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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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험 소설을 좋아한다. 무엇보다 모험 소설에는 새로운 세계가 펼쳐진다. 온갖 역경을 헤쳐나가는 주인공이 있다. 그리고 가장 큰 감동은 주인공의 성장이다.

요나스 요나손의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가 아쉬운 부분은 바로 성장이 없다는 것 때문이다. 밤새 재미있게 읽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그리고 이야기가 너무 길었다. 쓸데없는 가지들의 정리가 필요하다. 몇가지 부분만 보완한다면 요나스 요나손은 최고의 작가가 될 것이다. 그는 이야기꾼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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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이인 - 경영의 신 마쓰시타 고노스케와 함께하는
기타 야스토시 지음, 박현석 옮김 / 21세기북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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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이인 (同行二人)은 헤이안 시대의 승려 홍법대사 구카이(空海)와 마음 속으로 동행하며 88곳의 사찰을 성지순례하는 여정을 일컫는다. 순례를 체험한 사람은 구카이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기때문에 영혼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은 누군가 함께 여정을 같이 해야 평안심을 얻나보다.

<동행이인>은 마쓰시타 고노스케의 전기이다. 동행이인이란 제목은 그에 대한 최고의 찬사이다. 책을 통해 일본 특유의 기업가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일본은 이미 60년대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는데, 그 중심에는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있었다.
일본의 기업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마쓰시타 (현 파나소닉) 또한 제2차 세계대전과 우리나라의 6.25를 통해 성장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무언가 씁쓸한 감정이 치밀어 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마쓰시타, 산요, 도시바, 소니 등의 일본 전자회사의 대략적인 역사적 흐름이 잡히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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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마윈의 12가지 인생 강의 - 열정은 결코 상처받지 않는다
장옌 지음, 김신호 옮김, 현문학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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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의 고수들이 중국의 험준하기로 유명한 화산에 모여 무림비서 ‘구음진경’을 놓고 천하제일를 다툰다. 전진교의 왕중양, 동사 황약사, 서독 구양봉, 남제 단황야, 북개 홍칠공의 5인 중에 천하제일의 칭호는 전진교 왕중양에게 돌아가는데, 이를 ‘화산논검’이라고 한다. 김용의 무협소설 <영웅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IT 업계의 절대 고수들이 ‘화산논검’처럼 서로의 지식을 겨룬다면 어떨까? 인터넷 사업이 어렵던 시기에 마윈은 `시후룬젠` 대회를 개최하여 출구를 찾았다. IT 업계의 고수들이 모여 인터넷의 발전을 놓고 연구하고 토론하는 대회였다. 마윈은 그들과의 만남에서 값진 정보를 많이 얻었다. 이것은 앞서 말한 `화산논검`에서 힌트를 얻은 결과였다.

<알리바바 마윈의 12가지 인생강의>에서 마윈은 <영웅문>의 김용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포레스트검프>의 주인공도 영향을 주었다. 마윈은 영향을 주는 모든 사람에게서 기회를 찾았다. 기회는 모든 사람에게 널려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책은 마윈의 12가지 인생철학을 통해 그의 성장과정과 성공신화를 다루었다.

`시후룬젠` 대회를 준비하는 당시의 알리바바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회사였다. 이름도 없는 마윈이 IT 업계의 유명인들을 어떻게 불러모았을까? 마윈은 이전에 안면이 있던 김용을 대회의 사회자로 초빙했다. 마윈이 자신의 팬이라는 걸 아는 김용은 흔쾌히 수락을 했고 100개가 넘는 매체가 취재에 나서면서 자연스래 마윈과 알리바바를 알리는 계기가 된 것이다.

옛날에 말을 팔던 사람이 있었다. 그에게는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는 명마가 있었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았다. 그는 말을 잘 판별하기로 유명한 백락을 초청했다. 시장에서 백락이 그의 말에 관심을 보이며 몇마디 주고받고 떠나자 냉담했던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고, 결국 말은 높은 가격에 팔렸다. 마윈은 사람들이 유명인에게 신임을 갖고 있음을 알았던 것이다.

