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전 - Tale of Cinema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극장전(劇場前)...다른 이름은 劇場傳
역시 홍상수 감독의 영화답게 평범한(?) 일상을 담는 듯 하면서도
그 속의 적나라한 부조리를 그려내어 알 듯 모를 듯 그 묘한 혼돈 속에 빠지게 만드는 영화.

홍감독의 전작인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에선 도무지 감이 잘 안 왔었는데
그래도 극장전에 어렴풋하지만 뭔가를 느낄 수 있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영화는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영화 속인 전반부와 영화 밖인 후반부가 묘하게 얽혀 있다.
영화 속인 전반부에선 우연히 첫사랑인 영실(엄지원)을 만난
상원(이기우)은 영실과 함께 동반자살을 하려 하는데 그 자살 동기가 참 애매모호하다.
그들이 시도하는 자살은 결국 어이없이(?) 미수에 그치고
살아 돌아 온 상원에게 엄마가 나가 죽어라고 하자 정말 나가 죽으려고 옥상에 올라가지만
아무도 따라 오는 사람이 없자 엄마만 부르짖고 마는데 참 허탈한 웃음만 나오게 만드는 장면이다.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영화 밖 스토리
사실 전반부는 동수(김상경)와 영실(엄지원)이 본 동수 선배인 형수가 감독한 영화였던 것
동수는 친구와 만나 같이 식사한 후 친구 딸이 아픈 것 같아 목도리도 해 주지만  
친구가 차에서 담배 못 피게하자 바로 차에서 내리면서 엄마가 준거라면서 목도리를 다시 뺏는데 이 장면 역시 황당한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장면이다.

동수는 그 후 영화 속에 출연한 실제 배우인 영실을 스토커처럼 따라 다니는데...
결국 영실과 하룻밤을 같이 보내지만 영실이 아침에 나가려 하자
영실에게 다시 오라며 뭘 놓고 가라는 동수 정말 기막힌(?) 장면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정말 우연히(?) 다시 병원 앞에서 만난 동수와 영실
동수는 다시 끈질기게 영실에게 달라붙지만(?)
영실의 명대사 한방에 포기할 수밖에 없는데
"자긴 이젠 재미봤죠...그럼 이제 그만 뚝" ㅋㅋㅋ

동수는 선배 감독인 형수의 병실에 문병을 가고
형수는 자신이 만든 영화 속에서완 달리 죽기 싫다고 울부짖는데
참 부조리한 현실을 극명하게 보여 주었다.
자신이 만든 영화 속에선 주인공들이 별다른 이유도 없이 자살시도를 하게 만드면서
자신이 암에 걸리자 죽기 싫다고 발버둥치는 이 괴리되고 모순된 현실이란
정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절실히 느끼게 하는 장면이었다.

홍상수 감독의 이번 영화는 그나마 전작에 비하면 뭔가 느낌(?)이 와서
전작에 비하면 많이 친절해(?)진 것 같다.
그의 적나라한 일상의 고발은 관객들로 하여금 늘 치부가 드러난듯한 묘한 느낌을 주곤 한다.
친절해지긴 했어도 절대로(?) 추천할 수는 없는 영화다.
추천하면 돌 맞기 십상이니깐...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혈의 누 - Blood Rai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는 원래 5월에 보고 싶었는데...
마침 같이 간 그분이 별로(?)라고 하는 바람에...
기회를 놓친 후 이제야 보게 되었다.

조선시대 연쇄살인사건이란 조금은 색다른 소재를 다루며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스릴러라서 상당히 흥미가 간 영화였는데
동화도라는 외딴 섬에서 한 명씩 잔인하게 살해되가는 과정과
이를 수사해나가는 과정이 리얼하게 잘 그려졌다.

다만 아쉬움이 남는다면 범인의 정체가 너무 쉽게 드러나고...
범행 동기 등을 보여주는 후반부가 좀 늘어지는 감이 있다는 점
스릴러의 일관성을 유지했다면 좀 더 괜찮은 영화가 되었을 듯하다.

