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은 살아있다
이석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7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대한민국 헌법은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손에 넣은 일종의 ‘후불제 헌법’이었고, 그 '후불제 헌법'이 규정한 민주주의 역시 나중에라도 반드시 그 값을 치러야 하는 ‘후불제 민주주의’였다." (유시민 저, <후불제 민주주의> 중에서) 


정치인에서 지식 소매상으로 거듭난 유시민은 저서 <후불제 민주주의>에서 대한민국 헌법과 민주주의는 국민들이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손에 넣은 후불제 헌법, 후불제 민주주의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지금 대한민국 국민들은 밀린 외상값을 치르는 중이다. 요즘처럼 국민들이 헌법에 관심을 가진 적도, 매주 촛불집회에 참여하여 부정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저항권을 행사한 적도 드물다. 


대한민국 최고의 헌법 전문가는 현 세태를 어떻게 볼까. <헌법은 살아있다>는 대한민국 제1호 헌법연구관 출신이며 제28대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변호사가 쓴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작년 10월 말부터 시작된 촛불집회-주인이 임명한 심부름꾼을 바꾸기 위한 헌법의 틀 내에서 이루어진 평화적인 저항권 행사-는 세계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저항권 행사의 모범"이라고 평가한다. 나아가 헌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계속되어 위헌적인 법과 제도를 바꾸는 것은 물론, 1987년 이후 20년간 사용한 헌법을 개정하는 것으로 이어지길 촉구한다.


"헌법의 진정한 존재 의의는 국민 개개인으로 하여금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지니고 행복을 추구하게 하는 데 있습니다." 저자는 제1장과 2장에 걸쳐 대한민국 헌법의 구체적인 내용과 그에 반영된 이념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민주주의, 법치주의, 기본권 보장, 사회복지 등 헌법의 근간을 이루는 조문에 관한 설명 외에도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 건국절 논란, 개헌을 둘러싼 쟁점 등 현재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헌법 차원의 설명을 포함한다. 


간통죄 위헌 결정, 제대군인 가산점 제도 위헌 결정, 인터넷 게시판 본인 확인제 위헌 결정 등 한국 사회를 바꾼 10대 위헌 결정에 관한 해설도 실려 있다. 제대군인 가산점 제도 위헌 결정은 저자가 직접 기획, 수행했지만, 최근에는 군필자가 받는 역차별에 공감하는 바 있어 최근에는 가산점 제도의 조심스러운 부활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피력한다. 책의 마지막 챕터에는 저자와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의 헌법 대담이 나온다. 2013년에 이루어진 대담이지만 헌법재판과 공익 소송의 의미와 기능을 논한다는 점에서는 시의성이 부족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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