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는 생물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남자는 세계가 자신이지만 여자는 자신이 세계다. 괴테의 명언이다. `남자는 세계를 지배하고 그 남자를 지배하는 것은 여자`라는 말도 있다. 존 그레이는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에서 남자와 여자는 서로 다른 행성에서 왔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다르다는 것이고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것이다.

마스다 미리의 신작 <여자라는 생물>은 어떨까. 그녀가 말하는 `남자와 여자`는 대단할 게 없다. 여자의 수명이 더 길기 때문에 그 차이나는 나이 만큼 연하의 남자와 연애를 해도 타당하다는 둥, 어떤 남자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엄청 짜증나는 표정을 지었다는 둥, 복권에 당첨되면 여자는 보통 럭셔리한 여행을 하고 싶어하지만 남자는 적당한 맨션 하나 사서 아무 생각없이 살고 싶어한다는 둥.

그녀의 에세이는 솔직하고 가식이 없다. 마치 여자의 민낯, 심하게는 벌거벗은 몸(누드같은 고상함이 아니다)을 보는 것 같다. 정말 사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 여자 독자는 공감과 치유를 받고, 남자 독자는 `여자라는 생물`의 솔직한 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나 이외에 전원이 남자로 구성된 팀에서 어떤 프로젝트를 추진했을 때의 일이다.
기왕이면 내 지인에게 일을 맡겼으면 해서 적임자가 있다며 추천해보았다. 그러나 모두 각자 원하는 사람이 있는 듯 난색을 표했다. 
그래서 던져보았다.
˝미인이에요˝
순간 분위기가 싹 바뀌며, 뭐, 아직 확정한 건 아니니까, 이런 식의 흐름이 되어서 한 번 더 말해 보았다.
˝그녀도 기뻐할 거예요.˝
기뻐하는 미인의 얼굴이 떠올랐는지, 그 후 이야기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미인`이라는 말의 효력에 감탄했지만, 표현이 좀 과했나? 미인이긴 하지만 젊진 않은데.... 그러나 뭐, 몰라, 알 바 아니다. 애초에 일만 잘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상관없는 것이었으니까. - 124~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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