이 영화는 고립된 섬 안에서 희생양을 필요로 했던
이기적인 인간들과 그들에게 동조할 수밖에 없던 인간의 나약한 모습들
특히 마지막에 섬 사람들이 보여 주는 마녀사냥식의 적나라한 집단 광기는
국가를 비롯한 집단이 개인을 어떻게 짓밟을 수 있나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수사관 원규 역의 차승원은 기존의 코믹이미지가 있어
그런지 좀 연기가 어설픈 것 같았는데
장진 감독의 '박수칠 때 떠나라'에서도 검사 역을 한다는데 볼까말까 고민이 되는군...ㅋ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로픽 썬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외 / CJ 엔터테인먼트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액션 스타 터그 스피드맨(벤 스틸러), 오스카 5회 수상자 커크 라자러스(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코믹배우 제프 포트노이(잭 블랙) 등 개성이 강한 배우들을 이끌고 전쟁 영화를 찍어야 했던  

신출내기 감독은 제작자 레스 그로스맨(탐 크루즈)의 압박과 원작자 클로버(닉 놀테)의 조언에 따라  

배우들을 실제 정글로 끌고 가 실감나는 영화를 찍으려 하지만...

 

주연 배우들이 등장하는 광고와 영화 소개로 영화를 시작해 독특한 오프닝을 선보인 이 영화는 

(사실 초반의 주연 배우들 영화소개가 이 영화 최고의 명장면이 아닐까 싶다.)  

영화 촬영을 위해 정글로 내던져진 배우들이 실제 마약조직과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서 벌어지는 코믹한 장면들을 담아낸다.  

이 영화에서 돋보이는 것은 역시 배우들의 화끈한 연기 변신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거의 흑인이 되었고, 탐 크루즈는 대머리 다혈질 제작자로 완전히 망가져줬다.  

사실 내용 자체는 전형적인 벤 스틸러표 화장실 유머가 전쟁 영화에 사용되었다는 것 빼곤  

특별할 것은 없지만 인기 배우들이 총출동해서 기존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  

이 영화를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존 보이트, 토비 맥과이어 등  

많은 유명 배우들이 잠깐씩이나마 얼굴을 내미는 걸 찾아보는 재미도 솔솔한 영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추방과 탈주 트랜스 소시올로지 2
고병권 지음 / 그린비 / 2009년 1월
장바구니담기


'생각'은 갖는 게 아니라 '낳는' 것이다.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행동할 수 있을 때, 우리는 '생각하며 산다'고 할 수 있다.

생각한다는 것은 몇 가지 선택지 중에 정답을 찾는 일이 아니다.
생각하는 힘은 삶의 길을 선택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삶의 길을 창출하는 데 있다. -146쪽

생각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그것은 아무런 생각 없이, 관성대로 살지 않는다는 뜻일 것입니다. 공부한다는 것, 뭔가를 배웠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요. 이제는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산다는 뜻 아닙니까. 그냥 정해져 있는 대로, 명령받은 대로, 습관대로 살지 않는 것, 남들 말하는 대로 생각 없이 살지 않는 것, 그것이 공부라고 감히 말씀드려 봅니다.

책이 세상의 나무와 인간의 정신을 낭비하는 소비재가 아니라, 사람과 세상을 새로 만드는 생산재여야 한다고 믿습니다. 독서로 얻은 지식이 단지 내 호기심을 채우고, 나를 치장하는 것에 머문다면 그것은 공부가 아닐 겁니다. 우리는 나를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독서를 하고 싶습니다. 책에는 바로 그런 힘이 있습니다. -20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촘스키, 변화의 길목에서 미국을 말하다 - 누가 감히 '한다면 하는' 나라 미국을 막아서는가
아브람 노엄 촘스키 지음, 장영준 옮김, 데이비드 버사미언 인터뷰 / 시대의창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계적인 석학 촘스키와의 인터뷰를 정리한 이 책은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지위를 유지했던 미국의 적나라한 정체를 폭로하고 있다.

