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벌고 잘 살기 - 나와 그들의 새로운 일하기 실험
김진선 지음 / 슬로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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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나의 삶은 항상 '미래'에 있었다. 성공적인 미래를 준비하는 삶 말이다. 대학에 가고 취직하기 위해, 노년의 안정된 삶을 위해, 나의 현재는 미래를 위해 항상 양보해 왔다. 하지만 세상에 현재가 아닌 미래를 사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적당히 벌고 잘 살기>의 저자 김진선은 10년간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일종의 '갭 이어'를 보내면서 이 책을 썼다. 저자는 갭이어를 보낼 당시 자신처럼 사회가 정해둔 테두리를 벗어나 자신들이 만든 활동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을 찾아서 취재했다. 그렇게 만난 팀이 모두 여덟 팀. 이중 남산강학원+감이당과 롤링다이스는 자발적으로 모여서 공부를 하는 공부 공동체이고, 십년후 연구소와 마르쉐친구들은 협동조합의 형태로 좋아하는 일을 사업화했다. 오르그닷과 바이맘은 공익 콘텐츠를 발굴해 사회혁신을 꿈꾸며, 우리동네 사람들과 어쩌면 프로젝트는 점점 사라지는 마을 공동체를 되살리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들은 한국 사회에 만연해 있는 상식을 통쾌하게 파괴한다. 이들은 학교나 학원이 아닌 장소에 모여 자발적으로 공부하고, 좋아하는 일을 취미로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업화하고 돈을 번다. 이들은 공익과 사익은 같이 갈 수 없는 믿음을 깨고 둘을 조화시키려고 노력을 하며, 개인들의 연대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믿음과도 배치되는 길을 걷는다. 말로만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고 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세상이 가능하게끔 구체적인 수단과 방법을 모색한다. 자신들이 하는 일을 시스템화하고 수익화한다. 적당히 벌면서 잘 산다.


우리동네 사람들, 약칭 '우동사'에 관한 이야기는 저자 김진선이 출연한 팟캐스트 <일상기술연구소> '함께 살기의 기술' 편에도 나온다(<일상기술연구소> 책에도 나온다). 우동사는 인천 검암에 있는 공동주거 실험 커뮤니티로, 다섯 채의 집에 서른 명가량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 일종의 셰어 하우스인 듯한데, 참여 인원도 많고 규모도 커서 공동육아도 하고 동네 펍도 만들었다고. 이사가 잦아 동네 이웃이나 친구가 적은 나로선 부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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