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영어
신동윤 지음 / 하다(HadA)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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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언트>의 저자 조승연은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독일어, 라틴어, 중국어 등 6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비결로 단어의 어원을 공부한 것을 든다. 한국어 어휘의 70퍼센트가 한자어인 것처럼 영어 어휘의 상당수가 인도-유럽어와 관련이 있다. 인도-유럽어는 고대 인도의 언어인 산스크리트어를 비롯해 라틴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루마니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에 영향을 주었다. 한자를 많이 알면 한국어뿐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도 쉽게 익힐 수 있듯이, 인도-유럽어 간에 공통적으로 쓰이는 어원을 익히면 인도-유럽어에 속하는 여러 언어를 빠르게 익힐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영어 단어에 남아 있고 인도-유럽어 간에 공통적으로 쓰이는 어원은 무엇이고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 더욱 자세히 알고 싶던 차에 영어의 어원을 깊이 있게 다룬 책이 출시되었다. KBS, YTN 기자 출신으로 YTN 유럽 총국장을 역임한 신동윤이 쓴 <어원 영어>이다. 저자에 따르면 인도-유럽어는 가장 작은 소리의 원자인 음소에 분명한 뜻을 부여한다. 음소 중에서도 자음에만 뜻을 주고, 모음은 자음을 연결하는 기능만 한다. 각각의 자음이 가지는 뜻은 인도-유럽어족의 종교와 철학과 세계관을 반영한다. 


이를테면 B는 '빛으로부터 오는 강력한 에너지가 모든 존재를 만들었다'라는 뜻을 지닌다. 존재를 의미하는 영단어 'be', 분명히 존재하는 물체의 성질을 뜻하는 'physical(ph는 b의 변형)' 등에 그 흔적이 보인다. C는 '우주는 무한히 둥글게 퍼져 나간다'라는 의미다. 원을 뜻하는 'circle', 동그란 설탕 입자를 가리키는 'sugar(s는 c의 변형)' 등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D는 '우주를 만들고 통제하는 신은 오직 빛으로만 보인다'라는 뜻을 가진다. 신의 빛이 오는 시간을 뜻하는 'day', 신에게 너를 맡긴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프랑스어 'adieu' 등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책에는 각 알파벳 자음에 담긴 뜻과 그 흔적을 엿볼 수 있는 단어들이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영어 단어를 무작정 암기하기보다는 어원을 파악하며 체계적으로 익히고 싶은 학습자, 어원을 통해 영어뿐 아니라 다른 외국어도 함께 배우고자 하는 학습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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