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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없다 - 당신이 속고 있는 가격의 비밀
윌리엄 파운드스톤 지음, 최정규.하승아 옮김 / 동녘사이언스 / 2011년 9월
평점 :
품절


 

지난 9기 신간평가단에서 읽은 <모든 것의 가격>에 이어 가격에 관한 책을 읽게 되었다. 이렇게 연이어 신간평가단 도서로 선정되고 있는 것만 봐도, 가격 설정과 관련되는 행동경제학 분야가 현재 경제학에서 가장 '핫'한 분야가 아닌가 싶다. 가격 설정의 비합리성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지점에서 (균형)가격이 설정된다는 고전파 경제학의 주장이 뒤집어지는 대표적인 예이기도 하고, 마케팅, 홍보와도 이어지는 소비자 경제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지 짐작할 뿐이다. 

각설하고, 이번에 읽은 <가격은 없다>는 MIT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논픽션 작가 윌리엄 파운드스톤이 쓴 책이다. 경제학자가 아닌 사람이 경제학에 관한 책을 썼다는 점이 신선하다. 저자가 논픽션 작가여서 그런지, 지루한 이론 설명이나 독자를 심드렁하게 만들기 쉬운 주장보다는, 실제 주변에서 또는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있는 사례들이 많이 등장한다. 

가령 '27장 식당 메뉴의 심리학(p.223-231)'에서는 시즐러, TGI FRIDAYS 같은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에 비치된 메뉴판의 비밀에 대해 알려준다. 이런 레스토랑에 갈 때마다 입이 떡 벌어지는 가격의 스테이크를 '보기만 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런치 메뉴나 세트메뉴를 주문하곤 하는데, 이것은 결코 내가 합리적이고 검소한 소비자여서가 아니라, 레스토랑 측에서 미리 계산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비싼 메뉴를 보고나서 싼 메뉴를 보면 (사실 비슷한 가격이거나 음식의 양이나 맛에 비해 비싼 건데도) 훨씬 저렴하게 느껴져서 싼 메뉴를 고른다는 것이다. 

또한 '32장 허공에 지불하는 가격(p.253-258)에는 하루에도 몇십통씩 보내는 문자메시지 가격의 진실에 대해 나와 있다. '이메일이나 인터넷, 그리고 음성메시지와는 달리 문자메시지는 다른 무선 네트워크에 그냥 업혀가는 것(p.257)'인데도 엄연히 한 건당 가격이 책정되어 있고, 소비자들은 통화 요금보다 저렴하게 느껴지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나도 통화는 될수록 삼가고 문자로 짧게 보내는 걸 선호하는 편인데, 그것조차 비싼 가격이라니 억울한 기분이 든다.   

이렇게 보면 아무리 싸게 판다는 판매자의 말도 믿을 것이 못 된다. 마치 '밑지고 판다'는, 알면서도 속는 장사치들의 말처럼 말이다. 세일, 1+1, 공동구매, 재고처리(사장님이 미쳤어요!) 등등, 소비자로 하여금 득 보는 것처럼 느끼게 만드는 판매 기법들에 결코 속으면 안 되겠다.

이런 사례뿐만 아니라 가격에 대한 오해와 인간의 합리성에 대한 착각, 행동경제학에 대한 소개 등 이론적으로도 읽을만한 부분이 많아서 좋았다. 앞으로는 가격을 볼 때 좀 더 많은 것들을 고려해서 구매를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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