세계의 경찰,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는 미국은

중동, 남미를 비롯한 세계 도처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 나라 사람들의 인권을 짓밟는 정부를 옹호하고, 그런 세력의 쿠테타를 조종하며  

지구를 전쟁터로 만들면서 세상을 미국의 입맛대로 요리하고 있었다.

 

이런 폭력을 자신들은 마음껏 휘두르면서 자신들과 비슷한 짓을 하려는 이라크, 이란, 북한 등의  

국가들을 악마로 간주하고 무차별적 공격을 해대는 게 미국이다.  

사실 진정한 악의 축은 미국이었다. 감히 자신들만이 할 수 있는 행동을 힘 없는 작은 나라들이  

하는 걸 가만 놔두지 못하는 게 미국의 속성이다.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모든 국가는 곧 악이라는 게 바로 미국의 논리이자 그들의 정의였고,  

이것이 그대로 통하는 게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이다.

 

그야말로 지구상의 마피아 보스라 할 수 있는 나라가 미국이다.

겉으로는 합법적인 사업가처럼 가면을 쓴 채 위선을 행하지만

뒤로는 각종 범법을 저지르면서 사람들을 죽이고 괴롭히는 마피아 보스가 바로 딱 미국인 것이다.

그런 마피아 보스의 친한 친구랄까 똘마니(?)가 바로 이스라엘이다. 

2차 대전 당시 히틀러에 의해 인종청소를 당하는 고통을 겪었지만

팔레스타인 땅에 원주민들을 내쫓고 이스라엘이라는 인위적인 나라를 세운 후  

그들은 중동지역에서 끊임없이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우리는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을 괴롭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이스라엘이 전 아랍국가들을 고통 속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이스라엘을 미국이 왜 지원하느냐 하면 중동을 자기 맘대로 주무를 수 있도록 해주는  

첨병 역할을 하는 게 이스라엘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지구라는 거대한 마피아조직의 중동 지역 보스가 바로 이스라엘인 셈이다.

지금도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등지의 사람들에게 그들이 나치에게 당한 것과  

같은 고통을 가하고 있는 게 이스라엘의 정체였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베네수엘라의 차베스가  

이런 깡패 같은 미국에 분연히 맞서 싸우는 정의의 투사(?)라는 사실이다.

우리에겐 독재자이자 돌출행동을 일삼는 인물로 인식되었지만

그는 오히려 미국에 종속된 라틴 아메리카의 경제체제를 개혁하고

자국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영웅(?)과 같은 인물이었다.

 

'우리는 한다면 한다'는 무대포 정신의 미국의 악행은  

단지 부시와 같은 극우적 성격의 정권만이 행한 것이 아니었다.  

케네디를 비롯한 모든 미국 정부들이 자신들의 국익을 위해서는 그 어떤 짓도 서슴지 않고 행했다.

남이 하면 국제법 위반이고, 자신이 하면 정당한 미국의 논리 앞에 

오직 미국이 하라는 대로 하는, 말 잘 듣는 나라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질서가  

현재의 국제질서라고 할 수 있었다.

이번에 최초로 흑인 대통령 오바마의 민주당 정권이 새로 들어섰지만

과연 그동안 미국이 행한 악행을 바로잡을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미국이란 나라가 누린 기득권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런 마피아 같은 미국이 진정 세계의 모범국가가 되기 위해서

촘스키는 국제사법재판소와 국제형사재판소의 재판권 수용,

교토의정서 조인 및 수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거부권 포기 등을

대안으로 제안하지만 과연 미국이 이를 실행할 가능성이 있다고는 보여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촘스키와 같은 석학들과 그의 의견에 동조하는 세력들이 계속 늘어난다면  

언젠가는 미국의 패권주의를 종식시키고 세계 모든 나라들이 평화롭게 서로 도우며  

살아갈 날이 올 거라는 작은 희망도 가져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