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 해링 베이식 아트 2.0
알렉산드라 콜로사 지음, 김율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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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에 대해서는 그리 잘 알지 못하지만 키스 해링이라는 이름은 충분히 친숙한 편이라 과연 그의

작품들은 어떤 게 있고 그의 인생은 어떤지 궁금하던 차에 미술 전문 출판사 마로니에북스가 선보인

이 책에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을지 궁금했다. 1990년 31세의 젊은 나이에 에이즈로 사망한 키스

해링은 어릴 적부터 예술적 기질을 발휘해 아버지의 후원을 받았다. 보통 예술가들이 부모의 반대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은 다른 작가들에 비하면 운이 좋은 편이라 할 수 있었다. 뉴욕의 시각

예술학교에 등록해 수업도 듣고 장 미셸 바스키아와도 친분을 쌓으면서 전통적인 미술 기관보다는

거리의 미술가로 활동하기 시작한다.  



그의 작품들은 비닐 방수포에 비닐 잉크로 만든 작품이 많을 정도로 일반적인 예술가들과는 작업 방식도

다르고 뉴욕 지하철 등 공공장소에 마치 낙서하듯 남긴 작품들도 적지 않았다. 이렇게 대중들과 가까이

호흡하면서 그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이끌어내 단숨에 예술계의 슈퍼스타로 각광을 받지만 자유로운

성생활은 주변 사람들이 에이즈에 걸리면서 자신도 죽음의 그림자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결국 에이즈

양성 반응을 받은 이후 그는 성생활보다는 건강에 더 많은 관심과 중요성을 두며 삶의 방식을 바꿨다.

남은 날이 얼마 없음을 알게 되면서 더욱 삶과 작품 활동에 마지막 열정을 불태웠던 키스 해링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남겨 현대미술의 역사에 있어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렇게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제대로 몰랐던 키스 해링의 삶과 예술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는데 딱 보면 잊혀지지 않는 그의 작품들을 보면서 키스 해링의 진가를 새삼스레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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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윤순식 옮김 / 미래지식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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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 중 한 명인 니체에 대해서는 '신은 죽었다'는 말과 허무주의 등 막연한

이미지만 갖고 있다. 예전에 '곁에 두고 읽는 니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그나마 어려운 니체의

사상을 쉽게 풀어내어 이해에 도움을 주었는데 드디어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사실 난해하다는 얘기가 많아 쉽게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도대체 차라투스트라가

무슨 말을 했는지 궁금해서 무모한 시도를 하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인 차라투스트라는 세계사 시간에 배우는 조로아스터교의 창시자 조로아스터의 현대식

표기로 조로아스터는 그리스식 표기이다. 이 책에서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를 내세워 그의 생각을 표현

하는데 초반부부터 '초인' 등 핵심 개념이 등장한다. 인간은 짐승과 초인 사이에 걸쳐 놓은 하나의 밧줄로

인간의 위대한 점은 인간이 다리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데 있고, 인간이 사랑스러운 점은 그가 건너가는

존재이며 몰락하는 존재라는 데 있다고 말한다. 정신이 낙타가 되고 낙타가 사자가 되고 사자가 아이가

되는 세 가지 변화를 말하는 등 선문답을 하는 것 같은 내용이 계속 이어진다. 고뇌와 무능이 모든 피안의

세계를 꾸며냈고, 더 이상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 가련하고 무지한 피로감이 모든 신을 만들고 내세를

만들어 냈다고 말하는 등 여러 가지 주제에 대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끝맺으며 자신의

의견을 들려준다. 제1부의 끝은 "모든 신들은 죽었다. 이제 우리는 초인이 나타나기를 바란다. 이것이

언젠가 찾아올 위대한 정오에 우리의 마지막 의지가 되게 하라!'로 이렇게 1부에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내용이 바로 등장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신을 부정하며 스스로 자신의 의지를 펼치고 그 어떤 순종도

거부하는 자인데 이렇게 인간 세상을 초월한 듯한 차라투스트라의 행보를 쫓아가기는 솔직히 쉽지

않았다. 마지막 4부에서는 긴 여정에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여러 가지에 대한 생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이렇게 500페이지를 훌쩍 넘는 이 책을 간신히 다 읽을 수 있었는데 솔직히

내용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좀 더 천천히 곱씹으면서 그 의미를 음미해봐야 니체가

이 책을 통해 전하려고 한 메시지를 제대로 깨달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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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락의 아내
토레 렌베르그 지음, 손화수 옮김 / 작가정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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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서점대상이 있는 건 알고 있는데 노르웨이에도 서점연합상이란 게 있고 이 책이 2020년 수상작

