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SE
정길영 감독, 이선균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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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추리소설 작가 경주(오만석)은 자신의 작품이 출판사에 퇴짜맞고 집주인에겐 집세 독촉을 받는다.

동네에선 연쇄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는 사실감 넘치는 소설을 쓰려고 맘 먹는데...

 

엘러리 퀸의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을 연상시키는 시체들

(물론 머리는 제대로 달려 있다. ㅋ)을 남기는 연쇄살인범과

그를 쫓는 형사, 그리고 그의 친구인 추리소설가

한 동네 사람인 이들이 펼치는 살인의 향연은

그들의 과거까지 연결되면서 돌아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무엇보다 이 영화에서 돋보이는 인물은 역시 류덕환이다.

수줍고 앳된 그의 모습은 '천하장사 마돈나'에서와 비슷하지만

놀랄만큼 극과 극을 오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선한 미소 속에 숨겨진 사악함이 더 공포스럽다고나 할까...

 

요즘 유행하고(?) 있는 사이코패스가 이 영화에도 등장하는데

첨부터 사이코패스였던게 아닌 세상이 만든 사이코패스였다.

물론 그런 환경에 있다고 다들 사이코패스가 되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이 점차 인간미를 상실케 만드는 게 아닐까 싶다.

약간은 산만한 면이 있긴 했지만 나름대로 괜찮았던 스릴러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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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 수 없는 비밀 (2disc)
주걸륜 감독, 계륜미 외 출연 / 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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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학교로 전학 온 상륜(주걸륜)은 우연히 피아노 소리를 듣고

들어 간 곳에서 샤오위(계륜미)를 만나게 되는데...

 

첨에 봤을 때 뻔한(?) 청춘물인 줄로만 알았다.

상륜과 샤오위가 풋풋한 사랑을 만들어 가는

그냥 예쁜 영환줄로만 알았는데 중반 이후 대반전을 보여 주었다.

제목이 암시하듯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그런(?) 비밀이라곤 예상하지도 못했다.

그저 몸이 아픈 샤오위의 병이 비밀이 아닐까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진짜 비밀은 훨씬 더 심각한 것이었다.

 

피아노를 잘 치는 학생이 주인공인만큼 음악을 즐길 수 있는 점도

이 영화의 매력이다. 특히 피아노 배틀은 이 영화의 명장면

상륜과 학교의 피아노 스타인 선배의 한판 대결은 그야말로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상륜과 샤오위는 피아노를 매개로 조금씩 감정을 키워나간다.

물론 상륜은 샤오위에게 왠지 모를 비밀이 있음을 느끼게 되지만 그녀와의 사랑엔 장애물이 되지는 못했다.

하지만 상륜을 좋아하는 칭이의 존재는 점차 샤오위를 멀어지게 만들고 서서히 비밀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전반부가 트렌디 드라마라 한다면 후반부는 거의 판타지 멜로라 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두 부분의 연결이 매끄러워 자연스런 스토리가 되었다.

 

오랜만에 본 대만영화였고 주연들이 낯선 인물들임에도

탄탄한 스토리와 연출, 그리고 피아노의 선율이 어우러진 괜찮은 멜로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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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의 바다에 가라앉는 열매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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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딴 파란 언덕 위에 있는 독특한 학교에 전학 온 리세

삼월부터 학기가 시작되는 삼월의 나라에는 2월에 전학 온 학생이

학교를 파멸시킨다는 전설까지 있는데 이미 두명이 실종된 상태에다

교장을 비롯 모든 학생들의 개성이 넘쳐난다.

과연 리세는 삼월의 나라에서 무사히 적응할 수 있을까... 

 

'삼월은 붉은 구렁을' 4부 '회전목마'가 독립된 한편의 얘기가 되었다.

'밤의 피크닉'으로 학원물에도 일가견을 보였던 온다 리쿠가

독특한 학교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선보였다.

삼월의 나라라 할 수 있는 책 속의 학교는 그야말로 미스터리였다.

학교가 있는 위치도 습원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못으로 둘러쌓인

푸른 언덕 위에 있어 육지의 외딴 섬, 습원 속의 요새로

입구에서 전화를 걸어 다리를 내려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이야기의 중심인물인 교장은 남녀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삼월 나라의 지배자로 친위대를 거느리고 다과회로 학생들을

구워삶는 등 자신의 왕국을 굳건히 지켜나가고 있다.

 

학생들은 중고등학교 각 학년별 남녀 1명씩 총 12명으로 구성된

패밀리에 가입되는데 리세는 남은 학생들로 구성된 깍두기 패밀리에 가입된다.

또한 학생들은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부유층 자제들인 요람형,

특별한 재능을 가진 양성소형, 집에서 버림받은 묘지형으로 나눠진다.

그리고 학교인지 학원인지 모를 정도로 학생들은 자기 입맛대로 공부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가졌다.

어찌 보면 학생들에게 꿈의 학교일지도 모르지만

학교와 학생들의 왠지 모를 스산한 분위기는 숨길 수가 없다.

 

연결고리라 할 수 있는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라는 책은 여기서도 신비의 책이다.

교장이 찾고 있으며 리세가 우연히 발견했다가 분실(?)하게 되는

신비의 책으로 사건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어찌보면 책 한 권을 가지고 너무 우려 먹는다고 말할 정도 ㅋ

하지만 그 책의 등장만으로도 사건을 미궁으로 몰고가기에 충분했다. 

