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카자키에게 바친다 1
야마모토 사호 지음, 정은서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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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보다 노는 것을 좋아하는 소녀 야마모토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이와테에서 요코하마로 이사한다. 처음에는 긴장했지만 금방 아이들과 친해졌고, 그중 오카자키라는 아이와는 뗄 수 없는 '절친'이 된다. 근데 이 오카자키라는 아이가 좀 독특하다. 반에서 인기투표를 하면 최하위. 집도 놀이공원에 있는 유령의 집 같고, 가족들도 죄다 괴짜다. 하지만 야마모토는 이런 오카자키가 좋다. 집에서는 엄마 등쌀에 마음 편히 볼 수 없는 TV도 밤늦게까지 볼 수 있고, 오빠한테 빼앗기기 일쑤인 게임도 독차지할 수 있다. 호랑이 같은 엄마도 오카자키네 집에선 자고 오는 것을 허락하니 야마모토에겐 그야말로 천국! 패미콤, 다마고치, 분신사바, 세일러문 등등 유년시절의 추억은 모두 오카자키와 함께 만든 것이다. 


80년 대생으로 90년대에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고 웃지 않을 수 없다. 다마고치, 분신사바, 포켓몬스터, 세일러문, 마법 기사 레이어스 같은 이름들은 한국인인 나에게도 익숙하다. 초등학교 때 반 친구들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있던 다마고치가 나만 없어서 서러웠던 일, 주말에 친구 집에 모여 분신사바를 했던 일, 포켓몬의 이름을 외우고 세일러문에 울고 웃던 일이 엊그제 일어난 것 같은데 벌써 십여 년 전이다. 하굣길마다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서 나눠 먹었던 친구들, 날이 저물도록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에서 롤러스케이트를 함께 탔던 친구들, H.O.T, 젝스키스, 신화 같은 아이돌을 보며 같이 열광했던 친구들... 그때 함께 놀았던 친구들은 어디서 뭘 할까. 벌써 결혼해서 아기 엄마가 되었을까. 


작가 야마모토 사호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한 절친 오카자키의 결혼식 서프라이즈로 이 만화를 그렸다고 한다. 2014년 일본의 SNS '노트(note)'에 몰래 연재했는데 최단기간 1,00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초 화제작이 되는 바람에 오카자키뿐 아니라 그 시대를 보낸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만화가 되었다. 이어지는 2권은 중학생이 된 두 사람의 이야기가 그려진다고 하니 기대된다.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옛날이 그리워지는 만화를 만났다.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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