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책 구매하면서 쿠폰 사용하려면 불필요한 기프트 상품 고르느라 힘들었는데,

이제는 그냥 초콜릿도 괜찮겠구나 싶어서 신상 초콜릿 구매해보았습니다.


'부샤드 나폴리탄 카라멜 씨솔트 초콜릿'으로 먼저 구매해 보았는데요.

이름에서 말하는 그대로 짠맛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달콤한 초콜릿으로 녹으면서 흐뭇하게 먹다가,

중간 정도 녹으면 슬슬 짠맛이 살짝 올라오고,

거의 마지막에는 소금 알갱이(?) 같은 게 입속에서 굴러다닙니다.


맛있어요. 그냥 먹는 것보다 알코올과 더 잘 어울리는 맛인 듯하고요. ㅎㅎㅎ

다음에[는 아직 맛보지 못한 나머지 두 가지를 먹어보겠습니다.


아, 총 무게만 나와 있어서 도대체 초콜릿이 몇 개나 들어있을까 궁금했는데요.

네. 그것도 한번 세어보았습니다. ㅋㅋㅋ

총 23개가 들어있었어요.

사이즈는 작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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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1-14 0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거 다크가 좋더라고요!!!!!

구단씨 2023-11-14 23:00   좋아요 0 | URL
세 가지 맛 다 먹어보려고요. ^^

Breeze 2023-11-14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있어요?

구단씨 2023-11-14 23:00   좋아요 0 | URL
양에 비하면 조금 비싼 느낌도 있긴 한데, 요즘 물가가 하도 비싸니 그러려니 싶기도 하고요.
맛도 괜찮고요.
 
루나의 전세역전 - 전세 사기 100% 충격 실화, 압류부터 공매까지
홍인혜 지음, 정민경 감수 / 세미콜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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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많은 사람이 전세살이를 하고, 때로 전세사기를 당하고 있을까. 한 번씩 뉴스를 볼 때마다, 도대체 작정하고 전세사기를 치는 이들의 심장은 얼마나 크고 단단할까 싶기도 하다. 내 심장은 콩알만 해서, 누가 안 좋은 소리 살짝 해도 가슴이 벌렁거리는데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아직 전세나 월세로 살아본 적이 없다. 부자여서가 아니다. 시골에서 살다 보니, 부모님 그늘 아래 있다가 보니, 그렇게 됐다. 부모님도 남의 집 월세도 살았고, 엄마의 친정 방 한 칸에 의지하고 살았던 적도 있다고 했다. 내가 어렸을 때라 기억에 없는데, 암튼 그렇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오래된 시골집 손댈 엄두가 나지 않아서 걱정만 하던 몇 년 전에 엄마가 했던 말이 있다. 초라하고 오래되고 낡은 집이지만, 누가 나가라고 할 일 없으니 마음은 편하게 살고 있다는 엄마의 말은 현재의 내 마음과 비슷하다. 지금 내가 사는 집은 은행 지분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자가이니 누가 쫓아내지는 안 할 테니까, 무너질 때까지 그냥 살면 된다, 라는 마음이지만, 이것도 썩 유쾌하지는 않다. 오래된 아파트, 여기 저기 손을 봐야할 곳이 생길 때마다 머리가 아프다. 그래도, 기한 됐다고 나가라고 하거나, 매월 월세 내다가 허리가 휘거나 하지는 않을 테니, 그나마 다행인가. 아니다, 매달 꼬박꼬박 은행에 이자도 내고, 원금도 갚고 있으니, 이게 바로 은행에 내는 월세인가. ,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거다. 여긴 지방의 소도시고, 집값이 수도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으니 자가로 사는 게 가능한 일이다. 여동생 집 팔아서 여기로 오면, 우리 아파트 5채 넘게 살 수 있는 게 현실이다.


