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블리아 Biblia 2017.12
(주)위즈덤샐러(월간지) 편집부 지음 / (주)위즈덤샐러(잡지)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책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월간지 <비블리아 BIBLIA> 12월호가 도착했다. 잡지를 받자마자 우선 어떤 기사가 실려 있나 훑어봤는데 여느 때보다 내 마음에 쏙 드는 기사가 많아서 좋았다. 


<비블리아 BIBLIA> 12월호에는 마침 요즘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주제인 '페미니즘'과 얼마 전 <토베 얀슨, 일과 사랑>이란 책을 읽고 사랑에 빠진 핀란드 화가 '토베 얀슨'에 관한 기사가 실려 있다. 서민 교수 님 인터뷰도 반갑고, 연말연시에 읽으면 딱 좋은 트렌드 도서 리뷰도 실렸다. 





<비블리아 BIBLIA> 12월호의 테마는 '책의 온도'. 테마에 맞춰 최근 한국 사회에서 가장 열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주제인 '페미니즘'에 관한 특집 기사가 여러 편 실렸다. 그중에서 맨 처음 눈길이 멈춘 기사는 지난 7월 <대한민국 페미니스트의 고백>을 펴낸 페미니즘 전문 출판사 이프북스의 조박선영 편집장 인터뷰다. 조박선영은 1997년 창간해 2006년까지 총 36권을 내고 완간한 페미니즘 전문 잡지 '이프'에 몸담았던 인물로, 이프북스는 이프의 '다시 시작된 미래'다. 


"혹자는 말하죠. '여자들 목소리가 너무 커졌다'고요. 커진 게 아니라 이제야 다시 목소리를 내는 거예요." 


페미니즘이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전부터 여성의 목소리를 사회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온 이들은 현재 출판, 강의, 팟캐스트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며 페미니즘의 지지 기반을 넓히고 있다. 





이어지는 단국대학교 의과대학 서민 교수 인터뷰도 흥미롭다. 페미니즘 열풍이 불기 전부터 여성 관련 이슈에 목소리를 높였던 서민 교수는 최근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라는 책을 내며 페미니스트 선언을 했다. 


"페미니스트에 대한 의견을 남성인 제게 묻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왜일까요? 아직까지 사회 권력이 남성에게 있기 때문에 남성의 입을 통해서 듣는 것을 더 설득력 있게 받아들인다고 볼 수밖에 없어요."


이런 우스갯소리가 있다. 남성이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면 개념 있다고 칭찬받고, 여성이 페미니스트라고 선언하면 메갈이라고 공격받고 매장 당한다는. 서민 교수는 페미니스트 선언 이후 남성 안티가 늘긴 했지만 자신이 사회적으로 매장되지 않는 건 자신 또한 (특권을 가진) 남성이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한다. 사실 <여혐, 여자가 뭘 어쨌다고>를 진작 구입해놓고도 '여자가 쓴 페미니즘 책도 다 못 읽었는데 남자가 쓴 페미니즘을 읽어야 할까'라는 생각에 읽지 않고 있었는데 서민 교수 인터뷰를 읽으니 흥미가 동한다. 조만간 읽어봐야겠다. 





얼마 전 <토베 얀슨, 일과 사랑>이란 책을 읽고 사랑에 빠진 핀란드의 화가이자 무민 동화의 원작자 토베 얀슨에 관한 글도 실렸다. 토베 얀슨은 1914년 핀란드의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나 화가,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작가 등으로 다방면에서 활약했으며 1945년에 처음 선보인 동화 <무민 가족과 대홍수>를 비롯한 무민 시리즈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기사에는 토베 얀슨의 생애는 물론 토베 얀슨의 작품 세계와 작업 철학 등을 보다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책들이 소개되어 있다. 무민 패밀리가 그려진 깜찍한 일러스트는 따로 스크랩해서 두고두고 봐야겠다. 





지난 11월 6일부터 12일까지 개최된 제2회 서울서점인대회에 관한 소식도 실렸다. 이번 서울서점인대회의 꽃은 24개 동네서점 대표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 동네서점별 맞춤 프로그램이었는데, 그중 정지혜 대표가 운영하는 '사적인서점'을 비롯해 '이후북스', '노말에이', '헬로인디북스', '사슴책방' 방문기가 실렸다. 


사적인서점의 정지혜 대표는 서점 오픈 전 여러 번 방문했던 일본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도쿄 카모메북스 야나시타 쿄헤이 대표를 초청해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사적인서점에서 하고 있는 개인 맞춤형 북 큐레이팅 서비스 외에 책과 독자를 연결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논의했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궁금하다(진작 알고 가볼걸...). 





연말마다 서점 매대를 뒤덮는 트렌드 관련 책들에 관한 특집 기사도 실렸다. 트렌드 관련 책의 시작이자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김난도 외 저 <트렌드 코리아 2018>을 비롯해 <2018 트렌드 노트>, <20대 트렌드 리포트>에 관한 짤막한 소개와 리뷰가 실렸다. 


<트렌드 코리아 2018>가 정한 2018년의 트렌드 키워드 조합은 'WAG THE DOGS'. "사은품이 본 상품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대중매체보다, 1인 방송이 주류 매체보다, 카드뉴스가 TV 정규방송 뉴스보다 (중략) 인기를 더 끄는 현상"을 반영해 이런 문장을 만들었다는데 맞는 듯하다. 20대의 트렌드만을 전문적으로 분석한 <20대 트렌드 리포트>도 궁금하다. 





책과 여행을 결합한 여행 에세이 책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이희인 작가의 글도 눈길을 끈다. 이번 기사의 테마는 '일본 겨울 여행'. 일본의 겨울이 배경인 문학 작품 하면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의 배경인 니가타를 비롯해,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일본 영화 <나라야마 부시코>와 관련된 여행지를 함께 소개한다.


"국경의 긴 터널을 빠지니 설국이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설국>의 첫 문장에 감화되어 니가타를 찾는 사람이 제법 많다고 들었는데 나는 언제쯤 겨울의 니가타에 가 볼 수 있을까. 





월간 <비블리아 BIBLIA>는 '참 좋은데' 더 많은 대중들이 접하지 못한 책들을 선별해 자체적으로 종합 도서 목록을 제작해 전국 공공 도서관, 학교 도서관은 물론 일반 대중 독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올해에도 <비블리아 도서목록>을 따로 만들어 배포 중이다. 


<비블리아 도서목록>은 아동, 청소년, 일반 독자를 위한 추천 도서 목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출판사별 추천 도서 목록과 도서 인덱스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원하는 독자는 도서목록에 담긴 모든 내용을 이메일 또는 웹진으로 받아볼 수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전국의 서점, 도서관, 출판계 소식은 물론 12월에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간과 추천 도서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내년엔 어떤 기사로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정기구독신청 : 비블리아 홈페이지 http://www.bibl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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