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4 

어느 길로 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만, 마음에 담아 둔 그림들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아

샤워후에도 혼이 빠져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기쁘면 눈물이 나올 것 같은가!

자꾸만 숙연해진다.

 

일찍 보는 단풍이 좋고, 살아 있어서 좋아 얼마나 감사한 마음이 들어 차던지,  


스치는 코스모스, 누런 황금 들판, 갈대, 멀리 펼쳐져 보이는 시골 동네, 어디로든 이어져 있는  

길..길..

장엄한 바다, 그리고 ...비... 날을 기막히게 너무 잘 잡은거다.

 

내 인생에 이러한 날도 주어지는지 믿기지가 않는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몇 번이나  

흥얼거리며 달리는 내내 입가에선 미소가 사라지질 않는다.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찻집도 들르고, 국수집도 들르고,  


산도 보이고, 들판도 보이고, 바다도 보이고, 사람 얼굴도 보이고, 개도 보이고 


... 나 자신도 보인다.   


자연 속에 있을때 나는 살아 숨쉬는 사람이고, 느끼는 사람이고, 겸손해지는 사람으로

나를 바라볼 줄 알게 되는 듯 하다. 한없이 껴안고 싶다.

 

원없이 탄 하루다. 그래도, 그래도 내내 더 달리고만 싶다. 


달리다 달리다 밥먹고, 달리다 달리다 차 한잔 하고, 달리다 달리다 사과 하나 먹고,

달리다 달리다 누워자고... 그렇게 몇 일만이라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 하루가 너무 감격스러워서 자고 나면 내일은 전혀 다른 내가 눈을 뜰 것 같다.

 

Life is so beautiful!!!

 

 

-관광모드 적극 추천합니다.
-천곡사 넘어 신광, 흥해지나 신항만이 떡하니 나오면서 갑자기 바다가 그대로
 안깁니다. 그리곤 어디어디로  지나서 북부 해수욕장 거쳐 집에 왔는데
 오르막과 차가 최대한 적은 쪽이었던 것 같습니다. 중요한 건 지명이 아니라
 가슴에 담긴 그림과 행복이여서 굳이 지명 기억 할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담에 가면 저는 길 전혀 모릅니다. 그러나 그 감격과 흥분과 즐거웠던 마음은
 또렸하게 모두 기억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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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2 

이제 그만 잘 나가는 자전거 타고 싶다.

 

70세 할아버지 관광 온 여성 2명을 자신의 배에서 어쩌구저쩌구...
이 기사를 읽은 터라 오전 안강행의 결심은 멈칫할 수 밖에 없다.
던전씨께 지원요청 했는데 묵묵부답...
안강행 포기하고 방향을 돌려 달전초등 쪽으로 길을 나섰다. 두번째다.

 

마구 밟다 보니 이럴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오늘은 나 혼자인데 급할 필요가 전혀 없지않나.
그러고보니 던전씨 쫓아 다니고, 무리지어 가면서 처음부터 난 오로지
빨리 따라 가야 한다는 것에만 줄곧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혼 .자. 다. 들은 풍월에 관광모드로 바꾼다.
 
제일교회 앞 오르막 끌바하고 있는데 차 한대가 옆에 와서 선다.

차 안 아줌마:"자전거 동호회 같은거 있어요? 옛날 초등학교때 자전거 많이 탔는데...

                     지금은 자전거가 어쩌구저쩌구... "


살방살방... 개도 없고... 들판은 누렇고...나뭇잎도 바람에 떨어지네...

 

달전초등 앞인가에선 지나던
노할머니: "여기까지 우째 왔노?"


할머니들이랑 이야기하면 참 재미있다. 그 노할머니 나를 세웠으면 한참 수다 떨었을거라.

다행히 그말씀만 하시고 지나셨다.

조금씩 나다니니 이런 일도 재미삼아 찾아오고 즐겁다.
역시 두번째는 처음보다 쉽다. 시간도 훨~ 단축이 되고.

 

그런데 자전거 끼익거리는 소리가 여전히 너무 많이 난다. 조용한 곳에선 참 민망할 정도로.

집 앞까지 다와 신호등 앞에선 내리다가 넘어질 뻔 했다.
신호 대기 하던 차 안 사람들 다 웃었을거라. 민망*2

 

내일은 미국에서 손님이 온다. 모레는 라이딩 약속이 있다. 다음주는 인디페스티발...

