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높은 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 작가정신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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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파이 이야기」를 읽어 보지 않았고 작가 얀 마텔(Yann Martel)이 「파이 이야기」를 썼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는 데 신작 「포르투갈의 높은 산」이 번역되었고 알라딘에서 광고문자를 보내길래 구매해서 읽어봤는 데 잘 모르겠음.
두 번째 이야기는 조금 충격적이었고 (노부인이 죽은 남편의 몸 속으로 들어가고 그 것을 부검의가 실로 봉합하는 모습이 섬뜩하기까지 했음)
세 번째 이야기를 읽으며 침팬지인 오도와 피터가 피터가 태어난 고향의 위치한 낡은 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인상깊기는 했으나 결말이 다소 허무해지는 것을 느꼈음.
얀 마텔 작가의 작품은 「포르투갈의 높은 산」이 처음인 데 나의 취향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신작이 나오더라도 구매를 쉽게 하지는 못할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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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번째 파도
최은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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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첫 소설집 「너무 아름다운 꿈」, 2015년 두 번째 소설집 「목련정전」으로 인상깊게 남아있었던 최은미작가님이 2017년 첫 장편소설 「아홉번째 파도」를 출간하셔서 안 읽어볼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제가 알기론 문학동네 계간지에서 「척주」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먼저 하셨는 데 저는 솔직히 책을 읽기 전까지 제목이 「척추」인줄 알았어요.
그리고 읽고 작가의 말을 보면서 강원도 동해안에 있는 척주라는 도시 이름이 어디서 왔는 지 S시라고 언급된 실제 도시가 어딘지 알게 되었습니다.
척주시 보건소에서 약사직으로 일하고 있는 송인화와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이행하고 있는 푸른하늘은하수를 잘하며 임연수김밥을 좋아하고 10년 동안 샤파 연필깎기를 고쳐서 쓰던 서상화, 이 두사람을 보면서 제가 더 흐뭇해지고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석회광산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사람들, 핵발전소 유치를 두고 싸우는 시민들,
사이비종교지만 무시 못할 힘을 가진 약왕성도회......
작은 도시 척주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마한 일들 속에서 애틋한 인연을 이어가는 송인화와 서상화가 안타깝기도 하고 아름다웠어요.
솔직히 너무 직접적이어서 「척주」라는 제목이 「아홉번째 파도」로 바뀌었는 데 어떤 의미일지 곰곰히 생각해봐야겠어요.
사실, 어제 아침에 읽기 시작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보건소를 지나쳤는 데 송인화와 서상화가 근무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지더군요. 아마 오늘 아침에도 집에 가면서 보건소를 지나치겠죠. 그러면 또 두 사람이 생각나겠죠.
내일 아침에도, 모레 아침에도, 보건소를 지나칠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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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항아리
유익서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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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세 발 까마귀」로 만나 본 적이 있는 유익서작가님이 이번에 신작 「노래항아리」라는 작품을 내셔서 읽어 보았습니다.
우리의 인생에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때로는 아무런 상념없이 무의식적으로 ‘노래‘를 부를 때가 종종 있는 데
「노래항아리」에 등장하는 열 여섯 솔은 시도때도 없이 자신도 모르게 나오는 노래때문에 어머니에게 모진 매질을 숱하게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었는 데 어느 날 천장인지 벽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인기척없이 솔에게 나타난 녹색손님으로 인해 정확히는 녹색손님이 일러준 노래를 부르는 오지 항아리 때문에 자신의 인생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인생도 송두리째 바뀌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녹색손님이 일러준대로 힘겹게 얻어 온 노래항아리 때문에 어머니가 결국 죽게 되고 자신은 노래항아리를 제 몸과 동일시하여 자신만의 노래를 만들고 담아내기 위해 기약없이 길을 나서게 되고 그런 와중에 수많은 사람들과 그 사람들이 부르는 노랫가락을 마음 속에 담아두게 되고 자신이 가야할 길을 잡아 줄 스승같은 완벽주의를 고수하며 산과 나무등 자연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던 고강이라는 인물을 알게 되는 등 순조롭게 되는 것 같지만서도 먹을 것이 넉넉치 않아 굶거나 마땅히 잘 곳이 없어 처마 아래에서 잠을 자고 목숨과도 같은 항아리를 눈독들이는 사람들때문에 노심초사하기까지하는 등 위기도 여러번 맞이하게 되는 데요.
오로지 자신만의 노래를 부르고 담아낼 수 있다면 그 것을 담아내기까지 견뎌내야 할 수많은 고통과 위기들을 감내하며 길을 나서는 솔의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분명 소설이기 때문에 뚜껑을 열면 노래가 흘러나오는 항아리는 절대로 실제 존재하지 않을 것이고 솔처럼 자신만의 노래를 찾아내기 위해 무모하게 항아리를 들고 정차없는 먼 길을 떠나는 사람도 없겠지만서도 만약 실제로 존재하고 그런 사람이 있다면 한 번 직접 보고 싶습니다.