전세 사기 100% 충격 실화라고 하니, 이보다 더 현실감 넘치는 교과서가 있을까 싶다. 많은 사람이 그 보증금을 넣으려고 뼈를 갈아 넣기도 한다는 것을. 목돈 마련하느라 몸과 마음이 지친 상태에서 기어코 보증금을 마련한 후에 드는 안도감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이제 이 몸 뉠 곳이 생겼으니. 이제 똑순이가 되어 세입자로 들어갈 집에 문제가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한다. 이 정도면 문제는 없겠지 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던 나날. 중간에 집주인이 바뀌었다는 통보에 걱정도 했지만, 흔하게 있는 일이라는 설명에 안도하기는 일렀다. 다시 이사해야 하는데, 문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한다. 집주인이 소송에서 패소하고, 보증금을 받아야 할 집에 압류가 되고, 집이 경매에 넘어가고, 낙찰자가 생긴 것을 기뻐하기도 전에 집주인이 공탁을 걸고 경매를 막는다. 이거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 사실 나도 잘 모르겠지만, 법이란 절차가 이렇게 저렇게 가능하다는 것에 놀라울 뿐이다. <한블리>에서 교통사고 처리 과정에서 공탁금을 걸고 어쩌고 하던데, 공탁금 제도의 허점도 같이 확인한 터라, 루나의 전세 사기 집주인이 공탁금을 걸어 경매를 막았다는 것도 참 웃기다.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 하고, 손해를 끼쳤으면 피해를 배상해줘야 하는데, 이놈의 집주인 뻔뻔하기도 하다. 피해도 해결하기 싫고, 집도 갖고 싶고. 나쁘네, 진짜.


겪어본 사람은 안다. 나에게 닥친 문제인데, 내가 해결할 방법이 없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내 문제인데, 내가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다른 사람이 해결해야만 끝나는 문제라는 게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집주인이 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기다리는 거 말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게 말이 안 되는데, 이게 현실의 법이라니, 또 한 번 헛웃음이 난다. , 이제 뭘 할 수 있을까. 가만히 기다린다고 해결되지 않으리라는 건 이미 알았으니, 저자는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해보기로 한다. 낙찰 방법과 세금 등등 모든 것을 혼자 공부하면서 공매를 알아본다. 진짜 사람이 벼랑 끝으로 몰리니 기적을 일으킬 힘이 생기기도 하는가 보다. 아니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말고, 저자가 할 수 있는 게 또 뭐가 있다고. 의지가 활활 불타오르다 못해 숯이 될 때까지 해 봐야지.


문장 하나하나가 눈앞에 그려질 정도로 실감이 난다. 매일 뉴스에서 보는 소식, 실제 내가 사는 이 지역에서도 대학교 근처의 어마어마한 원룸 전세사기가 있었다. 가해자들에게는 하룻밤 유흥비로 쓰는 돈이, 누군가에게는 전 제산 털어도 모자라서 대출까지 끌어와 마련한 돈이라는 걸 정말 모르는 걸까. 전세 사기 사건을 스스로 해결하는 저자의 노력과 고통과 눈물이 그대로 보인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3년여의 시간이 걸렸고, 그 과정에서 겪는 정신적 육체적 고통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듯하다. 일상이 마비된다는 게 이런 거였다. 일을 하고, 밥을 먹고, 잠을 잔다고 해서 일상이 평온하게 흘러가는 건 아니다. 매 순간, 매달, 매년 이 문제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을 테고,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문제를 해결하느라 애쓴 순간들이 저자의 온 몸에 남아 있을 거다. 인류애를 믿고 집주인의 말을 믿으며 원만한 해결을 기대했던 것도 잠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결말에 이르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놀랍기만 하다. 이게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당연히 받아야 할 내 돈을 이렇게까지 해야만 겨우 받아낼 수 있는 거라고? 이게 우리 사는 현실에서 수도 없이 일어나는 일이라는 게 더 큰 문제겠지. , 고통과 탄식으로 *타워도 쌓을 수 있겠다.


이 책 한 권 정독하고 집을 구하면 어느 정도 안심이 되지 않을까 하며 의지하고 싶을 정도다. 특히 이 책의 감수를 맡은 전문 변호사조차 놀랄 정도로 꼼꼼하고 방대한 정보를 담아냈다고 하니, 복잡하고 막막한 관련 법률 용어도 조금은 쉽게 공부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살면서 전세 사기 당하지 않는다면 더 좋겠지만, 모르는 일이다. 저자는 알았겠나, 자기에게 이런 일이 닥칠 거라는 걸? 뭐든 알아둬서 나쁠 거 없다고 생각하는 나이기에, 이 책에 담긴 정보도 살아가면서 분명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를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다. 단지 전세사기 때문이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세입자로 살아가는 나날에 필독서가 될 거다. 저자에게 박수를 쳐 주고 싶을 정도다. 무너지지 않고 끝까지 싸우느라, 고생하고 애썼다. 저자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저자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저자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다. 제발, 이 땅에서 이런 몹쓸 짓이 사라지기를, 나도 간절히 바란다.