이라고 한다. 노르웨이라고 하면 해리 홀레 시리즈의 요 네스뵈 외에는 딱히 생각나는 작가가 없는데

띠지에 이 책의 저자 토레 렌베르그를 '노르웨이 문학의 거대한 기둥'이라고 표현하고 있어 어떤 작가

인지 궁금했다. 띠지에는 '나는 살인자가 아니다. 사랑으로 가득 찬 남자일 뿐'이란 글귀를 적어놓아서

제목의 톨락의 아내에게 과연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표지의 남자인 톨락이 아내를 죽인 것일까 하는

호기심을 유발했다.


톨락이란 남자의 독백같은 얘기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얘기가 전개된다. 딱 자연인 스타일의

무뚝뚝한 남자 톨락에게 만인의 여인 잉에보르그가 인연이 된 건 잘 납득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같은

마을에 사는 헬레이크 부인의 아들인 지적장애아 오도를 데려와 자식처럼 키우게 되는데 이미 남매를 

두고 있던 부부에게 장애아를 키우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잉에보르그에게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톨락은 오도와 함께 이를 수습한 후 그녀가 집을 나간 것처럼 실종신고를 한다. 그리고 그녀가

없는 삶을 톨락과 오도가 함께 살아간다. 처음 띠지에 적힌 문구만 봤을 때는 왠지 영화로 봤던 '나를

찾아줘'와 비슷한 내용이 아닐까 하고 어림짐작했었는데 전혀 뜻밖의 전개를 선보였다. 문체가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담담하게 읊조리는 듯한 회한에 가득찬 남자의 얘기는 확 와닿지는 않았는데 오도의

비밀과 마지막에 죽음이 멀지 않은 톨락이 자녀들에게 엄마의 진실을 들려주는 장면과 뜨거운(?) 

마무리는 묘한 여운을 남겨 주었다. 톨락이란 남자에게 그리 감정이입이 되진 않았지만 마치 노르웨이의

날씨가 이렇지 않을까 싶은 스산한 분위기에 드러나는 진실과 무거운 진실을 짊어지고 살았던 한 남자의

얘기가 묵직하게 그려진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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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 달 여행 -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자동차로 3000마일
김춘석 지음 / 스타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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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는 코로나 사태로 한동안 해외여행의 문이 굳게 닫혔다가 서시히 해외여행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물론 아직은 항공권 가격 등이 훨씬 비싸 예전처럼 저비용으로 여행을 갈 수 있는 여건은 안 되지만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기대가 되는데 이런 상황에 발 맞추어 각종 여행서적들도 하나둘 출간되고 있다.

이 책도 코로나 사태 이전에 미국 한 달 렌트카 여행을 했던 저자의 여행담을 담고 있는데 샌프란시스코

에서 뉴욕까지 무려 3000마일의 거리를 한 달간 대륙횡단하는 얘기라 과연 어뗜 흥미진진한 얘기가

펼쳐질지 기대가 되었다.


여행계획의 수립과 사전 준비를 간략하게 소개한 뒤 4명의 어르신(?)들이 렌트카로 여행하는 애기를

매일 일기를 쓰는 것처럼 보여준다. 나라면 렌트카로 낯선 외국을 한 달 이상 다니는 여행은 엄두조차

나지 않는데 용감한 네 명의 아저씨(?)들은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샌프란시스코를 돌아본 후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시작으로 미국의 유명 자연관광지들은 거의 섭렵하는 수준이었다. 직접 찍은 사진들이

실려 있는데 정말 대자연의 경이로운 광경들을 간접체험이나마 하는 재미가 솔솔했다. 그랜드 캐니언

등 유명 관광지들은 여행상품들이 여럿 있지만 이 책에선 여행상품들에는 없는, 혼자 찾아가기는 쉽지

않은 곳들을 적극적으로 찾아가서 사진과 관련된 얘기를 들려준다. 빡센 일정의 여행이고 사람마다 

여행 취향도 다르다 보니 갈등의 흔적도 종종 드러나는데 그래도 나름 원만하게 해결을 한 것 같다.

22일이 되어서야 위스콘신주에 도착하는데 이때부터는 대부분 대도시에서의 관광이 주를 이룬다.

