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허니 보이 1
이케 준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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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학교에 다니면 보이시한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는 편이다. 내가 그랬다. 키도 크고 행동도 씩씩하고 성격도 시원시원하고 이름도 남자 이름 같은 나를 보이시하다는 이유로 좋아해 주는 아이가 몇인가 있었다. 그때는 그게 남자를 볼 일이 별로 없는 여학교 환경상 생기는 특수한 경우라고 생각했다. 문제(?)는 대학에 들어가고 사회에 나와 전보다 훨씬 많은 수의 남자를 만나게 되었는데도 비슷한 상황이 종종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번엔 여자가 아닌 남자에게서. 나를 좋아한 남자들 중에는 내가 씩씩하고 시원시원해서 좋다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어쩌다 얌전하고 나긋나긋한 모습을 보이면 어색해 했다. 그것 역시 나의 또 다른 모습인데도 그들은 나에게서 그들이 보고 싶은 면만 보길 원했다.


<물방울 허니 보이>는 - 다행히도 - 이보다 훨씬 성숙한 사랑을 보여준다. 강해지는 것만이 목표, 어려서부터 검도 한 길만을 달려온 검도부 주장 센고쿠 메이는 여자인데도 여학생들한테 인기가 많다. 그러던 어느 날 센고쿠는 몸짓도 말투도 심지어는 외모까지도 여성스러운, 언니 같은 남자 후지 시로에게 고백을 받는다. 오래전부터 좋아하고 있었다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아무래도 남녀가 뒤바뀐 듯한 사무라이 여자 센고쿠와 언니 같은 남자 후지. 이들은 고등학생이라는 어린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성숙하다. 두 사람 모두 상대를 남성 또는 여성으로 보지 않고 한 사람의 인격체로 대한다.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고정관념이나 편견에 얽매이지 않고 상대의 장단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를 사랑한다. 


물론 아직 완전한 사랑이라고 부르기는 어색한 단계다. 특히 센고쿠는 오로지 검도 한 길만 달리다가 갑자기 찾아온 사랑에 한눈을 팔아도 될지 헷갈려 하는 상황이다. 자신보다 훨씬 섬세하고 나긋나긋한 후지와 자기 자신을 비교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자인 내가 봐도 멋진 센고쿠라면 지금의 상황을 잘 받아들이고 이겨낼 수 있을 터. 이 귀여운 커플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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