#루나의전세역전 #루나 #홍인혜 #전세사기 #세입자필독서 ##책추천

#집구할때꼭확인할것 #대한민국현실스릴러 #전세사기100%충격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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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짧고 기억은 영영...

제목이 너무, 좋은 거 아냐.


제목만 보고 클릭했는데, 이주혜 작가 신작이네.

<자두>가 좋아서, 출간된 모든 책을 읽지 못했어도 관심두었는데.

찾아보니, 생각보다 출간작이 많다.


이 계절이 너무 잘 어울리는 제목의 신간. 기억해 둬야지.

계절은 짧고 기억은 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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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브루 파우치 엘살바도르 SHG EP - 40ml*5ea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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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커피가 제일 맛있다는 내 입맛에도 과하지 않은 진함과 고소한 끝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부담스럽지 않은 아메리카노 마시기에 딱 좋았고, 다음번에는 우유와 함께 라떼로 마셔봐야겠다. 재구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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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시민교양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독서 지도에 관련 수업을 열었기에 신청했다. 사실 어린이 독서 지도에 관심이 있어서 신청한 건 아니다. 정말 단순하게, 어차피 독서에 관한 이야기는 같은 거 아닌가 생각했다. 어쩌면, 이 수업을 듣고 나면 책을 조금 더 잘, 재밌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지금 절반이 조금 넘어가는 회차의 수업을 듣고 있는데, 솔직히 어린이 독서에 관한 내용이 성인 독서와 많이 다르긴 하다. 그런데도 수업은 재미가 있다. 뭐랄까, 마치 책 읽기의 시작을 배우는 느낌? 이렇게 책을 읽고, 이런 방식으로 책을 고르고, 아이가 한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골라주는 책의 수준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등등. 책을 읽는 습관과 의미는 이렇게 시작해야 하는 거라고 배우는 것만 같다. 실제로 수강생의 대부분은 아이에게 책을 잘 읽히고 싶다는 엄마들인만큼, 아이에게 책을 읽히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선생님이 가끔 숙제도 내어주시는데, 이번에는 아동시를 하나씩 골라오라고 하셨다. ‘주로 어린이를 독자로 예상하고 어린이의 정서를 읊은 시라는 동시 말고, 어린이가 지은 시를 찾아보고 마음에 드는 시를 한 편씩 가져오라고. 검색해서 찾아보니, 어린이가 쓴 시를 엮은 책이 생각보다 많았고, 그 중 몇 편을 읽어보다가 혼자 웃고 뭉클해지고 그랬다. , 이래서 아이의 시선을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깨달음? 아이들도 말을 안 했을 뿐이지 자기 안에 참 많은 생각을 깊게 하고 있구나 싶은 기특함 같은 거 말이다. 읽다가 페이지 끝을 접어놓은 몇 편이 있어서 소개해주고 싶다.


<용돈>

오늘 용돈 받는 날이다.

엄마께 말해야 하지만

엄마가 힘들게 일하시는데

용돈 달라고 하기가

미안해서

말 못 하고 있다. (돌머리가 부럽다, 50페이지)


이 시를 읽고 있는데, 갑자기 가슴이 울컥하면서, 며칠 전에 만나고 온 조카가 생각이 났다. 고등학교 1학년, 아침 7시쯤 등교하면, 오후 4시쯤 하교하고, 집에 와서 잠깐 간식을 먹고 후다닥 학원으로 간다. 집에 일찍 오면 10, 시험기간이면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하고 온다고 새벽 2시쯤 들어오더라. 아이들이 커갈수록 부모와 대면할 시간이 부족해진다는 걸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제부와 맥주를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데, 아이들 얼굴 볼 시간이 정말 없다는 걸 알겠다고 말한다. 유일하게 아들과 함께 있는 시간이, 제부가 아침 출근길에 큰 아이를 같이 태우고 등교하는 때다. 그래봤자 10분 정도, 아들에게 요즘 별일이 없는지 묻거나 하는 소소한 일상을 나누는데, 그때 아들이 엄마 몰래 용돈 좀 달라고 하면 그렇게 기분이 좋다나. 매달 받는 용돈은 정해져 있고, 용돈이 없으면 엄마 카드 쓰기도 하는데, 엄마 카드 쓸 때마다 알림 문자가 가니, 마냥 엄마 카드만 쓸 수도 없고, 자기 용돈 모자란 부분을 아빠에게 sos를 치는 거다. 아빠는 엄마 몰래 아들과 공모하는 그 순간이 행복하다고 했다. 그게 뭐라고, 소박한 그 일상의 단면들을 기쁘고 즐겁게 여기며 살아가는 제부가 귀여웠다. 이 시의 주인공도, 엄마에게 용돈 달라고 하지 못한 말을 아빠에게 슬쩍 건네고 있지는 않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둘만의 비밀과 추억으로 그 시간을 그렸다면 즐거운 하루가 될 것 같아서.