김용의 팬 답게 마윈은 스스로를 `풍청양`이라 한다. 그의 집무실은 `도화도`, 회의실은 `광명정`으로 부른다. 모두 김용의 소설에 나오는 이름이다. 풍청양은 김용의 소설 <소오강호>에 나오는 화산파 고수이며 주인공 영호충에게 독고구검을 전수한 장본인이다. 마윈 또한 IT 업계의 최고 고수가 되었으니 풍청양이라는 이름을 쓰는 것이 헛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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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의 부득탐승不得貪勝 - 아직 끝나지 않은 승부
이창호 지음 / 라이프맵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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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느림`은 절대적인 느림이 아니다. 빠르게, 좀더 빠르게 질주하는 현대생활의 모든 사고방식에 대한 상대적 느림이다. 상대적 느림은 `감속`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바둑의 속도는 외형으로 드러나는 행마의 속도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 그 이면에 감춰진 인식의 속도, 판단의 속도가 중요하다. 몸에 맞는 옷과 같은 것, 바로 적정의 속도가 핵심이다. 그것을 달리 표현하면 `균형`이다. - 이창호, <이창호의 부득탐승>, 138쪽

<이창호의 부득탐승(不得貪勝)>
부득탐승은 승리를 욕심내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바둑십계명인 위기십결(圍棋十訣)의 첫번째 원칙이다. 즉, 목표에 집착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이창호의 바둑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느린 듯 두텁다”는 것이다. 부정적으로 말하면 둔하고 느리다는 것. 그런데 네웨이핑 9단은 이창호에 대해 ˝움직임은 달아나는 토끼처럼 민첩하고 고요함은 흐르지 않는 물과 같다˝고 평가하면서 ‘속도’를 주목했다. 이창호도 그의 책에서 느림은 상대적인 것이며 중요한 것은 인식과 판단의 속도라고 했다. 그리고 적정의 속도, 균형을 갖춰야 한다고 썼다. 

바둑이나 장기는 전쟁이 모티브가 된 게임이다. <손자병법> 같은 병법서도 현대에 와서는 처세술에 응용되듯이 바둑의 철학도 재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드라마 <미생>에서 보듯 바둑의 철학은 현실을 꿰뚫어 보는 혜안을 줄 수 있다. 어느 분야에서든 깊은 경지에 이르렀다면 세상을 보는 눈 또한 그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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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는 생물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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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세계가 자신이지만 여자는 자신이 세계다. 괴테의 명언이다. `남자는 세계를 지배하고 그 남자를 지배하는 것은 여자`라는 말도 있다. 존 그레이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서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행성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다르다는 것이고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것이다.

마스다 미리의 신작 <여자라는 생물>은 어떨까. 그녀가 말하는 `남자와 여자`는 대단할 게 없다. 여자의 수명이 더 길기 때문에 그 차이나는 나이 만큼 연하의 남자와 연애를 해도 타당하다는 둥, 어떤 남자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엄청 짜증나는 표정을 지었다는 둥, 복권에 당첨되면 여자는 보통 럭셔리한 여행을 하고 싶어하지만 남자는 적당한 맨션 하나 사서 아무 생각없이 살고 싶어한다는 둥.

그녀의 에세이는 솔직하고 가식이 없다. 마치 여자의 민낯, 심하게는 벌거벗은 몸(누드같은 고상함이 아니다)을 보는 것 같다. 정말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여자 독자는 공감과 치유를 받고, 남자 독자는 `여자라는 생물`의 솔직한 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나 이외에 전원이 남자로 구성된 팀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추진했을 때의 일이다.
기왕이면 내 지인에게 일을 맡겼으면 해서 적임자가 있다며 추천해보았다. 그러나 모두 각자 원하는 사람이 있는 듯 난색을 표했다. 
그래서 던져보았다.
˝미인이에요˝
순간 분위기가 싹 바뀌며, 뭐, 아직 확정한 건 아니니까, 이런 식의 흐름이 되어서 한 번 더 말해 보았다.
˝그녀도 기뻐할 거예요.˝
기뻐하는 미인의 얼굴이 떠올랐는지, 그 후 이야기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미인`이라는 말의 효력에 감탄했지만, 표현이 좀 과했나? 미인이긴 하지만 젊진 않은데.... 그러나 뭐, 몰라, 알 바 아니다. 애초에 일만 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상관없는 것이었으니까. - 124~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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