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자 예수 - 해방신학으로 본 역사의 예수
혼 소브리노 지음, 김근수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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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엘살바도로의 해방신학자 혼 소브리노는 1989년 동료 사제 6명이 군부 독재정권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와중에 이 책을 썼다. 그는 서문에서 엘살바도르의 상황에서 '해방자 예수'란 이름을 달고 기독론을 쓴다는 것이 '가능한가, 유익한가, 필요한가?'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기독론(christology)은 저 유명한 예수의 말씀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그 대답이 구태의연하지 않고, 시대의 대세를 추종하지 않고, 편만한 악의 위협에 무력해지지 않고 발해질 수 있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이 책은 잘 보여준다. 그는 '그리스도와 라틴아메리카 대륙은 오늘 십자가에 못박히고 있다'며 '그리스도가 인질이나 속임수의 대상이 되어 낳는 고통을 말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어떻게 '너희 탓으로 내 이름이 뭇 백성 사이에서 모욕을 당하고 있다'는 말씀을 피해갈 수 있을까? 혼 소브리노의 <해방자 예수>는 등짝을 후려치는 호된 매질로 우리를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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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와 자유의 역사 - 칼뱅에서 애덤스까지 인권과 종교 자유를 향한 진보
존 위티 주니어 지음, 정두메 옮김 / IVP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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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모리대학의 '법과 종교 연구센터' 소장으로 법역사의 최고 권위자 중 한 사람인 저자는 흥미로운 문제제기로 책을 시작한다. "제이콥 탈몬은 프랑스혁명이 근대 자유민주주의의 전조인 동시에 근대 전체주의적 파시즘의 전조라고 묘사했다. ... 칼뱅주의 종교개혁에 대해서도 비슷한 주장이 제기될 수 있다. ... 칼뱅의 본래 정치사상 역시 전체주의와 민주주의 등 상반된 두 성향에 널리 영감을 줄 만큼 충분히 '변화무쌍'하고 '선동적'이었다. 많은 주요 칼뱅주의자들에게서 전체주의적 성향을 읽어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은 그런 칼뱅의 사상이 어떻게 주요한 '권리'와 '자유'의 사상을 낳는데 핵심적 기여했는지를 역사적으로 추적한 대작이다. 우리 주변에 유통되는 칼뱅은 매우 협소한 종교지도자에 머물고 말지만, 역사 속에서 그의 흔적을 폭넓게 읽어내고 나면 우리가 얼마나 칼뱅을 순치시키고, 가부장으로 만들고, 왜소한 인물로 만들어 버렸는지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이 책이 그려내는 칼뱅과 그의 후예들은 언뜻 언뜻 '자유와 권리'를 끝까지 추구한 혁명가의 풍모를 풍긴다. 나는 칼뱅은 그렇게 읽는 것이 맞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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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과 진화를 동시에 믿을 수 있는가 - 당혹한 이들을 위한 안내서
테드 피터스 외 지음, 천사무엘 외 옮김 / 동연출판사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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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와 진화'는 미국에서는 지난 한 세기 내내 핫 이슈였다. 한국에서는 80년대초 '창조과학'이 소개되면서 논쟁구도가 이식되었다. 여기에는 과학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 진화론에 대한 갑론을박, 최근에는 이를 '문화전쟁(culture war)'의 핵심고리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이 책은 이런 맥락을 충분히 염두에 두고 '진화와 신앙'을 조화가능한 것으로 보는 학자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대중들이 이해하도록 차근차근 잘 설명해나간 책으로 첫 손에 꼽을만하다. 저자 두 사람 모두 과학과 신앙 분야에 대표적으로 꼽히는 학자들이고, 이 뜨거운 주제를 관통하는 14개의 질문을 조리있게 풀어나간다. 부제가 '당혹한 이들을 위한 안내서'라고 되어 있는데, 아마도 '창조-진화' 논쟁이 뭔가 석연치 않다고 느꼈을 수많은 '당혹자'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책이 될 것이다. 이 주제에 관한 한 최선의 입문서로 권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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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복음주의 지형도 - 세계기독교 관점에서 보는 복음주의 역사
이재근 지음 / 복있는사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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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책의 추천사에서 '우리 손으로 그린 세계 복음주의 운동의 지도'라고 평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복음주의', 손에 잡히지 않는 모호한 실체였던 '복음주의'를 용어와 기원, 역사적 전개와 안팎의 이슈까지 잘 정리해냄으로써 또렷한 상이 잡히게 해주었다. 그간 이 주제를 다룬 책들이 대체로 외국 학자들의 문헌을 짜깁기한 듯한 어색함이 있었다면, 이 책은 강연록을 풀어낸 덕분에 우리의 문제의식과 궁금증에 바로 답하며 술술 읽히는 미덕을 갖고 있다. 또한 그는 세계 복음주의 운동의 현재 스펙트럼을 잘 소개해주고 있는데, 이를테면 오순절운동 및 은사운동과의 교섭을 한 장을 할애해서 비중있게 다루었고, 로잔운동을 통해 강화된 공공성 및 사회선교적 흐름도 잘 개관해주고 있어서 국내의 협소한 진영논리를 훌쩍 넘어선 지점에서 그려볼 수 있는 복음주의의 면모를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복음주의 운동의 양대 흐름이라고 할 영국과 미국의 전개양상이 어떻게 다른지도 일관되게 비교해줌으로써 국내의 복음주의 이해가 미국적 논리에 과도하게 치우친 경향도 교정해주고 있다는 점은 가외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이다. 그간 꼼꼼한 번역작업으로 한국 복음주의를 풍성하게 해준 소장 학자가 이제 자신의 저술을 내어놓기 시작했으니, 기대가 한가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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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의 기도 - 의무를 지나 기쁨에 이르는 길 찾기
팀 켈러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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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한 기도'를 권하는 수많은 책에 질려버린 사람들이라면 팀 켈러의 이 책을 권하겠다. 목차와 책 만듦새를 보면 상당히 실용적이고 목회적인 관점에서 기도를 가르치는 책처럼 되어 있는데, 정작 본문은 무게감이 상당하다. 그는 어거스틴, 루터, 칼뱅, 청교도들, 로이드존스, 존 스토트, C. S. 루이스, 유진 피터슨 등을 종횡으로 인용하며 한편의 묵직한 기도의 신학을 써내려간다. 그런데 그 모든 통찰을 자신의 기도의 여정과 탐구를 따라 배치하면서 독자들을 그 순례에 초청하는 겸손한 필치로 담아내었다. 팀 켈러는 현재 미국에서 가장 '힙'한 교회인 뉴욕 맨하탄의 리디머 교회를 개척하였고, 최근 점점 더 공격적이고 신경질적이 되어가는 복음주의권의 보수적 지도자들 가운데 돋보이게 차분하고 개방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어서 여러모로 존경받는 목회자이다. 그의 언행은 언뜻 20 세기의 복음주의자인 영국의 존 스토트를 생각나게 한다. 21세기 미국 상황에서 그는 어떤 역할을 하게될지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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