<불평등 약속>

엄마께서 동생한테 약속하게 했다.

놀이터 가지 말고, 매일 공부하라고.

강화도 조약이 따로 없다. (돌머리가 부럽다, 76페이지)


이렇게 귀여운 조약의 비유가 또 있을까? 아마 엄마는 놀이터에 가지 말고 매일 공부하라는 게, 한 순간도 놀지 말고 공부만 하라고 말한 건 아닐 테다. 놀이터에만 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기만 하니, 적당히 놀고 공부하라는 의미일 것 같다. 하지만 놀다 보면 어디 적당히가 있을쏘냐. 우리 어릴 적 생각하면 바로 답이 나온다. 해가 저물어갈 때까지, 손에 흙 묻히고 놀던 시절이 저절로 떠오르는 건 나만의 기억이 아니겠지? ^^ 엄마가 나를 찾아 동네로 나와 저녁 먹으라고 할 때까지 놀았다. 도대체 그 시간까지 뭘 하고 놀았을까. 지금은 기억도 잘 나지 않는 그때의 장면들은, 바가지 머리를 하고 짧아진 바지를 입고 찍은 빛바랜 흑백사진 속에 머물러 있다. 불평등 조약이라도 힘을 휘두르며 자식에게 큰소리를 치는 엄마의 모습이 그리운 순간이 올 것을 이 아이들은 알았을까? 이제는 아픈 몸을 자식에게 의지하며, 삶의 많은 부분이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상을 감당하는 부모의 모습이 보기 힘들다는 것을. 때로는 강화도 조약 같은 불평등 조약을 자식에 부모에게 휘두르는 순간도 있다는 것을. 그러니 이 녀석들아, 엄마가 강요하는 약속의 의미를 한번쯤은 깊이 생각해주렴.


<구구단 외우기>

7단을 외우면 8단을 잊어버린다.

8단을 외우면 7단을 잊어버린다. (그럼 전 언제 놀아요, 52페이지)


, 요즘에 이 마음을 너무 공감해서 탈이다. 다 늙어서 공부하려니, 이 쉬운 것도 너무 어렵다. 이틀 만에 끝내고 시험 봤다는 사람도 많던데, 그게 내 얘기는 아니더라. 어제 배운 거 오늘 까먹고, 오늘 배운 거 내일 또 까먹을 텐데, 이거 계속 해야 하나 고민도 들고, 막 그런 나날이었다. 이 시를 보고 동병상련(?) , 그런 마음이어서 눈물이 날 뻔했다. 그래도 아이야, 구구단은 외워두는 게, 앞으로 해야 할 많은 공부를 생각하면, 구구단은 꼭 외워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이 늙은 아줌마도 지금 구구단 같은 거 외워야 하는데, 구구단보다 조금 더 어렵더라. 같이, 잘 외워보자. ?!


<나머지 공부>

나머지 공부하다가

선생님이 화내면

나는 가만 있다.

마음속으로는

나도 선생님을

혼내고 싶다.

그래도 참는다.

