편린을 끄집어내는 도정이자 의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영화의 제작과 출현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영원히 잊지말자 그 전쟁의 상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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