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맨 One Punch Man 5 - 만신창이로 빛나다
ONE 지음, 무라타 유스케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주말에 <원펀맨>을 읽다가 동생이 보이길래 그림이 아이실드 같다고 하자 동생 왈, "그거 아이실드 작화가가 그린 거야." 덧붙이길 아이실드 작화가 무라타 유스케는 생동감 있는 연출과 탄탄한 작화실력을 갖추어 팬들 사이에서 '무라갓(god)'으로 불리는 작화의 신이란다. 아이실드를 전부 본 것도 아니고 동생이 보는 걸 옆에서 몇 번 들여다본 적 있을 뿐인 내가 <원펀맨>을 보자마자 아이실드 작화가가 그린 작품이라는 걸 알아채다니. 나에게 이런 눈썰미가 있었을 줄이야!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더니, 덕력(!) 높은 동생을 둔 덕분에 나까지 만화보는 눈이 높아졌나 보다 ^^



무라타 유스케가 작화에 참여해 큰 화제를 모으며 일본에서만 단행본 누계 판매 부수 600만부를 돌파한 <원펀맨>은 그림도 그림이지만 스토리도 재미있다. 히어로물이나 액션물을 즐겨 보는 편이 아닌 나도 <원펀맨>은 계속 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일단 주인공인 히어로 사이타마가 대머리라는 것! 울끈불끈한 근육과 화려한 기술을 지닌 적들을 앞에 두고 민머리를 반짝이며 맹한 표정으로 서 있는 사이타마를 볼 때마다 피식 피식 웃음이 났다. 그런 사이타마가 펀치 한 방으로 모든 적을 날려버리는 최강의 '원펀맨(one punch man)'이라고 누가 상상할 수 있으랴. 



사이타마가 생활력 만점의 서민 히어로라는 설정도 웃음을 자아낸다. 애초에 히어로가 된 것부터 지구를 지키겠다든가 정의를 구현하겠다든가 하는 거대한 목표가 있어서가 아니라, 백수 시절 취업 면접에서 떨어져 기운 없이 길을 걷던 중에 괴물을 만나서였다. 그 후 피나는 노력 끝에 히어로가 된 후에도 적과의 대결을 앞에 두고 오늘이 쓰레기 분리 배출하는 날이라는 걸 떠올리지 않나, 마트에서 슈퍼 세일하는 날을 챙기지 않나 온갖 친숙한(혹은 찌질한 ^^) 모습을 선보이는 장면이 너무 웃겼다.



무엇보다 이 만화는 겉보기엔 히어로가 세상에 난무하는 적들을 해치워나가는 전형적인 액션물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사회 풍자적인 요소가 적지 않다. 경쟁을 강요하다 못해 학생의 자유로운 생각마저 억압하는 학교 교육이나 아무리 일해도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뱅이는 더 가난해지는 자본주의 사회의 폐해에 대한 풍자가 특히 눈에 띄었다. 신이 내린 작화에 유머와 풍자가 어우러진 스토리! 이러니 인기 있을 만하지.



이번에 나온 5권과 6권부터는 사이타마가 히어로 협회의 C급에서 B급으로 승급하며 순식간에 등장인물이 확 늘었다. 그만큼 이야깃거리도 풍부해질 것 같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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