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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포차 상담소 - 한숨 한 잔, 위로 한 잔, 용기 한 잔
공병각 지음 / 시드페이퍼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아주 가끔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있다.
내 의문과 고민에 명쾌하게 답을 내어주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저 식상한 말로 ‘괜찮아. 다 잘 될 거야….’란 말은 사실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참 이상하다.
문장 뒤 보이지도 않는 말줄임표의 몇 초가 늘어진 테이프마냥 길게 느껴지니 말이다.
참 이상하다.
독심술도 없건만 나는 왠지 그 답이 나올 것 같았다.
특히 쉽게 툭 던지듯 말하는 사람을 보면 괜히 용기 내어 말했다 후회하기도 한다.
그 어떤 누구도 나에게 힘이 되어주질 않았고
내게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지 않았어...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공병각님의 독특한 글씨체로 더욱 부각되어 오는 문장들.
자신이 뭐라고 자신 같은 게 조언을 해주고 따끔하게 혼꾸멍을 내주겠냐고 하시지만
사실 이 한마디로 충분히 그러셔도 된다고 응답하고 싶다.
고민 가득한 청춘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겸손한 마음 한 움큼 가지신 분이니까.
적어도 ‘내가 겪어봐서 아는데 그거 별거 아니야.’라며 가볍게 단정 짓는 사람보다는
확실히 수십 배 더 나은 것 같다. 그것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훗날 남이 아닌 자신이 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캘리그래퍼인 공병각님.
그는 어렸을 땐 소심한 성격, 낯가리는 성격으로 친구도 없이 혼자 놀았던 아이였고,
학창시절엔 미술을 하고 싶은데 부모님이 반대하시자 문제아가 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도 지금은 모르는 사람 앞에서 프레젠테이션도 한다며 크나큰 발전이 아니냐며
우리에게 ‘넌 더 잘할 수 있어.’라고 따뜻한 마음을 불어넣어 주신다.
자신이 좋아하면서도 잘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적성에 맞는 일을 찾는 다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다.
그럴 땐 공병각님이 그랬던 것처럼 어린 시절의 일기장을 뒤져 보자.
그는 친구들의 연애편지를 도맡아 써주는가 하면 친구들에게 다이어리 꾸미기 열풍을
가져다 준 장본인이라고 한다.
결국 당시 자신이 잘하던 것들을 현재 직업으로 하고 것이다.
또한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이 뭔지 알기 위해서는 경험을 쌓는 일도 중요하다.
별표 가득, 밑줄치고 싶은 문장들이 수두룩하다.
사람들 사이에서 자신이 작게 느껴진다면 열등감을 일등감으로 만들라는 말을
기억하도록 하자.
열등감은 구등감, 팔등감으로, 그리고 나중엔 일등감이 되면 된다고 한다.
결국 열등감은 내가 느끼는 감정인 거고 스스로 만드는 거잖아.
누군가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내가 떨어진다고 느낄 때 생기는 감정 아니야?
이런 감정으로 내 인생이 불행해질 필요가 있는 거야?
그렇다면 그건 행복의 기준 자체가 잘못된 거 아닐까?
어느 정도면 행복하고 어느 정도면 불행한 건데? 누구를 기준으로 삼는 건데?
사람은 다 다르다고. 틀린 게 아니라 다르단 말이야.
어떻게 누군가를 기준으로 내 삶의 행복을, 가치를 정할 수 있을까? p.112
한 잔, 두 잔, 세 잔, 넉 잔.
청춘들의 방황, 슬럼프, 꿈과 직업, 사람들에 대한 고민들이 소주잔에 채워진다.
여기에 공병각님의 경험담을 안주삼아 진솔한 이야기가 쏟아지니 청춘포차 상담소의
분위기는 그렇게 무르익어간다.
세상에 쉬운 것이 어디 있겠는가.
생각의 차이도 중요한 요소임을 잊지 말자.
어려움 속에서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고, 새로운 배움 속에서도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을 수 있는 법이다.
뭘 하든 재밌게, 내 일처럼 일하는 게 가장 좋다는 공병각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겨보며
기죽지 말자고, 더 잘할 수 있다고 자신에게 파이팅을 외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