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물놀이 대회를 처음 구경해 보았네.

우리 것이 주는 신명은 흥에 겹고 겹더라.

몇 팀의 공연을 보니 꽹과리가 리더한다는 것도, 흥잡이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 각 팀별

구성의 완성도라든지, 그 기량면에서도 어느정도의 보는 눈이 생기는게 신기했다.

 

풍물놀이는 농촌의 들에서 행하는 농부들의 음악이라 어렵지 않고, 그러면서도 얼마든지

신명나게 해주는 흥이 있는 민속놀이이며, 또한 보는 사람도 신명나지만 직접 하는 사람은

더더욱 흥겨운 신명을 양껏 즐길 수 있어 좋을 것 같았다.

 

한 팀은 각 동네별로 이루어진 그 지역 주민들, 대부분이 아주머니들로 이루어진 아마추어들

이어서 더 편하고 즐겁게 보았는지도 모르겠다.ㅎㅎ

 

우리 것은 우리의 뿌리이며 우리의 정서이며 우리의 혼이다.

단군신화가 우리의 건국신화임이, 무궁화가 우리나라 꽃임이, 백의민족이 우리 조상임이,

유순한 우리의 들꽃들이, 산새들이, 바람이, 개울이, 저 파란 가을하늘이... 우리 것들이고,

기세등등한 저 푸른 소나무는 또한 우리 민족의 기상이 아니든가!!...

...이런 우리 것들이 나는 참 좋다.

 

 

꽹과리가 배우고 싶었는데 그 역할의 중요성을 보고 나니 감히 배우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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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땐가?

간간이 아버지 어머니 사이에 자리하고 있던 막걸리 한 잔과 고추전(煎)...

고추전, 그걸 무슨 맛으로 드시는지 참 나!!!

 

...했었던 내가 어느새 나도 당신들의 나이만큼이나 되어서 그 고추전을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형편없는 맛이던 그것이, 이렇게 깊은 맛이 나는 이유는,

 세월이지~~~

아무렴,, 세월이고 말고,,

나이듬은 그래서 썩 싫지만은 않다.

나이가 더욱더 깊어져 갈수록 세월의 맛을 알아가고, 느껴가고 있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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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도 더 전이었을 것이다.

한참을 걸어 올라갔었던 기억 끝에 눈앞에 펼쳐지던 아름다운 산세에 압도당해

입을 다물지 못했던 그 절(寺)...

누구와 갔었는지, 어디로 갔었는지, 어떤 절이었는지, 심지어 어디 근처인지도 전혀 기억나지

않고 다만, 그 웅장하던 산세만 거듭 떠올려질 뿐이더라.

 

그리움으로 묻어져 있던 그 절을 드디어 찾았다.

자장암, 오어사 위쪽에 있는 자장암이었다.

자전거 라이딩에서도 그렇게나 많이 들어보던 자장암이라니...

오어사 라이딩도 갔었건만 그 위의 자장암을 지척에 두고 머리에만 있던 그 절을 그렇게

그리워 했었다니......

 

자장암 아래쪽에 역시 아름다운 오어사가 있다.

오어사를 거닐면 딴 세계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물이 주는 느낌이 아닐까 싶네. 그 큰 못(池)이 주는 느낌은 어딘가 몽환적인 데가 있다.

주산지의 그것과 흡사하지 않을라나...

 

감사하다.

마음에 그리고 있던 것을 드디어 만날 수 있었던 시절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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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익을 만큼 익었다 싶으니 어떠한 일에도 사심을 버릴 수가 있을 것이란 자신을 향한

확신 같은 것이 있다고 느껴지는 순간, 그동안 잊혀졌던 동창들, 친구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그들은 지금쯤 어떻게 나이 들어 가고 있을까? 그들은 인생을 어떠한 마음으로 대하고 있을까?

이십여년이 지난 지금 그들의 삶의 모습은 내게 어떻게 비춰질까? 과연 그들은 달라져 있을까?

아니면 내가 알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일까?...

 

성욱일 만난 건 대학 1학년 교정에서다. 그는 나의 초등학교 동기이기도 하다.

나는 성욱이가 참 좋았다.

어느 일요일, 온종일 집에서 뒹굴며 그에게서 전화가 오기를 온 마음을 다해 기원하고 있었다.

사전에 약속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일요일이면 만나던 사이였던 것도 아니었지만

그날은 마냥 그렇게 만나고 싶은 온 마음만으로 기원을 했고, 정말 성욱인 내게 전화를 했다.