 

연이은 사건 속에 리세 패밀리들은 바둑돌로 진실게임을 하는데

정곡을 꼭 찌르는 질문들과 그 결과가 재미를 더욱 증폭시켰다.

물론 마지막의 반전은 정말 의외라 할 수 있었다.

 

온다 리쿠는 정말 대단한 작가인 것 같다.

'삼월은 붉은 구렁을'이라는 한 권의 책으로 수많은 파생이야기들을 만들어 냈다.

이 책도 그 중 하나인데 리세가 고등학생이 된 이야기인

'황혼녘 백합의 뼈'까지 있으니 그녀의 얘기거리는 끝이 없는 것 같다.

그녀의 책은 어떤 책을 읽어도 묘한 환상의 세계로 데리고 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그녀에게 노스탤지어의 마법사란 너무도 잘 어울리는 별명이 붙은 것 같다.

마치 옛날 얘기를 들려주는 할머니같은 느낌이 든다.

벌써부터 그녀가 다음엔 어떤 얘기를 들려 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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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와 눈 - 할인행사
로베르토 베니니 감독, 장 르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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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틸리오(로베르토 베니니)는 늘 비토리아와 결혼하는 꿈을 꿀 정도로 비토리아에게 빠져 있다.

하지만 비토리아는 그에게 눈 속에 호랑이를 보면 그와 사귀겠다 할 정도로

그녀의 마음은 종잡을 수가 없는데...

 

'인생은 아름다워'의 로베르토 베니니의 신작

아우슈비츠의 비극을 부성애로 승화시켰던 그가 이번에는 진정한 사랑의 열정을 선보인다.

바그다드로 간 비토리아가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접한 그는

한층 전쟁중인 그곳에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간다.

그리고 그녀를 위한 그의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되는데...

 

로베르토 베니니 특유의 천진난만함이 이 영화 속에서도 여전했다.

그는 늘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배우다.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오니까...

그리고 그의 영화속엔 늘 따뜻한 인간미가 물씬 묻어나온다.

좀 오버하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그의 순수함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무엇인지를 확인시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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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북스피어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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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날 아파트 앞에서 한 노인이 자전거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난다. 범인이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사망자가 장인의 운전기사인

관계로 유가족인 두 딸이 사망자의 전기를 쓰는 것을 도와주게 된

평범한 회사원 스기무라 사부로는 사건 조사에 착수하는데...



스기무라 사부로의 탐정 데뷔작.

그가 두번째로 등장하는 '이름없는 독'에서 이 사건에 대해 가끔 언급이 되어

과연 어떤 사건이었을까 하고 궁금하긴 했었는데 두 책이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지는 않았다.

(물론 이 책을 먼저 읽었으면 좀 더 2편을 재밌게 읽었을 것 같다.)

다만 이 책에서 '이름없는 독'에 대한 복선(?)을 깔고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주인공이 어머니 얘기를 하면서 어머니가 입에 독을 가졌다고 말하는 것이다.

아마도 작가는 여기서 '이름없는 독'의 소재를 얻었을 것 같다.



어쩌면 너무 평범한 사건(교통사고 사망자가 하루에도 부지기수인 점을 감안하면...

물론 자전거에 치여 죽는 사람은 드물다.)을 파헤치면서 한 개인의 과거를 추적해나가다 보니

뜻밖의 사실이 밝혀진다.

사건의 발단이 된 자전거 사고는 어떻게 보면 미끼에 불과했다.

목격자 등에 의해 대략 범인이 추정되었고

범인이 누군가에 대해선 그다지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는다.

오히려 죽은 운전기사와 그녀의 딸들의 과거가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특히 큰 딸인 사토미가 어렸을 때 유괴(?)당했던 기억이

사건을 엉뚱한 방향으로 추측케 한 실마리가 된다.

그녀가 누군가에게 납치되어 겪은 끔찍한 기억은

아버지의 죽음이 원한에 얽힌 사건이지 않을까 짐작하게 만든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은 정말 예상외였다.

그 외에 덤(?)으로 또 다른 진실까지 사건의 불똥은 정말 엉뚱한 데로 튀었다. ㅋ



이 책엔 '운전기사 양반'이란 노래가 나오는데 노랫속 운전기사가

바로 주인공인 스기무라 사부로 같다는 느낌이 든다.

주인공은 너무나 부러운 사람이었다. 예쁜 아내와 귀여운 딸,

부잣집 사위에 안정된 직장까지 모든 걸 가진 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아내 마호코와 결혼하게 된 계기를 보면

역시 용감한 자가 미인을 얻는 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ㅋ






와카타케 나나미의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처럼 일상의 미스터리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회사 사보를 편집하는 인물이 등장한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주인공도 평범한(?) 회사원이고 사건도 주위에서 흔히(?) 발생하는 사건을 다루고 있어 더욱 실감났다.

흔히 추리소설 속 사건들은 각종 기괴한 사건들이 많아 사건 자체만으로도 충격을 안겨주는데 비해

이 책과 같이 일상적인 사건을 다루는 책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그동안 미야베 미유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유', '화차' 등은

사회파 추리소설이라 불리며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현상을 심도깊게 다루고

사회 곳곳의 수많은 사람들이 관련된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주었다.

그에 비해 이 책의 사건은 그야말로 소소한 사건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 속에 숨겨진 이면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이 책의 제목처럼 누군가에게나 있을 수 있는 일이기에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사람의 일이 아닌 나와 내 가족의 일처럼 다가왔고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역시 미야베 미유키의 책답게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가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녀의 필력은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미야베 미유키란 이름 자체가 최상의 미스터리 브랜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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