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제에 해결책이 있어야 하는 걸까? 모든 문제를 기어코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지독하게 인간만이지닌 특성이 아닌가? 인간은 도대체 왜이런가?"
물려받은 땅이 있는 어떤 젊은이가 내게 말했다. 돈이 생기면 나처럼 살겠다고. 나는 누구에게도 내 삶의 방식을 어떤 식으로도 따라 하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누구든 내 삶의 방식을배우기도 전에 나는 이미 다른 방식을 찾았을 수도 있고, 이 세상의 최대한 많은 사람이 서로 다르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는 모두가 신중하게 자신의 길을 찾아 나아가기를 바란다. 자신의 아버지나 어머니나 이웃의 길이 아닌, 자신만의길을 말이다.
소로는 사회에 불만을 표시하고 반항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으면 자신의 길에서 벗어나게 될거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동시에 자신이 만든 길에서도 자유롭게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고도 말한다. 그런 삶은 자기존재의 더 높은 법칙에 복종함으로써 가능해진다고 말하는 것이다. 앞뒤가 안 맞는 것 같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회사에 다녀도 백수로 살아도, 도시에 살아도 시골에 살아도 어려움은 있다. 천국에 가도 문제를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때, 그 문제 자체에 반대하기보다는바로 그곳에서 나만의 길을 만들어내는 것, 바로 그것이 울프가 말한 ‘비터니스‘를 버리는 게 아닐까.
물론 우리는 발전에 대한 기준을 갖고 있다. 시냇가에서 빨래를 하던 때보다 세탁기를 쓰는 지금이 더 발전했다고 느낀다. 하지만 나는 그게 절대적 진실이라고 믿지 않는다. 세탁기가 발명된 시대의 맥락 안에 존재하고 있는 나는 세탁기를 기뻐하며 사용하지만, 내가 선호한다는 사실이 곧 절대적인 선을뜻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보다 더 나은 세탁기를 개발하는 것이 무조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는않는다. 그래서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면 기특하긴 하지만굳이 장려하지는 않고, 나 역시 기회가 되면 사회적 의미가 있거나 돈 버는 일을 하지만 그런 기회를 반드시 찾아야 나의 존재가치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더 편리한 기술이나 물건들이 개발되어도 기존의 불편함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감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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