꿈이 사무치면 끝내 피어난다는 걸 이날 처음 알았을 것이다.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 있는데......

별다른 추억이랄 것도 없이 손도 잡아보지 못한 성욱인 군입대를 했고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 그를 완전히 배제시켜본 적은 없다. 어린 마음에, 순진한 마음에 그건

첫사랑이었다고 오늘까지 말하여 왔으며 이 나이 즈음이면 그를 다시 보아도 좋을 것 같았다.

그가 인생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가 그렇게 궁금해지더라고.

 

그러던 차에 대학 동창명부가 새로 출판되었고(가끔은 어떤 일들이 나의 의지와 맞아 떨어져

참으로 신기하다) 가장 먼저 찾아 본 것은 당연 성욱이었다. 과연 그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내 전화를 받으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무슨 말부터 가장 먼저 할까? 나를 반겨주기는 할까?

한번 만나 볼 수는 있을까? 내가 참 좋아했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나의 물음은 끝없이

이어졌다. 설레이고 설레여서 두근거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책장을 넘기는 손이, 이름을 찾는 눈길이 더욱 빨라졌다.

 

그.런.데

그의 이름 옆에 적힌 두 글자를 보자마자 가슴이 내려앉으며 부르르 떨렸다.

 

'작고'

......

......

......

......

......

......

......

......

......

......

 

 

잘못된 건가? 다시 몇 번을 확인해도 그 학번에 그 과가 맞다.

믿을수가 없다는 표현은 이럴때 사용하는 거더라.

 

 

성욱인 벌써 십사오년여 전에 나와는 다른 세상에 있었던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세월이 많이많이 흐르고 나면 꼭 다시 한번 만나보리라 새겨 두었던 다짐이 이렇게 쓸모없는

것이 되어버릴 줄이야!

그저 그냥 그렇게 좋아하기만 했었던 아이가 30대 초반에 작고 하였다는 것도 모르고 나는 가끔

먼 그날을 그려 보아왔다.

 

또다시 간절하게 이 아이를 만나고 싶은 온 마음으로 기원을 할 수 없다는 것에, 그 어떤 기적

처럼 느껴질 신기한 우연도 더이상 있을 수 없다는 것에....................한없이 슬프고 슬프다.

 

故황성욱의 명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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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2012-04-21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아 있음에 행복해 하라는 법정스님의 말씀을 느낌으로 알기는 어려웠다.
어떤 말씀일까 참 묘연했는데 이제사 성욱일 통해서 그 뜻을 새길 수 있게
된다. 내가 살아 있음에 행복하다는 것이 눈부신 햇살에 반짝이는 물결
같은 빛이 되어 들어온다.
청춘의 그 시절, 눈부신 햇살만 같던 아이는 다시 이렇게 반짝이는 물결이
되어 일렁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살아 있음에 감사합니다...

 

새해들어 벌써 영화를 세 편씩이나 보았고 책도 여러권을 읽었으며 등산을 수 번이나 했네.

그래서 올해는 더욱 부지런하고 운수대통할 해임이 분명하리라 여기면 즐겁다!

 

부러진 화살과 댄싱퀸이 딱 대조를 이루더라.

현실은 부러진 화살의 김경호이며  희망은 댄싱퀸의 황정민이다.

 

권력앞에서 개인은 아무리 똑똑해도, 정의감이 불타도 맥을 못춘다. 사람 하나 사라지는 것은

일도 아닌 듯해 보인다 권력앞에선!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는 것은 희망이 없는 것이고 희망이 없다는 것은 굴복이며 패배고

그래서 끝이다.

 

황정민이 계란투척 받고 난 후의 연설을 현실은 과연 허락할까? 한낱 가정사일지도 모를 진부한

이야기들을 늘어 놓도록 현실은 허락을 할까?

댄싱퀸이 재미있었던 이유는 황정민이 진부한 가정사를 연설할 수 있었던 것에 기인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도 별수없이 부러진 화살이 되고 마는 것이다.

 

부러진 화살에서 희망이 사라진다는 것은 곧 패배임을 보았다. 댄싱퀸에서 희망이란 모두의

꿈이자 원동력임을 보았다. 우리는 잠시 숨을 고르고 황정민이 연설을 할 수 있을 틈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 '틈'이야말로 우리의 희망이며 에너지며 살아가는 힘일 것이다.

 

현실에서 그 틈조차 가로막는 것은 무엇일까? 김경호교수의 틈을 가로챈 것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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