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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이후의 세계 -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낼 인터넷의 미래
제프리 스티벨 지음, 이영기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처음에는 제목만 보고 구글이라는 기업에 관한 책일줄 알았는데, 그보다는 구글로 대표되는 인터넷의 현재와 그 미래에 대한 책이었다. 저자 제프리 스티벨은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40세 이하 인물 중 가장 영향력 있는 40인'에 선정될만큼 IT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라고 한다. 그의 연구는 인터넷을 인지과학과 접목시켰다는 점이 특징인데, 이 책에도 인터넷이 인간의 뇌와 어떤 유사점이 있고 차이점이 있는지, 앞으로 인터넷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저자에 따르면 인터넷은 인간의 뇌의 작동방식과 매우 유사하고, 기술이 발전하여 차이점이 극복될수록 점점 더 비슷해져서 종국에는 '인터넷과 인간의 뇌가 수렴되는 시대(p.6)'가 도래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인터넷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컴퓨터, 과학 지식뿐 아니라 인간의 뇌를 연구하는 학문, 즉 인지과학이나 심리학 같은 분야가 더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한다.
뇌는 개별적인 정보들이 아니라 패턴을 통해 인식을 한다. 뇌는 기억에 저장된 지식을 활용해 예측을 한다. 뇌는 직관을 가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이 직관은 나이가 들수록 더 다듬어지고 향상된다. 나이가 들수록 뉴런은 죽지만, 그 대신 지혜가 높아지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뇌는 약점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탁월하게 생각하는 기계가 될 수 있었다. 이 세상에서 아무리 뛰어난 검색엔진도 뇌의 직관력에는 도저히 근접할 수가 없다. (p.89)
하지만 컴퓨터가 인간의 뇌의 수준을 금방 따라잡기는 어려워 보인다. 인간의 뇌는 20대 이후로는 기능이 쇠퇴하고, 그 쇠퇴하는 분만큼을 경험과 지혜 등으로 채운다고 한다. 하지만 컴퓨터는 기능이 쇠퇴하지는 않지만, 경험과 지혜를 쌓지 못한다. 인풋을 처리하여 아웃풋을 만드는 것. 컴퓨터는 프로세서 이상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인간의 뇌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구글을 비롯한 유수의 IT업체에서는 뇌과학자를 고용하여 연구를 하고 있으며, 종국에는 인간의 뇌와 유사한 인터넷이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미래학자 커즈와일은 1998년에 이런 예측을 했다. "2019년이 되면 1000달러짜리 컴퓨터가 인간의 뇌와 비슷한 연산능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 수많은 상업적인 거래가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이루어질 것이다. ... 사람들 사이의 소통은 대부분 사람을 직접 거치지 않고 행해질 것이다. ...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지능을 갖췄다는 뜻 - 옮긴이) 컴퓨터가 널리 퍼질 것이다." (p.210) 그는 당시 2009년에는 고해상도의 화면을 가진 개인용 컴퓨터가 나오고, 유선통신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인간의 뇌의 수준을 따라잡는 날이 올 수 있을까? 아직은 멀게만 느껴진다. 만약 그런 날이 온다고 해도 그것이 과연 좋은 미래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인간이 발을 확장하여 자동차를 만들고, 눈을 확장하여 영상매체를 만든 것처럼 뇌를 확장시킨 컴퓨터가 만들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심지어 인간 자신은 날지도 못하는데 비행기를 만들어내지 않았는가. 그러니 저자의 주장대로 조만간 인터넷과 인간의 뇌가 수렴하는 시대가 올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