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변영로의 시 '논개'의 일부다. '의기' 논개의 그 의암에 올라 남강에 드리운 초승달을 본다. 나라와 내 이웃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이들을 다시 생각한다. 숨가프게 달려와 여전히 광장에서 나라와 내 이웃의 안녕을 기원하는 이들이 있어 정유년 한해는 살아볼만한 시간으로 채워질 것이다.
어두어지는 서쪽 하늘에 아스라이 뜬 달이 남강에 드리워 물결따라 일렁인다. 하늘에 하나 강물에 또 하나다. 바라보는 모든 이의 눈에도 담겼을테니 천강에 드리운 달이겠다.
2017년 정유년 첫날,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다 사람들 가슴에 담긴 이를 만나 위안받고 오는 길 위에 다시 시작하는 달이 함께 한다. 사람의 달과 하늘의 달을 한꺼번에 품은 가슴 뿌듯한 정유년 첫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