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의 요정
베아트리스 에제마르 지음, 박은영 옮김 / 여운(주)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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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에서와 일러스트 그림에서 느껴지는 아이들이 읽는 동화같은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아주 이쁘고도 아름다운 향이 나는 잔잔한 이야기의 소녀들이 읽는 책의 분위기를 주는데, 책을 읽고 나서는 향수의 역사까지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라 즐겁기 까지 하다.

​조향사인 아버지의 딸로 태어난 잔느는 조향사에 재능이 있는 소녀였다. 그녀의 향기를 맡는 후각은 타고났는데, 특히 아버지의 일에 그녀의 도움은 너무도 소중한 것이었다. 향수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고, 또 재능까지 있는 그녀는 파리의 아버지의 형인 삼촌의 향수가게에 아버지와 함께 가면서 그녀의 인생은 변화가 싹트기 시작한다. 삼촌은 그녀의 재능을 알 아보고, 자신의 향수가게에서 그녀의 재능을 펼칠 기회를 주는데, 그러는 사이 그녀의 삶은 베르사유 궁에 이르기까지 이른다.

베르사유 궁전의 후원인 트리아농의 정원에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되는 잔느.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들은 우리로 하여금 17세기 프랑스 궁중 문화를 간접 체험하게 한다. 향수가 어떠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지, 귀족들의 머리카락에 바르는 가루분에서 의복, 부채, 손수건, 가발, 장갑에 이르기까지 향수는 귀족들에게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그 사이에서 잔느의 향수에 대한 재능은 왕의 향수를 만드는 일까지 하게 되는데..

시골 조향사 집안의 후손으로 태어난 순수하고 소박한 잔느의 삶은 베르사유 궁전까지 이어지게 되는 이야기. 그리고 그녀를 사로잡는 향수의 이야기. ​아름다운 향이 솔솔 풍겨져오는 이야기에 점점 빠져드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그 사이에서 그녀의 사랑은 이루어질수 있을까? 아름다운 향을 만드는 잔느의 이야기와 향수의 역사에 대해서 빠져들 수 있는 책이었다.

그는 다시 얼굴 가까이로 손을 가져가서 다름 아닌 잔느 통바렐리가 왕을 위해 만든 특별한 향기를 느낄 것이다. 그리고 경탄할 것이다. 그렇다. 내가 원하는 건 바로 그런 것이다. 왕을 놀라게 하고,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를 매료시키는 향수 말이다. 결국 내 향수에 가장 어울릴 만한 이름은 오직 <왕의 향수>뿐이었다. (p.151)

잔느, 네게 조언하겠다. 바라는 걸 얻기 위해서는 너 자신만 믿어야 한다. 그리고 만일 네가 가는 길을 막아서는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포기하지 마라. 결코 포기하지 말고 싸워야 해. (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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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즈번드 시크릿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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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의 아빠인 남편의 아주 큰 비밀을 어느날 마주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나와 함께 살아온, 내가 알고 있었던 남편이 과거에 용서받지 못할 어떤 행동을 저질렀다면 당신은 용서 할 수 있을 것인가?

 

세딸의 엄마 세실리아는 어느날 다락방에서 남편 폴의 편지를 발견하게 되었다. 남편의 영수증 정리 상자속에서.

'나의 아내 세실리아 피츠패트릭에게' 라고 시작된 편지에는.

반드시 내가 죽은 뒤에 열어볼 것. 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남편 폴은 출장을 간 상태였고, 그녀는 이 편지를 읽어볼 것인가. 읽지 말 것인인가를 두고 몇일을 고민하게 되는데..

나라면, 궁금해서라도 당장 열어봤을 텐데, 어쩌면 그녀는 그 편지를 읽어보고 변하게 될지도 모르는 부부사이를 걱정해서일지도 모르겠다. 몇일간의 고민 끝에 남편의 오래된 편지를 열어보게 되는 세실리아는, 생각지도 못한 편지의 내용에 깊은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이런 저런 상상으로 빨리 편지를 열어보라고 재촉했던 나도 그 편지의 내용에 놀랐다. 정말 충격적인 남편의 과거. 세딸에게는 너무도 친절하고 자상한 남편 폴. 세실리아는 앞으로 두사람의 부부사이를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런지, 또 자신의 가정을 어떻게 지켜야 할지. 큰 충격에 빠진다.

