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커스 - 새로운 수요를 만드는 사람들
크리스 앤더슨 지음, 윤태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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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나는 편지쓰는 걸 참 좋아했다. 문구점에 파는 편지지를 사서 쓰는 것도 좋았지만, 잡지에서 예쁜 사진이나 일러스트를 오려 붙이거나 그림을 그려서 편지지를 만들어 쓰는 것도 좋아했다. 그때는 친구에게 줄 생일 선물도 직접 만들곤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편지는 아예 쓰지 않게 되었고 선물도 만들어진 걸 사서 주기만 했다. 선물뿐인가. 입고, 먹고, 사용하는 것 대부분이 직접 만든 것보다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산업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여겼는데, 요즘들어 요리, 목공, 뜨개질, 꽃꽂이, 캔들 공예 등 무언가를 만드는 것에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을 심심찮게 보면서 생각이 바뀌고 있다. 나도 뭔가 만들어 볼까, 하고 말이다.



'롱테일' 이론의 창시자 크리스 앤더슨이 쓴 <메이커스>는 인간이 가진 만드는 행위에 대한 욕망, 즉 '호모 파베르'적 특성이 제조업의 개방과 결합되면서 향후 발명가들이 이끄는 새로운 산업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한다. 과거에는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있어도 상품을 제조하는 공장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면 직접 생산하기가 불가능했지만, 앞으로는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바로 공장을 통해 상품을 제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3D 프린터가 대표적인 예다. 도면을 입력하면 3차원의 입체 물품을 만들어내는 3D 프린터 기술이 발전하면 누구나 생산자(maker)가 될 수 있게 된다. 

  


책에는 제조업의 개방과 이로 인한 산업적 영향 외에도 제작과 조직 관리, 자금 조달 등 생산자 중심의 새로운 경영 트렌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이 되어 있다. 저자는 향후 생산자들이 직접 제작을 할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오픈된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생산자들과 협업을 하는 것도 가능하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모아 기업을 운영할 수도 있게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시장에 나온 상품을 소비하기만 하던 소비자들이 프로슈머(prosumer)를 넘어 생산자로 거듭난다면 향후 우리의 경제와 생활은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생산자로 변신해 제2의 직업 또는 창업을 모색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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