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팔 독립선언
강세영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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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 민족' 마케터인 저자가 만 28세, 독립 3년 차, 직장인 5년 차를 겪어내며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진솔하게 담은 에세이집이다. ​


저자에게 독립은 오랜 숙원이었다. 경기도에 있는 부모님 집에서 서울 동쪽 끝에 위치한 회사로 가기 위해 하루에 3시간씩, 일주일에 5일을, 대학생 때부터 7년간 '지옥철'로 불리는 지하철에서 보냈다. '지하철 좀비로 살 것이냐, 은행의 노예가 될 것이냐'를 두고 치열하게 고민하다 결국 노예가 되는 길을 택했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직장까지 걸어서 15분 걸리는 위치에 집을 구했다. 보일러를 고치면 세면대 호스가 끊어지고, 세면대 호스를 고치면 이번엔 싱크대 문짝이 떨어지는 단점 많은 집이지만, 그래도 좋다. 더 이상 지옥철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니까. 세상에 둘도 없는 '나의 첫 집'이니까. ​ 


이 책은 총 7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이십팔 독립선언'과 제2부 '나약한 인간이라'에는 저자가 가족의 품을 떠나 독립생활을 시작하면서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이 솔직하게 적혀 있다. 난생처음 혼자 살면서 깨달은, 스스로를 먹이고 입히는 일의 어려움부터 혼자 살다가 갑자기 죽으면 누가 나의 죽음을 알고 찾아와 뒤처리를 해줄까 하는 불안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제3부 '이십팔춘기', 제4부 '그분을 봤네요', 제5부 '스물여덟의 제이지'에서는 저자가 이십 대를 지나며 사회 초년생으로서, 마케터로서, 직장인으로서 겪은 애환을 소개한다. '신나게 쓰지도 않는데 모을 돈이 많지 않다', '분명 대학생 때보다 많은 돈을 벌고 있는데... 내 월급은 다 어디로 갔을까?'라는 문장에 크게 공감하며 밑줄을 그었다(대체 어디로?). 제6부 '취향 뭐 그거'와 제7부 '이십구 독립만세'에는 저자가 뒤늦게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고 할머니의 죽음을 겪으며 생각한 것들이 나온다. ​ 


저자는 독립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인정하면서도 누구나 한 번쯤 혼자 살아보는 경험을 해야 한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타인과 철저히 단절된 공간은 상상 이상으로 나를 성장시킨다. 가족과 함께 거실에서 공중파 드라마를 볼 시간에 혼자서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는다. 누구의 눈치를 보거나 다른 사람의 취향을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좋아하는 색상과 디자인의 물건을 구입해 좋아하는 방식으로 집을 꾸민다. 언제 집에 들어오든 밖으로 나가든, 언제 잠을 자든 일어나든, 모든 것이 오롯이 내 선택이고 내 책임이 되는 경험. 그 경험을 해본 사람만이 진정한 성장을 한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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