 

자신의 딸이 누군가에게 살해된 이후 고통의 나날을 보내온 레이첼 할머니는 딸 자니를 죽인 사람은 그녀의 남자친구라고 단정짓고 한 남자를 증오하면서, 그리고 그의 살해동기를 알아내려는 힘든 시간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의 나머지 남은 자식 아들과 며느리에게 그리 살갑게 대하지 않으며 삶을 살아가는 와중에 어느날 사고를 일으키게 되는데.. 자니의 살해사건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 레이첼은 그동안의 삶의 고통을 조금은 덜어내게 되었을까..?

 

평생동안 자신의 곁에서 함께 자라면서 오직 하나뿐인 친구였던 사촌동생과 남편이 말하는 두사람의 사랑고백에 테스는 아들 리엄을 데리고 친정엄마가 계신 곳으로 떠나게 되는데, 그곳에서 오래된 예전 남자친구와 재회하고 남편의 외도사실에 대한 복수인지 모를 그녀만의 일탈을 시작한다.

 

이렇게 세 사람의 이야기가 한 마을에서 동시에 진행되면서 책의 이야기는 서서히 진실이 드러나고 얽히고, 풀리게 된다. 초반에는 집중을 잘 할수가 없을 만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이야기였지만, 초중반을 지나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확실히 들어오게 되고, 완벽하게 집중을 일으켜 계속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남편의 비밀은 과연 어떤 결말을 가져오게 될까?

 

 

그리고 책 속 주인공이 당신이라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정말 나와 연관지어서 생각하면서 읽었던 챙이 아닐까 한다.

읽을수록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점점 와닿았던 소설.

허즈번드 시크릿. 추천합니다. ^^

사람들은 보통 비극을 겪은 사람은 자동적으로 훨씬 높고 고상한 차원으로 올라간다고 믿지만, 레이첼이 보기엔 그 반대였다. 비극은 사람을 옹졸하고 편협하게 만든다. 위대한 지식이나 영감을 주는 일 따윈 없다. 레이첼은 인생이 잔혹하고 제멋대로라는 사실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세상엔 처벌받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는 사람도 있고, 조그만 잘못에도 끔찍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사람도 있다.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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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
제바스티안 피체크.미하엘 초코스 지음, 한효정 옮김 / 단숨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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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해부를 하는 장면들이 많아서 조금은 노골적이고 눈살을 찌푸리는 장면들이 있기는 하였지만, 그래서인지 더 생생하게 상상력을 부여하는 소설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한 편의 영화를 관람하는 것 같았다. 이 책이 조금 독특한 점은, 범죄심리 소설 작가인 피체크와 베를린 의대 법의학자 초코스라는 사람의 합작품이라는 것이다. 작가분은 독일 사이코스릴러의 제왕이라고 불린다고 하는데, 그런 그가 의대 법의학자인 사람과 함께 한 글이니 얼마나 생동감을 더 부여할지는 읽어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스릴감 넘치는 것은 물론, 중간 중간 극도의 긴장감과 마지막에 이루어지는 반전은 정말 재미있다! 라는 감탄사가 나올 정도이다.

 

책은 485 페이지에 달하는 꽤나 두툼한 책인데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읽을 수 있었다. '해부'라는 단어만 들어도 나는 질색을 하는 사람중의 한 사람이다. 학생이었을때, 학교에서 개구리 해부를 할때, 정말이지 너무너무 싫었던 기억이 '해부'라는 단어를 읽자마자 들었다. 그런데 사람이라니. 생명이 꺼져버린 시체를 해부한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너무너무 끔찍하다. 그런데, 그 해부를 의학자가 아닌, 매스를 손에 쥐어본 적 없는 한 여자가 한다면? 할수 있나? 그게 가능한 일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책 속 린다가 그러했다. 그녀는 헤르츠펠트라는 딸이 납치된 사람의 지시로 해부를 시작하게 된다.

