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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둘러싼 풍경의 아름다움을 알아보는 이가 얼마나 드문지! 우리는 그리스인들이 세상을 코스모스, 아름다움 혹은 질서라고 불렀던사실에 귀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왜 그렇게 불렀는지 분명하게 이해하지 못한다. 기껏해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용어로만생각할 뿐이다.
걷기(1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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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년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홀로 존재하지 않았다는 점이 호모사피엔스의 본질이다. 인간은 진화를 거듭하며 외양을 변화시켰다.
먼저 의식주가 바뀌었다. 입는 옷이 변했고, 현대의 인간이 먹는 음식과 3만 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가 먹는 음식은 확연히 다르다. 우리가어둠을 밝히는 방법과 쇼베 동굴 속 호모 사피엔스가 어둠을 밝히는방법은 같지 않다. 3만 년 전의 호모 사피엔스는 석회동굴의 벽을 긁어낸 다음, 그 표면에 황토물과 석탄으로 그림을 그렸다면, 현대의 인간은 펜슬로 아이패드 액정의 표면에 비물질적인 형태의 이미지를그린다. 이러한 점에서 인간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변화했다.

이처럼 인간이 존재하고 삶을 영위하는 구체적인 양태는 변화했지만, 만약 우리가 유동적인 양태를 관통하며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않는 것을 본질이라고 정의 내린다면 인간의 본질은 단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인간은 처음부터 쇼베 동굴에서도 그리고 지금도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인간은 원시시대부터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까지 서로 상호의존적이었으며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해 왔다.

파올로 조르다노 Paolo Giordano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전염병은 우리가 집단의 일원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한다. 정상적인 사회체제에서 우리가 발휘하지 못했던 상상력을 거침없이 펼치게 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서로 떼어 놓을 수 없는 관계이고,개인적 선택을 할 때도 타인의 존재를 고려해야 한다. 전염의 시대에우리는 단일 유기체의 일부다. 전염의 시대에서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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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마음을 끌어당기는 것은 살아 있는 것이다." 이 책에 제목을 선사한 첫 번째 글 〈우리는 여전히 삶을 사랑하는가〉에서 에리히 프롬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살아 있는 것에 마음을 빼앗기는가?

그렇다. 우리는 살아 있는 것에 마음이 끌린다! 봄이 되어 자연이 소생하면 우리의 감각도 살아난다. 아이의 환호와 기쁨에 전염될 때면, 오래도록 바라던 것을 이룰 때면, 무언가를 실제로 경험할 때면, 관계에서 부드럽거나 에로틱한 무언가가 꿈틀댈 때면 우리는 살아 있는 것에 마음을 빼앗긴다. 삶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 살아 있다는 것은 정말로 중요하다. 첫 번째 글 마지막 부분에서 프롬은 선언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이다."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개인적 특성을 자랑하는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의 관심은 어떤 자질과 개성을 훈련하면 항상 친절하며 능률적이고 고객 지향적이며 공손한 사람이 될 수 있는지에 쏠린다. 이제 살아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고 삶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처럼 연출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존재가 아니라 퍼포먼스가 중요한 것이다. 자기 나름의 존재(자기 나름의 생각과 느낌, 본래의 관심과 활동성)는 성공하고 호응을 얻는 데는 대부분 유익하지 않다. 따라서 자기 나름의 것은 의식적 경험에서 쫓아버리고 습득한 것(훈련해 배웠거나 소비해 얻은 것)으로 자신을 느끼려 한다. 프롬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힘, 스스로 활동적이도록 해주는 자기 나름의 힘에서 ‘소외되어’ 그 힘을 길어낼 수조차 없게 되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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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의 끝부분이 역시 절창이야. "Lonely lonely lonelywhale/ 이렇게 혼자 노래 불러/ 외딴섬 같은 나도 밝게 빛날 수 있을까 Lonely lonely lonely whale/ 이렇게 또 한번불러봐/ 대답 없는 이 노래가/ 내일에 닿을 때까지// Nomore, no more baby/ No more, no more/ 끝없는 무전 하나언젠가 닿을 거야/ 저기 지구 반대편까지 다."

그렇다면 방탄소년단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위로의 메시지에 다시 한번 귀를 기울여봐. "그래도 좋은 날이 앞으로많기를/ 내 말을 믿는다면 하나 둘 셋/ 믿는다면 하나 둘셋/ 그래도 좋은 날이 훨씬 더 많기를/ 내 말을 믿는다면하나 둘 셋/ 믿는다면 하나 둘 셋// 괜찮아 자 하나 둘 셋하면 잊어/ 슬픈 기억 모두 지워 내 손을 잡고 웃어/ 괜찮아 자 하나 둘 셋 하면 잊어/ 슬픈 기억 모두 지워 서로 손을 잡고 웃어."