한글 다 알 때까지는

꾹 참을 거다. (그럼 전 언제 놀아요, 35페이지)


귀여워서 혼났다. 이 아이는 선생님이 화를 내는 동안 복화술로 엄청 화를 냈을지도 모르겠다. ㅎㅎ 내가 한글만 다 알게 되면, 그때만 되면, 가만히 안 있을 거야. 뭐 이랬을까? 혼나면서 얼마나 서러웠으면 선생님을 혼내고 싶다고 생각했을까.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은 이 마음을 표현할 길이 없다. 어른이 되어도 이런 순간이 찾아오고, 비슷한 감정을 갖게 된다. 얼마 전에 컴퓨터를 배우러 학원에 다녔다. 선생님 두 분이 수업을 나누어 들어오셨는데, 한분이 유독 말을 빠르게 해서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컴퓨터 전공을 하셨고, 거의 30년이 넘는 세월을 이쪽에서 뼈를 묻으신 분이, 내가 허덕이며 따라가는 이 공부가 얼마나 쉬워 보였을까. ‘이 정도면 다 알지?’ 하는 분위기로 100미터 달리기하듯 수업을 하시는데, 정말 괴로웠다. 매번 하나하나 질문을 하자니, 다른 수강생들이 수업 듣는데 피해가 될까 봐, 다 몰라도 그때마다 질문하거나 확인하지 못했다. 속으로 엄청 욕했다. 전문가인 당신과 백지 상태인 내가 어떻게 같을 수가 있냐! 이 수업만 끝나면 다시는 이 근처도 지나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일주일 후부터 다른 수업 들으러 그 학원에 간다. 수업 스케줄도 그 선생님 것밖에 없어서, 다른 선택이 없다. ㅠㅠ 다 배우고, 시험 볼 때까지는 꾹 참을 거다.


<날 위해서가 아니라>

부모님들이 혼낼 때

들어가는 말.

널 위해서야.”

그 뒤에

너가 이러면 부모가 욕먹어.”

날 위해서가 아니라

남한테 욕먹기 싫을 뿐이면서. (그럼 전 언제 놀아요, 127페이지)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쓴 시다. 예전의 초등학교 5학년은 마냥 아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초등학교 5학년은 많이 다르더라. 이 시의 주인공이 이렇게 썼다고 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많은 것을 보고 듣고 하면서 ‘-라떼의 기억을 떠올려 보면 그렇다는 거다. 30년이 넘는 시간의 차이를 두고 차이를 느끼는 게 당연하지만, 신체적 정신적 나이가 다르다는 것을 확연하게 느끼는 요즘이다. 얼마 전에 조카랑 자기 엄마랑 싸우던 모습이 이 시로 옮겨왔나 싶을 정도로 똑같아서 놀랐다. 공부와 진학 문제로 다투면서, 조카가 자기 엄마에게 그랬다. 자기가 좋은 학교 가는 게, 엄마가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하려고 그러는 거라고. 부모는 입버릇처럼 다 너를 위해서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게 사실이니까. 다만, 그게 아이와 생각이 다를 때 문제가 된다. 아이가 자신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 없으니까. , 답을 찾기도 어렵고, 서로를 할퀴며 상처가 범벅된 마음을 추스리는 것도 어렵더라. 그런데 이 시를 보고 있자니, 때로 우리는 이렇게 시를 써서라도 서로의 마음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의 생각과 부모의 생각이 다를 때, 계속 말로 주고받으면서 더 악화된 경우를 많이 봤다. 가끔은 한 박자 쉬어가듯, 감정과 생각을 정리해서 글로 주고받는 방법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로는 전화통화 하는 것보다, 이메일이나 문자로 전하는 마음이 더 차분해질 때가 있는 걸 보면, 아주 틀린 방법은 아닐 거로 믿는다.


초등학교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자연과 사계절을 벗 삼아 만든 공간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그려진다. 돌머리가 부럽다시집을 읽다 보면, 마냥 도시의 풍경은 아닐 거라는 배경이 보인다. 아이들에게 자연을 사랑하고, 시를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었다. 이 시간과 경험이 훗날 아이들이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게 만들지 저절로 그려진다. 때로는 사투리를, 때로는 틀린 맞춤법이 그대로 담겨 있기도 하다. 그 자연스러움이 아이들의 솔직한 마음을 더 진하게 전달하는 듯하다. 애써 꾸미거나 포장하지 않아도 그대로 보이는 말들 속에서 마음을 읽었다. 그 나이, 그 시간이 아니면 결코 알 수 없는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어서, 읽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예쁘고 기특해서, 귀엽고 솔직해서, 이렇게 깊게 생각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독자의 가슴에 그대로 담기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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