 

스토커로 돌변한 남자친구와 거리를 두기 위해 섬으로 도망친 그녀에게 이런 위기가 닥치다니.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해내기로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어둠 속에 있으면, 뭐든 무서운 쪽으로 자꾸 상상하게 된다. 아주 미세한 소리에도 민감하고, 무서운 상상을 하지 않으려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상력들은 나를 괴롭힌다. 공포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소설. <차단>은 공포로 물들게 만들지만, 그래도 읽기를 멈추게 하지 않는 책이었다. 진심으로 죽는게 두려운 한 소녀의 이야기. 그리고 해부가 진행되는 이야기. 아주 활발한 상상력으로 당신의 공포를 구석으로 몰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서 더 집중하게 되고, 재미있는 책이 될 한 권이다.

 

 

 

사람이 날마다 죽어나가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사람들은 그렇게 드물게 죽음과 맞닥뜨리게 되는지 린다는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그리고 그 순간 자신이 피 할 수 없는 일을 미루기 위해 이런 식의 생각에 빠져 있다는 걸 똑바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제는 두 가지 가능성만 남아 있었다. 그녀가 거부하거나, 아니면 전화 건너편에서 그의 딸의 목숨이 오로지 그녀의 협조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아버지를 믿거나.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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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의 나라
김나영 지음 / 네오픽션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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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었던 <이매망량애정사> 전 2권의 작가 김나영 씨의 소설이다. 작가 소개란 부분을 먼저 읽지 않았다면, 책이 끝날 때까지도 짐작도 못 했을 전작과의 조합이었다. 애틋한 만화 같은 사랑 이야기와 도박판의 이야기라니! 책이 그리 두껍지도 않긴 했지만, 재미있어서 금세 읽어 내려간 책이었다. 그리고 김혜수가 출연했던 도박판의 영화, '타짜'가 책을 읽는 중간중간 자꾸 생각났다. 여주인공 선영이 막판에 다시 도박판에 돌아온 그 모습이 흡사 김혜수를 생각하게 했던 것은 무엇인지. 아무튼 무척 재미나게 읽혀서 지루할 틈이 없었다.

 

도박을 하는 사람들은 다시 그 세계에서 손을 씻더라도, 다시 돌아온다고 했던가? 책에서의 도박판은 정말 매력적이다. 상상 속 도박판이 이럴진대, 정말 그 세계에 빠진 사람들은 어떠할까? 한목에 돈을 거금을 벌 수 있다면? 너무도 매혹적인, 고혹적인 공간이다. 물론 새가슴인 나는 그 근처에는 얼씬도 안 하겠지만, 가끔씩 사는 로또 몇 장에도 돈 아까워하는 나인데. 쩝. 그런 도박판의 세계에서 천재라고 이름난 형이 있었다. 그리고 잔혹하다고 이름난 거물 강 회장이라는 인물이 존재한다. 그 천재는 강 회장에게 게임으로 이겼음에도 죽게 되고, 그의 아들 또한 도박판에서 천재로 숫자를 읽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인물 선영. 아버지가 도박에 미쳐 아내의 교통사고 보험금을 들고 다시 강 회장의 도박장에 발을 들여놓게 되고, 돈을 몽땅 날리게 되고 급기야는 딸을 팔기까지 하고, 농약을 마시고 자살한다. 팔린 선영은 강 회장에게서 도망을 치게 되고, 천재의 아들 재휘와 함께 운명적 만남을 시작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도박판 이야기와 두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 책의 재미는 두 사람의 이야기와 그들의 복수가 이루어질 것인가?이다. 도박판에서의 이야기는 항상 우리가 사는 세계와 동떨어져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담배연기 가득한 그곳의 분위기처럼 아주 딴 세상의 이야기인 듯 여겨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마지막 결말이 해피엔딩이어서 그나마 읽으면서 내내 우울했던 마음이 밝아진다. 전작과 전혀 반대를 이루는 책. 하지만 한 사람을 위한 순고한 사랑은 그대로였다.

 

 

 