난 날 믿어 내 등이 아픈 건
날개가 돋기 위함인 걸
난 널 믿어 지금은 미약할지언정
끝은 창대한 비약인 걸

화가 마티스도 이런 말을 했어. "나는 사람들이 ‘이건 그리기 쉬운 그림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이 땅의 시 쓰는 한 사람으로서 반성을 해

필 땐 장미꽃처럼흩날릴 땐 벚꽃처럼질 땐 나팔꽃처럼아름다운 그 순간처럼항상 최고가 되고 싶어그래서 조급했고 늘 초조했어남들과 비교는 일상이 돼버렸고,
무기였던 내 욕심은 되려 날 옥죄고 또 목줄이 됐어그런데 말야 돌이켜보니 사실은 말야 나최고가 되고 싶었던 것이 아닌 것만 같아위로와 감동이 되고 싶었었던 나

끝내 주인공이 바라는 세상은 나 혼자만의 안일과 성취와 행복만 있는 세상이 아니라 ‘너와 함께 하는 나라야. 보다 넓은 세상. 그러기 위해 주인공은 너와 나를 연결하는
‘문‘을 갖고 싶어 해.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곳이 기다릴 거야/ 믿어도 괜찮아 널 위로해줄 Magic Shop."
그 마법의 공간에서 주인공이 하고 싶은 일은 대단한이 아니야.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저 은하수를 올려다보며 넌 괜찮을 거야 oh 여긴 Magic Shop." 그래, 은하수를 바라보면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는 일이지.

I‘m feeling just fine, fine, fine혼자서라도 외쳐보겠어되풀이될 이 악몽에주문을 걸어I‘m feeling just fine, fine, fine몇 번이라도 되뇌보겠어또 다시 쓰러진대도난 괜찮아

"가장 깊은 밤에 더 빛나는 별빛"이 있다는 것과 "밤이깊을수록 더 빛나는 별빛"이라는 생각은 상쾌한 발견이고,
탁견이야. 나아가 "어쩜 이 밤의 표정이 이토록 또 아름다운 건 저 별들도 불빛도 아닌 우리 때문일 거"라는 믿음은참 훌륭한 자각이야.

넌 별에서 우리 대화는 숙제 같았지/ 하루는 베프, 하루는웬수/ I just wanna understand." 하지만 그냥 나는 너를 이해하고 싶었다는 게 그 소년의 고백이야.
야, 이 외계인아. 미스터리처럼 말 안 통하는 친구야. 그래서 더 특별하고 좋았다는 거야. 안 좋은 게 더 특별하고좋았다는 건 뭘까. 우리의 영혼 깊숙이 서로에게 끌림이 있었다는 말일 거야. 분명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 어떠한 신비한 자력(磁力) 같은 힘 말이야.

두 사람이 함께 지내오는 동안 갖가지 일이 있었겠지. 그래. "일곱 번의 여름과 추운 겨울보다 오래/ 수많은 약속과 추억들보다 오래" 여러 가지 일들이 있었겠지. 구체적으로 그것은 ‘교복 차림으로, ‘한 편 한 편의 영화‘로, ‘만두사건‘으로 추억의 창고에 쌓이게 되었다고 그래.
아마도 그 친구 이름이 ‘지민’인가봐. 부르기만 해도 가슴이 부풀고 듣기만 해도 얼굴이 밝아지는 이름. 친구란바로 그런 것이지. 내가 아닌 또 하나의 나. 옛사람들은 이런 친구를 지음이라고 불렀어. 내마음을 나처럼 알아주는 사람이란 뜻이지

예원아, 너도 알다시피 BTS, 그들의 노래는 묘한 매력을지니고 있어. 한마디로 말해 그들의 노래는 거시적이면서도미시적이라 할 수 있어. 매크로, 광활한 우주를 품고 있으면서 마이크로, 일상적이고 소소한 개인의 그리움과 사랑을담고 있지. 스케일이 다르고 심도가 다르다고 보아야 해.

그리고 BTS, 그들이 부르는 노래는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시각이 기상천외해. 매우 새롭다는 얘기지. 하지만내용만은 너무나도 일상적이고 개인적이어서 친근함을 느끼게 해. 따뜻하고 사랑스러워. 이게 또 그들이 부르는 노래의 특징이고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매력이라고 생각해.
결국은 여기서도 나는 공자님의 말씀인 온고지신(溫故知新)을 읽어, 본래의 뜻은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서 새것을 앎

BTS의 리더 RM은 어떤 수상소감에서 이렇게 말했다고해. "방탄의 모든 노래는 팬들에게 보내는 팬레터입니다.
우리는 서로의 팬이자 서로의 아이돌입니다. 이러한 순환구조. 끊임없이 주고받는 선순환(善循環)이 결국 그들의 존재감과 인기를 더욱 끌어올린다고 봐.
나는 너다. 너와 내가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동질감(同質感) 같은 것. 피아일체(彼我一體). 이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우리에게 아주 많이 필요하고 또 중요한 삶의 태도요, 에너지 그 자체라고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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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역사서를 집필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사회의 생활 속으로 들어가, 왜 그 사회의 구성원들이 그렇게 생각하고또 행동했는지 그 이유를 밝혀내는 것이다."

회화와 조각은 하나이며 같은 것입니다. 이런 일심동체이므로, 화가는회화를 중시하고 조각을 우습게 보아서는 안 되며, 마찬가지로 조각가는 회화를 우습게 보아서는 안 됩니다. 나는 조각이라고 하면 대리석덩어리에서 불필요한 것을 제거하는 작업, 더 나아가 회화 위에다 더많은 것을 덧붙이는 작업이라고 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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