즐거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마냥 인생이 이렇게만  흘러가 준다면 더 바랄게 없겠다.

 

잘 나가는 자전거 타고 싶다. 오르막이 덜 힘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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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9.20 

10분 달리고, 10분 쉬고, 20분 끌바하고...

가장 민망할때가 나보다 뒤에서 걸어오던 사람이 나보다 앞서 걸어 갈때...

 

속으로 여러가지 핑계를 생각해 보기도 한다.

오늘은 날씨가 너무 더워서 잔차질하기엔 좋지 않다.

친구로 부터 거절할 수 없을, 만나자는 전화가 올 것 같다.

혼자는 그래도 아직 위험하다.

 

9시 20분에 긴장감으로 인해 계속 콩콩거리는 가슴으로 집을 나선다.

010-4551-4082, 010-4551-4082...

대동우방-제일교회-달전초등-어떤 멋진 포장도로 샛길-중앙고-대동우방

 

1시간 10여분 만에 무사귀환한다.

나도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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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9.14 

잠시 자숙하고 있었습니다. 기림사의 충격으로!

자전거사면 그때 다시 기림사 가기로 합니다.

그 전엔 절대로, never...

그 미칠 것 같은 오르막이 꿈에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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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9.10 

<아, 안계댐!>
새벽 4시30분. 어김없이 알람 울리고 일찍 일어난다, 밀린 일 하느라.
오늘은 재억씨까지 새벽운동 나가니 애들에게 미안해진다. 아침 식사를 현정에게 부탁하는 메모를

남기고 재억씨랑 나서는데 맘이 짠하다, 애들이 밟혀서.
재억씨 내려주고 나니 시간이 좀 늦어진다. 긴장감도 훨씬 덜해서 집을 나서기 전 몇 번을  들락거리던 화장실도 오늘은 안가진다. 아무래도 사람들과 더 친숙해진 탓이리라.

무척 궁금했다. 이 안계댐을 다시 가면 어떤 감개가, 어떤 무량함으로 다가올까 싶어서.

여전히 오르막은 힘들고 도와주지 않으면 내리고만 싶지만, 엎어지기도 하지만, 호흡이 가빨라서 숨이 턱까지 차 오르지만.......  이번엔 안계댐을 본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그 댐은 너무 경치가 수려해서 한참을 더 머물고 싶다. 처음 여기 왔을땐   그저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만  뒤덮고 있어서 전망대가 있는 줄도 몰랐었다.  


많이 웃는다.
앞선 사람들의 배려가 이젠 웃음으로 받을 수 있어 감사하고, 옆에서 들려주는 여러가지 가르침에
귀를 쫑끗거리며 들을 수 있는 여유에 그저 고맙다. 몹시 흐뭇하고, 많이 웃어서, 그래서 더욱
즐거운 두번째 안계댐, 아! 그 안계댐!

 

-종아리 근육이 뭉쳤을때 스스럼 없이 도와 주심에 감사합니다.
-바나나가 참 요긴한 먹거리 임을 알게 해 주셔서 또한 감사합니다.
-해장국이 입맛에 꼭 맞아서 식구들과 같이 함 갈라 합니다. 마린양, Thanks!
-여전히 꼴찌인 저를 몇 번이고 쉬어가며 기다려주신 참석하셨던 모든 분께 감사, 감사드립니다.

 

<'일신우일신'의 극치-야간 라이딩>
새벽 라이딩 때문인가, 아니 몇몇 즘승들께선 새벽 라이딩 스트레칭 후에 다시 산을 달려서인가-

150랠리 2코스라나, 참석 인원이 생각보다 적고... 마린양도, 달리씨도 없고... 태우랑 막상 #에  

가긴 했지만 어쩔까 망설여진다. 태우만 참석시키고 난 빠질까? 폐가 될 것 같다. 방장께 물어  

보지만 역시나 'No problem!' 이다. 한마디를 해도 참 사람 맘을 편하게 해주니 마음에서 다시  

감사의 인사가 물밀듯이 들어찬다.           '가도 될라나?...갈까?...가자!' 


밤이여서 태우가 염려스럽긴하나 잘 가고 있다. 2주나 이날을 기다렸으니... 좋은가 보다.
소년은 남자의 세계를 좋아한다.
출발 후 첫 오르막이 보인다. 저 앞에선 태우 열심히 밟고 있고, 나도 열심히 밟는다. 


