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와 코코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39
최상희 지음 / 비룡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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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린 시절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사실, 제 몸에서 나는 체취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그들과 차이나는 여러가지 요인 때문에 늘 주변을 서성거리고 존재감이 없이 지냈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저를 피하거나 언어폭력등 폭력을 일삼았던 친구들 사이에서 괴롭기도 했었는 데 그 때 저를 구원해준 게 책이었어요.
그 당시에는 어린이 창작 동화나 멋진 이야기들로 가득한 책을 읽으며 위안을 보냈던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 속에 등장하는 장소에 가보는 상상을 하고 마치 제가 책 속의 등장인물이 된 것처럼 느껴지곤 했어요.
올해 초에 소설집 「바다, 소녀 혹은 키스」로 만나봤던 최상희작가님이 이번에 신작 장편소설 「하니와 코코」도 친구들에게 놀림과 폭력을 감내하고 집에서도 무기력한 엄마와 규율에 어긋나는 것을 자식에게 분풀이하는 아버지사이에서 괴로워하던 하니에게 ‘코코‘가 나타나게 되고 하니의 집 옆 건물에 살며 생명을 죽이는 것을 업으로 삼던 남편의 폭력을 감내하며 인터넷 쇼핑몰에서 직접 만든 쿠키를 팔던 공여사와 무작정 세상 끝까지 여행을 떠나게 되는 데요.
낯설고 어두침침하며 주위에는 인기척도 없는 숲에서 지내게 되고 분홍 돌고래인 플루토를 애지중지하던 소년 기린을 만나게 되는 등 환상적인 이야기라서 그런지 재밌게 저도 공여사의 차를 타고 세상의 끝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같이 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바다가 근처에 있기는 하지만 바다에 가서 시원한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파아란 하늘을 원없이 바라보며 시원한 바닷바람을 온 몸으로 만끽하고 싶어요. 그리고 늘 항상 제 곁에 있는, 오직 저에게만 들리는 친구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거죠.
‘안녕, 우리 다시 만나자.‘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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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3분 오늘의 청소년 문학 20
이송현 지음 / 다른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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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지난 달에 도와 율 두 명의 형제가 독일에서 온 슬랙라인 우리나라의 전통줄타기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라인」을 읽었는 데 이번에는 이송현작가님이 쌍둥이 자매가 나오는 소설을 쓰셨는 데 바로 「너와 나의 3분」입니다.
처음에는 「너와 나의 3분」에서 ‘3분‘이 무슨 의미일까 생각했었는 박용준에게 무려 세번씩이나 고백을 하였지만 처참하게 세번 모두 거절당한 공부를 잘해 특목중에 다니는 언니 정해주보다 3분‘늦게‘ 태어난 죄로 온갖 시련을 받고 있는 정난주가 언니 정해주가 갑작스럽게 자신이 다니고 있는 중학교로 전학오게 되면서 험난한 여정이 펼쳐질 예정인 이야기인 데 난주는 언니와 다르게 중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로맨스 소설‘을 다독하며 로맨스를 멋지게 써서 유명한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며 그런 난주에게 껌딱지처럼 달라붙어 참견하지만 전교1등에다 반장인 본명이 한열인 한참견이 있는 데요. 보통 로맨스영화에서 보면 매력적이고 잘생긴 이성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런 사람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웬수같은 친구가 있는 데 나중에 결말을 보면 꼭 그 웬수같은 친구와 이어지는 것을 종종 보긴 했는 데 이 소설도 역시 그렇게 흘러갑니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대전에서 ‘러브하우스‘ 펜션을 운영하는 난주의 할머니가 할아버지와 황혼이혼을 결심하고 군인이었으나 지뢰밟은 병사를 구하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결혼했었던 같은 직업군인인 엄마가 다른 사람과 재혼하려고 하고 언니 해주는 특목중에 다니다 약을 복용해야 할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아 대전으로 오게 되고 ‘러브하우스‘에 머물던 난주와 같은 또래인 연푸른이 대학생인 강석우의 아이를 가지는 등 결코 가볍지만 않은 사연들이 있어서 읽으면서 많은 생각들을 한 것 같아요.
저는 난주나이때 난주처럼 사랑해보지도 않았고 제 주변에 난주처럼 제 곁을 맴도는 사람도 없었고 무엇보다 해주같은 언니 그러니까 제게 형, 동생이 없어서 그런지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더군요.