"도박의 신에게 미움받지 않으려면 욕심을 버려야 돼. 더많이 갖겠다는 것도, 잃은 것을 찾겠다는 것도 모두 욕심이야. 때때로 신은 우리 마음을 시험하기도 하지만 그걸 이겨낸 사람에게는 반드시 값진 선물을 주고 떠난단다." 다정했던 아버지의 음성은 깊은 종소리처럼 재휘의 가슴속에서 울렸다.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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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만을 보았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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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이 책이 2015년 올 한해 내가 읽은 책 중에 단연코 최고가 될 것임을 알았다. 아직 2015년 읽지도 않은 책들을 남겨두고서 말이다. 우리 인생의 가치는 얼마일까?라고 제1장의 제목을 정해놓고, 수많은 금액들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지만, 정작 그런 것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았다. 마지막에 남는 것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였고, 가족의 소중함과 우리의 자식들을 어떻게 보듬고 키우는 것인가?에 대한 중요하고도 소중한 것들을 얻어 가는 책이 되었다. 물론 이 책은 소설이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한 남자이다. 그는 자신이 가족 안에서 자식으로 살아온 이야기와 또, 가족 안에서 부모로서, 한 아버지로서 살아온, 살아가는 이야기를 아주 멀리서 그 광경을 보듯이 이야기해 나간다. 우리는 그런 말을 하곤 한다. 딸은 엄마의 인생을 닮아 간다고. 그것은 남자에게도 맞닿아 있는 것인지.... 어린아이였을 때 부모로부터 상처를 받았던 것들로 인해 '나는 아버지처럼은 되지 않을 거야.'라고 깊이 결심했던 한 남자아이는 그 깊은 결심을 끝내 이루지 못하고 만다. 그 결심은 차지하고서라도, 자신이 아버지보다 못한 아버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의 때론 담담하게 말하는 인생 이야기가, 또 때론 후회로 얼룩진 그의 인생을 자책하는 그 회한의 목소리가 깊이 내 마음을 울렸다.

 

어머니가 자신과 여동생을 남겨두고 집을 떠난 이후 어머니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 그 결핍이 그에겐 있었다. 아버지는 그런 어머니를 찾아가 데려올 용기가 왜 없었는지 자신은 이해하질 못했고, 쌍둥이 중 한 명은 죽고 혼자 남은 여동생 안은 말을 잘 하지 못해 자신이 항상 함께 있어 줘야 했다. 그런 그가 자신이 딸과 아들을 둔 한 가족의 가장이 되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하게도 온 마음을 주었던 아내와 이혼을 하게 되고, 자신 또한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그는 자신만은 아버지처럼 되지 않겠노라며 아이들에게 애틋하게 대하도록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는 자신을 보게 된다. 이 책은 자신의 아들 레옹에게 말하는 그의 삶의 이야기이다.(제1,2장까지) 제3장은 첫째 딸 조세핀이 화자가 되어 말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는 자신의 아들 레옹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리한테 부족한 사랑이 바로 이거란다. 우리의 엄마들.'이라고. 그는 딸 조세핀에게 총을 쏘면서 되돌릴 수 없는 길을 가게 되지만, 다시 상처를 회복하고 사랑을 시작하려 한다. 조세핀 또한 아버지는 왜 나를 먼저 쏘았던 것일까.라는 물음에 수없이 상처를 받았지만, 조금씩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 안에서 따뜻한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 내가 부모가 되었을 때, 자식들에게 진정으로 무엇을 주어야 할지를 가슴 뜨겁게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어떻게 무엇을 해주어야 하는지를 말이다. 물질적인 것은 제외다. 나에게 있어 가장 뜨겁게 기억될 책이 될 것 같다. 꼭 한 번씩 읽어보셨음 싶기도 하다.

 

 

 

어머니가 오랜 시간 가만히 내 옆에 누워 계시길래 잠드셨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진중하면서도 애정 어린 말을 내뱉기 시작하셨어. 아들아, 절대 네 아버지 같은 남자는 되지 마라. 박력 있고, 강하고, 제구실하는 남자가 돼라. 여자들을 휘어잡고, 여자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꿈꾸도록 만들어야 한다. 설령 네가 지킬 수 없는 약속이라도 해. 세상 모든 여자들은 현실이 아니라 희망을 바라보며 사니까. 현실만 바라보고 사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야. (p.28)

 

우리가 슬플 땐 절대로 날 위로해줄 만한 사람들을 향해 고개 돌리지 않는다는 걸 알아. 그래서 우리는 더 슬퍼지지. 부모님의 서로를 사랑해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고 믿고 있다가, 어느 날 부모님이 나와 함께 있는 걸 썩 바라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지. 어른이 된다는 건 우리가 생각만큼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걸나다. 힘겨운 일이지. (p.59)

 

하지만 우리는 뒤늦게 깨닫고 말았던 거야. 사랑이란 그 사람을 제대로 보지도 듣지도 못하게 하고, 외롭고 비이성적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p.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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