유익서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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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요일
이현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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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나흘」로 만나본 적이 있는 이현수작가님이 「사라진 요일」이라는 신작을 내셔서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나흘」이 출간되고 2013년 겨울에 ‘자음과모음‘ 계간지에 「용의자 김과 나」로 연재를 하셨고 2014년 가을에 연재가 끝났다는 것만 알고 있었고 책으로 나오기까지 오랜시간이 걸릴 줄을 몰랐어요.
앞서 「사라진 요일」의 리뷰를 쓰셨던 분처럼 스케일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기 보다 260여쪽 되는 분량이어서 스케일을 크게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했었고 뭐랄까,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클라이막스라고 할까, 회심의 한 방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이 것도 많지 않은 분량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아무튼 빨리 전결이 나는 것 같아서 조금 은 싱겁게 느껴졌는 데 그만큼 가독성이 좋아서 그렇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등단을 하고 8년이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최상진이라는 작가에게 선배인 한정원이 동동섬에서 자신이 겪은 것을 쓴 일기를 쥐어주면서 이야기가 시작이 되는 데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이 시간이 지나갈 수록 늙어가고 죽음에 한걸음씩 더 가까이 가는 것을 무기력하게 지켜보는 것도 모자라 실험대상으로 이용하려는 집단과 세상 속에 그저 조용하게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죽고 싶었는 데 그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정원이 겪은 것을 토대로 소설로 썼던 상진처럼 저 역시 다른 것보다 어긋날 수 밖에 없었던 ‘김경훈‘이 눈길이 가고 ‘김경훈‘의 입장과 상황에 몰입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직접적인 「용의자 김과 나」보다「사라진 요일」이라는 제목이 더 깊게 와닿았습니다.
이현수작가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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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11-17 14: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현수 작가님 오랜만에 소설을 내셨네요. 나흘, 토란, 신기생뎐,...나오는 족족 읽고 있는 나름 팬인데 신작 내신걸 물고구마님 덕분에 오늘 알았습니다.
 
서른의 반격 - 2017년 제5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손원평 지음 / 은행나무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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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출간되었던「아몬드」로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신 손원평작가님이 연이어 제5회 제주 4.3평화문학상도 수상하셨으며 「서른의 반격」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어서 읽어 보았습니다.
1988년 대한민국에서 최초로 개최되었던 서울올림픽.
개막식에서 굴렁쇠를 굴리던 소년(1년전만 해도 결혼정보회사 광고에 모델로 출퇴근길에서 한번씩 보았던 기억이 나는 데 최근에 보니 모델이 바뀌었네요.)의 모습을 텔레비전으로 보며 야속하게 아이의 이름을 추봉이라 미리 짓자마자 세상을 떠나신 시아버지 때문에 곧 태어날 아이가 딸은 아니기를 바라던 엄마. 그런 엄마를 두고 아빠는 두문불출하고 결국 신호가 오자 엄마는 병원으로 혼자 가게 되고 뒤늦게 찾아온 아빠에게 아이의 이름을 새로 바꾸자며 각서까지 썼고 죽은 아버지의 유언이나 살고 있는 부인 사이를 두고 고민하다 부인의 손을 들어준 남편. 그리하여 태어난 딸의 이름이 흔하지 않던 추봉이에서 흔하디 흔한 지혜로 바뀌게 됩니다.
지혜가 초.중.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자신과 이름이 같은 여러명의 지혜들을 만나고 지혜(다)나 지혜(B), (작은)지혜를 거쳐서 대학교에 다니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누구나 입사하기를 희망하던 DM그룹에 지원하였으나 합격하지 못하고 DM아카데미에 인턴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살이 된지 얼마 안 된 느낌이었는 데 벌써 저도 서른을 앞두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남들 다한다는 TOEIC이나 공무원시험준비나 스펙관리에 엄두도 못내고 허송세월만 보낸것만 같아 야속하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합니다만,
「서른의 반격」의 지혜씨도 서른이 다 되어 인턴으로 복사, 커피심부름이나 문서작성같은 잡다한 일이나 하며 상사의 잔소리를 들으며 하루하루 근근히 버티는 와중에 커피전문점에서 교수였던 스타강사에게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망신을 주었던 손등에 별문신을 한 규옥이라는 사람이 인턴으로 새로 들어오게 되면서 변함이 없던 일상에 조금씩 균열이 가기 시작합니다.
저도 사실 지혜씨처럼 잘 나서지 못하고 부당한 걸 부당하다고 말할 용기가 없는 겁쟁이라서 읽으면서 부당대우하고 부당한 상황을 겪는 모습들을 보며 분노가 치밀어올랐어요. 그걸 규옥이 나타나면서 법에 위반되지 않는 적당한 선에서 응징하는 모습들을 보며 시원한 사이다를 느끼기도 했었는 데 결국 ‘돈‘이라는 물질 앞에 무너져버리는 모습도 보면서 화가 나기도 했지만 나라고 다르지 않을 것 같아 씁쓸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저도 머지않아 곧 ‘서른‘이 되고 그 때가 되면 어떻게 될 지 어떤 모습으로 하루를 살아갈지는 몰라도 결코 조급해하지 않고 아쉽고 아깝게 되더라도 마음에 담아 두지 않고 훌훌 털어버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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