(부러워하면 지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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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맞추다 - 딱 하나뿐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
김미나 지음 / 특별한서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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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서재 출판사에서 출간된 두 번째 책인 김미나작가님이 쓰신 ‘딱 하나뿐인 것들에 대한 이야기‘
「눈을 맞추다」를 읽어보았습니다.
사실 저는 소설, 그 것도 국내소설을 즐겨봤기에 그외 에세이, 산문, 시는 잘 보지 않아서 어떤 느낌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특별한서재 출판사에서 출간되었기에 가볍게 읽어보려고 구매했더니 만년필과 눈을 맞추다에 실린 일러스트 엽서를 같이 주더군요.
특별한 너와 나 : 대체불가한 것의 품격
특별한 인생 : 삶을 헤아리는 방법
특별한 존재 : 관계의 본질
특별한 서재 : 나의 벗, 그리고 나의 스승
이렇게 4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마다 길지는 않지만 읽어보면서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문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예쁜 일러스트들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김미나작가님, 고맙습니다.

일 년 삼백육십오 일 중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날이 이틀이 있습니다. 하나가 ‘어제‘이고 또 다른 하나가 ‘내일‘입니다.
그러니까 오늘이야말로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웃고, 마음껏 읽고, 마음껏 보고, 마음껏 살기에 딱 적당한 날입니다. - 특별한 인생 중 딱, 오늘 하루-

일본에서는 금이 가거나 깨진 도자기를 수리할 때 종종 금을 사용해서 그 흔적을 그대로 남긴다고 합니다. 그 흔적마저 그 도자기가 걸어온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언제 깨진 적이 있었냐는 듯 부서진 자국을 감쪽같이 지우느라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습니다. 남겨진 흠은 흠이 아니라 나만의 특별한 아름다움을 더해주는, 반짝이는 나의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특별한 너와 나 중 반짝이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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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17년도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네요.
추석 연휴가 있어서 그런지 평소보다 책을 빨리 읽게 된 것 같아요.
11월에는 이현수, 김선영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과
최은미작가님의 첫 장편, 박사랑작가님의 첫 소설집과 4.3제주평화문학상을 수상하신 손원평작가님의 작품들을 읽어볼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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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하는 흑발 민음의 시 239
김이듬 지음 / 민음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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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2011년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던 김이듬시인의 첫 장편소설 「블러드 시스터즈」를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당시에 교보문고에서 구매하여 읽었는 데 아마 무언가를 먹으면서 읽어서 책에 음식물이 묻었던 걸로 기억이 납니다. (도서관에서 빌린 것이 아닌 게 천만다행입니다.)
그래서 김이듬시인이 시인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었는 데 이번에 민음의 시 239번째 「표류하는 흑발」로 시집을 내셔서 훑어보게 되었습니다.
「표류하는 흑발」이라는 제목만 보고 뭐랄까 멋진 구절이 가득하지 않을 까 생각을 했었는 데 예술가적이며 이국적인 느낌을 받았어요.
‘유월인데 로스엔젤레스에 폭설이 내렸다‘(각얼음)
‘몽트뢰유에 있는 한식당 테라스에서 우리는 아래를 보고 있었다‘, ‘구석에는 튀니지에서 온 이민자가 기타를 치고 있었다‘(행복한 음악)
‘마다가스카르 섬에서는 Taratantara가 역사로 번역되더라도‘(딴따라)
같은 구절도 인상적이지만 MBC 복면가왕을 보고 쓰신 것 같은 (복면을 쓰고)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에 이 시집에서 손으로 쓴 시는 JTBC 한끼줍쇼가 언급되는 (여기 사람 아니죠)라는 시입니다.
사실 한끼줍쇼가 언급되어서만은 아니고 다른 시들을 보다가 택시 기사가 ‘여기 사람 아니죠?‘라고 묻는 것이 계속 머리 속에 남아서 이 시를 손으로 써야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어디서 왔어요?/외투를 벗으라 하며 미용사가 물었다‘
구절을 눈으로 보고 손으로 쓰며 재작년 여름에 MBC에서 맨도롱또똣이라는 드라마를 방영할 당시에 머리를 깍기 위해 경사진 곳에 위치하던 옆동네 미용실까지 가서 땀을 뻘뻘 흘리며 눈을 질끈 감으며 마치 인상을 쓰는 듯한 표정으로 머리 깍는 것에 임하던 제 모습을 보며 ‘어디서 왔어요?‘라고 물어보던 미용사가 생각이 났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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