이게 웬일인가? 다 넘는다. 혼자서! 아무도 안 밀어 준다. 너무 대견스러워서 들뜬 그 기분대로

즐거이 간다. 오르막은 금새 또 나타나고... 천천히 가자고 마음 먹고 열심히 밟기만 한다.

내릴까 말까 몇번을 망설이다가 다 오르고... 그렇게 몇 번을 하면서 한바퀴를 돌고 나니

우와~ 내가 진짜 늘었다라는 생각에 하염없이 입이 귀에 걸린다. 태우랑 여섯번째 Hi-Five를

나누고 둘다 아무도 안 밀어 주었다는 걸 서로 자랑하며 음료수를 마시는 기분은 최고이다.

우리가 그러고 있을때 동글씨, 펭귄씨 3바퀴 마무리 한다. 대단해! 달리 즘승일까!  관용군과  

나란히 돌아주던 형아 모습도 참 보기에 좋았다.

공원으로 옮겨서... 쭈쭈바 쪽쪽거리고, 멀리 포철 야경은 바다에 흔들리는데 텐보이씨 갖가지  

묘기를 선보이니 '브라보!' 소리가 절로 외쳐진다.

 

-기어이 '오늘은 힘들어서 한바퀴 밖에 못 돈다.'며 내내 태우랑 같이 해 주신 텐보이씨,  

  감사합니다.

  소년의 가슴에 영웅으로 자리를 잡을런지도...

 

<일요 아침 라이딩*2>
(1)
마린양이랑 달전 초등쪽으로 돌아볼까 하다가 아무래도 몇 군데의 심한 오르막에 시간을 너무

할애해야 할 것 같아서 나의 새벽 코스로 돌기로 하고 일요일 아침 7시, 집앞에서 만난다.

이쁘게 분칠도 하고, 예쁜 옷 입고, 긴머리를 날리며 달려오는 아가씨-이쁘다.
부지런하기도 하고, 자전거를 많이 사랑하기도 하고... 그래 보이는 마린양이랑 신동아, 어양지 돌아 창포사거리, 포여중, 흙사랑, 대동우방으로 1시간여 걸려 한바퀴 돈다. 어양지 터널이 나의 관건인데 비해 이 아가씨는 그 터널이 아주 맘에 든다네... 이런!  아줌마와 아가씨의 극명한 차이는 이런거다.

또 하나의 차이는 참 쉽고 가볍게 달리는 것처럼 보이는것, 근데 본인은 정작 아니란다.

난 전혀 믿을 수 없다.  다음주 일요일은 형산강변을 가보기로 한다. 태우랑 함 가보고 싶었었는데

참 잘 됐다. 길을 잘 모르겠다라는 말에 마린양, #까지 마중 나오겠단다. 친절하고 고마운 아가씨임에 분명하다.

 

-마린양, 대충 설명하면 태우랑 내가 찾아갈 수 있을꺼야. Thanks!

 

(2)
아침 라이딩 후 30분 정도 누웠다가 치즈 김치볶음밥으로 식구의 배를 맛있게 채운 후 길을  

의논한다. 이곳으로 이사오기 전, 우방하이츠에 살았었다. 태우는 가끔 그곳 친구에게 놀러가곤  

하는데, 차 태워 달라는 아들에게 자전거로 갈 것을 윽박지른후 길 설명... 포여중쪽 오르막이  

싫은가 싶어 #쪽으로 가는 길을 열심히 이야기 하건만 극구 모른단다. 결국 같이 나선다.  

우와~  어제 새벽 라이딩을 시작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나는 자전거에 계속 쏟아 붓는다.
# 앞을 지나는데 까만색 차림의 사장님 보인다. 어라~ 10시30분인데...
태우 당연히 들어간다. 아침이라서인지 안이 깨끗하고 훤해서 참 보기 좋다. 번성 할 것 같은...

맛있는 morning coffee 한 잔 마시고... 우리 사무실 커피가 이 맛이면 참 좋을텐데...
태우 친구집 들어가는것 보고 난 어디로 갈까 고민한다. 오르막이 싫다면, 복잡한 인도가 싫다면...

어양지로 가자!  아침 라이딩때와는 역방향이다. 창포사거리-어양지-신동아-대동우방.
이렇게 달리니 달전 초등쪽도 혼자 갈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이 가느다란 연기처럼 사알~

피어 오른다.   이것만으로도 오늘 아침은 정말로 Good morning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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