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평판이 부를 결정한다 - 평판으로 승자가 되는 법
데이비드 톰슨 & 마이클 퍼틱 지음, 박슬라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未來]' 날을 일컫는다. 아직 오지 않은 날을 알기 위해 이 땅의 선조들은 별을 보기도 하고, 사주팔자라는 걸 만들기도 하고, 밤새 꾼 꿈에서 조짐을 읽으려 하기도 했다. 외국에선 거북이 등껍질이 갈라지는 모양을 보기도 하고, 타로 카드로 점을 치기도 하고, 신에게 계시를 받았다는 인물의 말을 듣기도 했다. 그렇게 하면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오늘날의 사람들은 어떨까. 당장은 몰라도 가까운 미래의 사람들은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개인용 기기로도 쉽게 미래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온라인 평판 및 개인정보관리 기업 레퓨테이션 닷컴의 설립자 마이클 퍼틱이 쓴 <디지털 평판이 부를 결정한다>에 따르면, 첨단 디지털 기술은 온라인 상에 있는 방대한 양의 개인정보를 저장하는 수준을 넘어 수집, 추출하고 분석, 배포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으며, 한동안 전세계를 휩쓴 빅데이터 열풍은 이제 수집된 정보와 자료를 분석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거대 분석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이러한 추세가 이어진다면 개인의 미래는 사주팔자나 타로 카드가 아닌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물으면 금방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변화가 당신에게 어떤 변화를 미칠지 알고 싶다면 이미 많은 기업들이 (당신과 같은) 소비자와 관련된 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라. 그런 결정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신용카드 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카드 사용 내역 중 이례적인 활동을 적발하는 등)에서부터 꽤 충격적인 것까지 아주 다양하다. 이를테면 보험회사는 보험 계약자의 온라인 활동을 바탕으로 보험료 지급을 거부할 수 있고, 고용주는 컴퓨터 분석을 통해 직원의 고용과 승진 여부를 결정할 수 있으며, 어떤 사람은 스마트폰 앱으로 방금 술집에서 만난 이성을 뒷조사할 수도 있다. (p.19)



개인이 온라인 상에서 하는 모든 활동이나 온라인 상에 기록된 모든 개인 정보가 분석, 저장되고 일종의 '평판'으로 자리매김하는 사회를 저자는 '평판경제' 사회라고 부른다. 온라인 평판이 일상화되면 기업은 자사의 제품을 살 수 있는 구매력과 살 만한 취향을 가진 사람을 선별해 그에게 맞는 광고와 홍보 활동을 할 것이다. 또한 자사에 필요한 인재를 공개채용이 아닌 특별한 방식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늘 것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온라인 상에서 한 활동이나 온라인 상에 기록된 나에 관한 정보가 곧 내가 구매하고 사용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결정하고, 취업하는 직장을 정하게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연애, 결혼, 인간관계마저도 온라인 평판이 결정하며, 한 번 온라인 상에 기록된 정보는 웬만해선 지워지지 않는다. 아찔한 일이다. 



다행히도 디지털 평판을 역으로 이용하는 방법이 이 책에 나와 있다. 가장 단순한 건 평판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것이다. 자신에 관한 부정적인 정보가 온라인 상에 남아있는 경우, 이를 완전히 지우기는 힘들지만 긍정적인 정보를 더 많이 뿌려서 상쇄할 수 있다. 취업하고 싶은 기업이나 직업적 경력과 관련된 단어를 블로그 등 개인 미디어 상에 자주 언급함으로써 연관 검색어나 태그 노출을 꾀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세계적인 록밴드 저니의 보컬 아넬 피네다는 원래 필리핀에서 활동하는 작은 밴드의 뮤지션이었는데, 유튜브에 저니의 히트곡 중 하나인 '페이스풀리(Faithfully)'를 부른 영상을 올린 게 저니 멤버의 눈에 띄어 보컬로 합류하게 되었다. 잘하면 벼락 스타가 될 수도, 못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디지털 평판 시대를 알고 대비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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