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9.10
<아, 안계댐!>
새벽 4시30분. 어김없이 알람 울리고 일찍 일어난다, 밀린 일 하느라.
오늘은 재억씨까지 새벽운동 나가니 애들에게 미안해진다. 아침 식사를 현정에게 부탁하는 메모를
남기고 재억씨랑 나서는데 맘이 짠하다, 애들이 밟혀서.
재억씨 내려주고 나니 시간이 좀 늦어진다. 긴장감도 훨씬 덜해서 집을 나서기 전 몇 번을 들락거리던 화장실도 오늘은 안가진다. 아무래도 사람들과 더 친숙해진 탓이리라.
무척 궁금했다. 이 안계댐을 다시 가면 어떤 감개가, 어떤 무량함으로 다가올까 싶어서.
여전히 오르막은 힘들고 도와주지 않으면 내리고만 싶지만, 엎어지기도 하지만, 호흡이 가빨라서 숨이 턱까지 차 오르지만....... 이번엔 안계댐을 본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그 댐은 너무 경치가 수려해서 한참을 더 머물고 싶다. 처음 여기 왔을땐 그저 민망하고 미안한 마음만 뒤덮고 있어서 전망대가 있는 줄도 몰랐었다.
많이 웃는다.
앞선 사람들의 배려가 이젠 웃음으로 받을 수 있어 감사하고, 옆에서 들려주는 여러가지 가르침에
귀를 쫑끗거리며 들을 수 있는 여유에 그저 고맙다. 몹시 흐뭇하고, 많이 웃어서, 그래서 더욱
즐거운 두번째 안계댐, 아! 그 안계댐!
-종아리 근육이 뭉쳤을때 스스럼 없이 도와 주심에 감사합니다.
-바나나가 참 요긴한 먹거리 임을 알게 해 주셔서 또한 감사합니다.
-해장국이 입맛에 꼭 맞아서 식구들과 같이 함 갈라 합니다. 마린양, Thanks!
-여전히 꼴찌인 저를 몇 번이고 쉬어가며 기다려주신 참석하셨던 모든 분께 감사, 감사드립니다.
<'일신우일신'의 극치-야간 라이딩>
새벽 라이딩 때문인가, 아니 몇몇 즘승들께선 새벽 라이딩 스트레칭 후에 다시 산을 달려서인가-
150랠리 2코스라나, 참석 인원이 생각보다 적고... 마린양도, 달리씨도 없고... 태우랑 막상 #에
가긴 했지만 어쩔까 망설여진다. 태우만 참석시키고 난 빠질까? 폐가 될 것 같다. 방장께 물어
보지만 역시나 'No problem!' 이다. 한마디를 해도 참 사람 맘을 편하게 해주니 마음에서 다시
감사의 인사가 물밀듯이 들어찬다. '가도 될라나?...갈까?...가자!'
밤이여서 태우가 염려스럽긴하나 잘 가고 있다. 2주나 이날을 기다렸으니... 좋은가 보다.
소년은 남자의 세계를 좋아한다.
출발 후 첫 오르막이 보인다. 저 앞에선 태우 열심히 밟고 있고, 나도 열심히 밟는다.
이게 웬일인가? 다 넘는다. 혼자서! 아무도 안 밀어 준다. 너무 대견스러워서 들뜬 그 기분대로
즐거이 간다. 오르막은 금새 또 나타나고... 천천히 가자고 마음 먹고 열심히 밟기만 한다.
내릴까 말까 몇번을 망설이다가 다 오르고... 그렇게 몇 번을 하면서 한바퀴를 돌고 나니
우와~ 내가 진짜 늘었다라는 생각에 하염없이 입이 귀에 걸린다. 태우랑 여섯번째 Hi-Five를
나누고 둘다 아무도 안 밀어 주었다는 걸 서로 자랑하며 음료수를 마시는 기분은 최고이다.
우리가 그러고 있을때 동글씨, 펭귄씨 3바퀴 마무리 한다. 대단해! 달리 즘승일까! 관용군과
나란히 돌아주던 형아 모습도 참 보기에 좋았다.
공원으로 옮겨서... 쭈쭈바 쪽쪽거리고, 멀리 포철 야경은 바다에 흔들리는데 텐보이씨 갖가지
묘기를 선보이니 '브라보!' 소리가 절로 외쳐진다.
-기어이 '오늘은 힘들어서 한바퀴 밖에 못 돈다.'며 내내 태우랑 같이 해 주신 텐보이씨,
감사합니다.
소년의 가슴에 영웅으로 자리를 잡을런지도...
<일요 아침 라이딩*2>
(1)
마린양이랑 달전 초등쪽으로 돌아볼까 하다가 아무래도 몇 군데의 심한 오르막에 시간을 너무
할애해야 할 것 같아서 나의 새벽 코스로 돌기로 하고 일요일 아침 7시, 집앞에서 만난다.
이쁘게 분칠도 하고, 예쁜 옷 입고, 긴머리를 날리며 달려오는 아가씨-이쁘다.
부지런하기도 하고, 자전거를 많이 사랑하기도 하고... 그래 보이는 마린양이랑 신동아, 어양지 돌아 창포사거리, 포여중, 흙사랑, 대동우방으로 1시간여 걸려 한바퀴 돈다. 어양지 터널이 나의 관건인데 비해 이 아가씨는 그 터널이 아주 맘에 든다네... 이런! 아줌마와 아가씨의 극명한 차이는 이런거다.
또 하나의 차이는 참 쉽고 가볍게 달리는 것처럼 보이는것, 근데 본인은 정작 아니란다.
난 전혀 믿을 수 없다. 다음주 일요일은 형산강변을 가보기로 한다. 태우랑 함 가보고 싶었었는데
참 잘 됐다. 길을 잘 모르겠다라는 말에 마린양, #까지 마중 나오겠단다. 친절하고 고마운 아가씨임에 분명하다.
-마린양, 대충 설명하면 태우랑 내가 찾아갈 수 있을꺼야. Thanks!
(2)
아침 라이딩 후 30분 정도 누웠다가 치즈 김치볶음밥으로 식구의 배를 맛있게 채운 후 길을
의논한다. 이곳으로 이사오기 전, 우방하이츠에 살았었다. 태우는 가끔 그곳 친구에게 놀러가곤
하는데, 차 태워 달라는 아들에게 자전거로 갈 것을 윽박지른후 길 설명... 포여중쪽 오르막이
싫은가 싶어 #쪽으로 가는 길을 열심히 이야기 하건만 극구 모른단다. 결국 같이 나선다.
우와~ 어제 새벽 라이딩을 시작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나는 자전거에 계속 쏟아 붓는다.
# 앞을 지나는데 까만색 차림의 사장님 보인다. 어라~ 10시30분인데...
태우 당연히 들어간다. 아침이라서인지 안이 깨끗하고 훤해서 참 보기 좋다. 번성 할 것 같은...
맛있는 morning coffee 한 잔 마시고... 우리 사무실 커피가 이 맛이면 참 좋을텐데...
태우 친구집 들어가는것 보고 난 어디로 갈까 고민한다. 오르막이 싫다면, 복잡한 인도가 싫다면...
어양지로 가자! 아침 라이딩때와는 역방향이다. 창포사거리-어양지-신동아-대동우방.
이렇게 달리니 달전 초등쪽도 혼자 갈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이 가느다란 연기처럼 사알~
피어 오른다. 이것만으로도 오늘 아침은 정말로 Good morning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