시카고, 워싱턴, 뉴욕으로 이어지는 대장정의 후반부는 예술과 역사여행이라 할 수 있었는데 내가 가고

싶은 미술관 등을 맛보기 할 수 있었다. 미국 대륙 횡단 렌트카 여행으로 아쉬웠는지 부록으로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을 소개한다. 개고생 여행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버킷 리스트에도 종종 올라 있는 이

여행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11일간의 여행인데 지루할 것 같은 장기간의 기차 여행에서

러시아인 승객과 우정을 나누며 나름 아기자기한 얘기들을 들려준다. 이 책을 보니 정말 해외여행을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는데 그럴 여건이 되지 않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저자처럼 은퇴하고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여기저기 많이 다닐 수 있을텐데 하는 부러움과 질투가 일었는데 나도 

언젠가는 그럴 날이 올 거라 기대하며 책으로나마 즐거운 여행을 떠날 수 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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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이야기
이광표 지음 / 작은박물관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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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대표하는 문화재 중의 최고의 가치를 지닌 국보에 대해서는 관심이 많아서 '국보, 명장면을 

담다', '하브루타 국보여행'이란 책을 봤지만 여전히 갈증이 나던 중에 국보와 관련된 풍부한 얘기들과

국보 목록까지 수록하고 있는 이 책을 만나게 되어 그동안 가려웠던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지 않을까 

기대가 되었다.


저자는 미술사학 전공에 문화부 기자 출신이어서 나름 전문성과 대중성을 겸비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 책에선 총 6장에 걸쳐 '국보란 무엇인가', '국보에 얽힌 화제', '국보 미스터리', '야외 석조물 국보의

훼손과 보수', '국보의 도난과 약탈, 가짜 사기극', '국보의 아름다움 - 국보 비교 감상'으로 다양한 

얘기들을 들려준다. 먼저 국보의 개념과 지정 및 해제절차, 국보의 역사 등을 들려준다. 2005년에 출간된

책이라 국보 1호 재지정 논란을 다루고 있는데 지금은 아예 공식적으론 번호를 없애버려서 좀 어이

없게 논란이 끝을 맺었다. 1호라는 상징성으로 숭례문 대신에 훈민정음 등으로 1번을 바꿔야 한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그렇다고 번호 자체를 없애니 반가사유상 등 같은 이름의 국보는 표시하기가 어려운 

문제도 발생했다. 그리고 숭례문의 가치 폄하도 심했는데 보물 제1호였던 흥인지문과는 확실히 가치가

다름을 잘 알 수 있었다. 이 책 출간 당시 국보가 307건이었는데(인터넷으로 확인해 보니 현재 337건

으로 보임) 그중 고려시대 국보가 96건으로 가장 많았고 국립중앙박물관이 56건을 소장해 최다를 

기록했다. 지정번호에 여러 건이 있는 경우도 많았는데 동궐도도 고려대와 동아대에 각 한 점씩 있고,

국보의 가격은 물론 산정할 수도 없지만 보험가를 기준으로 하면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이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문화교류전 출품 당시 5천만 달러, 당시 환율로 약 400억 원을 기록해

최고가로 남아 있다.


국보에 대한 흥미로운 얘기들이 많은데 황남대총 북분 출토 금관은 왕의 금관이 아니라는 점, 다보탑의

층수나 천마도의 정체에 대한 논란 등을 들려준다.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 실내에 있는 경천사 10층

석탑의 수난의 역사나 닮은 꼴인 탑골공원에 있는 원각사지 10층의 야외 보호각 설치 문제 등을 다룬다.

국보의 수난사는 생각 외로 많았는데 도난 사건이 여러 건이었다. 2003년 국립공주박물관에 있던 공주

의당 금동관음보살입상 등을 박물관에 침입해 훔쳐간 사건 등은 물론 국보 238호 소원화개첩은 개인

소장이었는데 2001년 도난 당한 후 아직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니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해외에 있는

문화재는 국보로 지정할 수가 없어 직지심경, 안견의 몽유도원도 등은 여전히 국내에선 볼 수 없고,

국보 제274호로 지정되었던 거북선별황자총통은 가짜를 국보로 만든 희대의 사기극이어서 274호는

영구결번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있었다. 국보 비교 감상은 이 책의 백미라 할 수 있는데 비슷한 국보를

비교 대조해 보는 재미가 정말 솔솔했다. 수덕사 대웅전과 부석사 무량수전을 필두로 중원 고구려비 등

총 6점의 비석들을 비교해보는 것으로 마무리를 한다. 마지막에 부록처럼 국보 제1호부터 제308호까지

목록을 수록해놓아 국보를 찾아보기 좋게 해놓았다. 국보에 관한 상당한 정보와 얘기들을 수록해서

감히 국보의 바이블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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