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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게임
양동근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프로야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누구나 선동열과 최동원이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들임을
인정할 것이다. 개인적으론 두 투수가 내가 좋아하는 팀의 투수들이 아니라서
애정을 갖고 있진 않았지만 그들이 남긴 기록과 업적만은 분명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선동열이 남긴 신화는 여전히 한국 프로야구의 불멸의 기록이라 할 수 있는 반면
작년에 고인이 된 최동원의 경우 프로야구 초창기에 강렬히 불타올랐지만
선수생활의 마무리와 그 이후의 생활들이 순탄하지 못해 안타까움을 준 선수였다.
이 영화는 80년대 최고의 투수라 불리던 최동원과 선동열의 맞대결을 그려내고 있다.
84년 전무후무한 한국시리즈 4승의 신화를 썼던 최동원은 그동안의 혹사로 인해
차츰 내리막길을 걷게 되고, 떠오르는 태양 선동열은 86년 0점대 방어율과 팀을 우승으로 이끌면서
최동원을 넘어서는 최고의 투수 반열에 올랐다. 이런 두 투수의 맞대결은 총 3번 성사된다.
영화는 특히 마지막 대결이었던 1987년 5월 16일 경기를 중점적으로 다루는데
두 선수는 200구 이상을 던지며 15회 완투를 한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한다.
요즘같이 투수분업화가 이뤄지고 선수 보호를 철저히 하는 시대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인데
두 선수는 자존심 아니 선수생명을 걸고 한판 대결을 벌였다.
영화는 두 투수의 특별한 인연과 자존심 대결을 흥미롭게 그려내는데 그 당시 활약하던 선수들과
감독들을 만날 수 있어서 더욱 재미를 더했다. 특히 최동원(조승우)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던
김용철과 파마머리의 김일권은 화장실에서 1차전(?)을 벌인 후 최동원이 김일권에게
고의성 빈볼을 던지자 롯데와 해태 양팀의 벤치 클리어링에 앞장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리고 실제 선수가 아닌 박만수란 캐릭터를 집어 넣어 감동을 더하려고 했는데 영화로서의 재미와
감동은 더할 수 있었지만 개인적으론 좀 더 사실에 충실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혼란을 준다). 최동원과 선동열이란 한국 프로야구
불세출의 스타를 주인공으로 한 이 영화는 야구의 매력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