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日 춘일
金入垂楊玉謝梅 금입수양옥사매
小池春水碧於苔 소지춘수벽어태
春愁春興誰深淺 춘수춘흥수심천
燕子不來花未開 연자불래화미개
봄날
금빛은 수양버들에 들고 옥빛은 매화를 떠나는데
작은 연못의 봄물은 이끼보다 푸르구나
봄 시름 봄 흥취 어느 것이 깊고 얕은가
제비도 오지 않고 꽃도 피지 않았는데
*조선사람 서거정(徐居正, 1420~1488)의 春日 춘일이라는 시다.
온전히 누려야 할 봄날이다.
봄빛도 어느덧 짙어지는 때인지라 선명했던 연두둣빛 새순들이 묻혀지는 아쉬움이 크다. 다투어 드러내는 것들이 바야흐로 감추어야 할 때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숨어들기 전에 품어야 할 것은 품고 보내야 할 것엔 미련을 두지 말자.
살랑거리는 바람결에 비내음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