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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만담'
-박균호 저, 북바이북


"책에 미친 한 남자의 요절복통 일상 이야기"


특이한 인연이었다. 책읽기에 푹 빠져지내는 한사람으로 매번 이용하던 온라인 서점에서 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접하고 구입후 언제나 처럼 후기를 올렸다. 얼마 후 낯선이로부터 메일이 왔고 그 책을 지은 저자였다. 자신의 첫번째 책을 읽고 처음으로 후기를 써준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자신이 수집한 책을 보내주겠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바로 헌책, 절판본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오래된 새 책'의 저자 박균호 KyoonHo Park 다.


박균호의 '오래된 새 책'를 통해 헌책이나 절판본을 수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과 내가 가진 책 중에서도 그런 수집의 대상이 되는 책이 있음을 알았다. 그중 하나가 '살구꽃 봉오리를 보니 눈물이 납니다'라는 책이다. 마냥 책만 읽던 내게 책장의 책을 다시 살피게 한 사람이기도 하다.


책에 미친 한 남자의 요절복통 일상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독서만담'도 책에 관한 저자의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담고 있어 책 좋아하는 이에게 흥미로운 분야임에 틀림없다.


여전히 사물과 사건을 대하는 톡톡튀는 시각과 학교 선생님의 꼰대기질(?)이 다분하게 보이는 글 맛까지 잘 어우러져 굳이 책읽기와 책수집에 열을 올리지 않은 사람이 읽어도 얼굴에 저절로 미소가 번지는 내용들이 가득하다. 모처럼 웃음 지으며 책장을 넘긴다. 책 제목처럼 저자의 책에 얽힌 만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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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17-02-23 2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고맙게 잘 읽었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꽃밭 속의 생각'
-문일평, 태학사

문일평文一平(1888~1939)은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이며 민족주의 사학자로, 호는 호암湖岩이다. 교육 활동과 일제 강점기 조선의 고서적, 역사에 대한 연구 등을 하였다. 그는 정인보, 안재홍과 함께 1930년대 조선학 운동을 주도한 역사학자이기도 하다.

이 책은 문일평 선생의 '화하만필花下漫筆'과 '사상史上에 나타난 꽃 이야기'를 정민 선생이 꽃에 따라 새롭게 배열하고 현대인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엮은 책이다.

"매화, 배꽃, 진달래, 철쭉, 영산홍, 동백, 해당화, 살구꽃, 복사꽃, 장미, 작약, 연꽃, 나리꽃, 봉선화, 도라지꽃, 할미꽃, 박꽃, 접시꽃, 앵도화, 백일홍, 무궁화, 목련화, 사계화, 맨드라미, 능소화, 난화, 난초, 편화, 제비꽃, 모란꽃, 서향화, 치자, 해바라기, 수선화, 옥잠화, 금전화, 패랭이꽃, 추해당, 수구화, 양귀비, 국화, 나팔꽃"

위와같이 일상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꽃에 대해 그 연원을 밝시고 꽃을 노래한 시와 시조 등을 중심으로 꽃의 이야기를 펼쳐간다. 그냥 보고 지나치는 꽃이 아니라 사람의 일상의 주변에 있으며 그 꽃을 바라보는 사람의 감정과 의지를 담은 문한작품을 함께 만날 수 있다.

곧 꽃 피는 봄이 시작된다. 그 꽃은 평범한 일상에 마음의 여유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문일평의 글 맛과 함께 꽃이 전하는 향기를 누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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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도 모르면서'
-남덕현, 빨간소금

말이나 글이 힘을 얻으려면 그 말이나 글을 하거나 쓴 이의 마음과 듣거나 읽는 이의 마음이 만나 공감을 일으켰을 때다. 그런 의미에서 남덕현의 글은 힘이 쎄다.

"나뭇잎 하나 지는 까닭을 모르고서도 가을이면 단풍이 황홀하듯 인생사 한 치 앞을 모르고서도 삶은 황홀하다."

'모르고서도'에 방점을 찍는다. 모르기에 가능한 일이 얼마나 많은가. 삶의 절망도 모르기에 겪게되지만 희망 또한 모르기에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절망과 희망은 그 '모르고서도'를 어떤 마음가짐을 대하는가의 차이일뿐.

주문하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손에 들어왔다. 첫장을 펼치기도 전에 표지 날개에 놓인 글에서 한 치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긴 기다림이 큰 기대감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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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향미'
-정연권, 행복에너지


복수초, 노루귀, 변산바람꽃ᆢ여기저기서 꽃소식 들린다. 이미 봄 꽃의 계절은 시작되었다. 야생화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의 가슴엔 봄 꽃향기로 가득하여 눈맞춤할 때를 설레임으로 기다린다. 꽃이 주는 이 행복과 위안은 누리는 자의 몫이다.


"꽃잎의 색도 빨강, 노랑, 분홍, 보라, 하얀색으로 다양하고, 꽃 모양도 각기 다르고, 꽃 피는 시간도 다르고, 꽃 크기도 다르고, 자태와 이미지가 다르지만 이를 틀렸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가을에 피는 꽃이 진짜 꽃이고 옳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다양성과 각기 다름을 인정하고 서로 소통하여 주위의 다른 꽃들과 조화를 이뤄 세상을 아름답게 합니다"


저자뿐 아니라 사람들이 꽃을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것이다. 30년 세월 야생화와 함께해 온 저자의 꽃 이야기가 담겼다. 색이 선한 눈으로 살피는 사랑이라면 향은 순한 코로 마음에 와 닿는 사랑이고 미는 참한 입안에 감도는 맛깔 나는 사랑의 '색향미'라고 한다.


보고 느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 가치까지 이야기하는 저자의 꽃에 대한 관심은 이해가 간다. 혼자 즐기고 강의에 사용하는 것과 책으로 엮어 판매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내용은 전문가로 자처하는 저자의 감정과 의지의 산물이라고 하더라도 책에 실린 미흡한 사진은 글의 내용조차 미흡하게 만들 소지가 다분하다. 아쉽고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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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고의 문장 이덕무를 읽다'
-한정주, 다산초당

이덕무(李德懋, 1741~1793)는 홍대용, 박지원, 박제가, 이서구, 유득공 등을 비롯한 조선 후기를 시대보다 앞서 살았고, 또 앞서 살고자 했던 '백탑시파'의 일원으로 내가 이 그룹의 사람들을 만나는 통로였다. 그와의 만남은 책에서 시작했다. 무엇보다 책을 좋아해 스스로를 '책만 읽는 바보(간서치)'로 불렀던 사람, 청장관 이덕무.

이덕무는 지독한 독서 편력만큼이나 빼어난 문장 실력과 탐구 정신, 그리고 기록에 대한 집착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대단했다.

"간서치 이덕무와 그의 벗들이 들려주는 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내면 풍경"

이 책은 고전연구가 한정주의 노력으로 이덕무가 남긴 시와 산문, 문예비평, 백과사전적 연구서 등 다양한 글들을 여덟 가지 시선으로 재구성해 이덕무의 삶과 철학을 온전히 되살려냈다.

"밖으로는 쌀쌀한 것 같으나 안으로 수양을 쌓아 이세利勢에 흔들리거나 마음을 빼앗기지 않은 인물" 이덕무의 묘지명을 지은 이서구의 평이다.

여전히 탐독하는 사람, 조선 최고 문장가, 이덕무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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