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네팔 사람들이 인도와 인도 사람들을 딱히 싫어하는건 아니다. 한국도 일본과 사이가 좋지는 않지만, 사람들끼리 싫어하지는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네팔 입장에서 인도는 선진국이다. 배우고 따라잡고 싶은 나라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존재감을 드러내며 주인처럼 행세하면 굴욕감을 참기 어렵다.

히말라야는 산스크리트어로 ‘눈(Him)‘이 ‘쉬는 곳 (Alaya)‘이라는 의미다. 의역하자면, ‘눈이 사는 곳‘, 혹은 ‘눈의 안식처‘
다. 나는 이 어감이 좋다. 모든 것에 신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네팔 사람들의 정서를 시적으로 표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내 고향인 카트만두에서는 날씨가 좋으면 히말라야 산맥을 볼 수 있었다. 공기가 맑았던 20년 전쯤 이야기이긴 하지만 말이다. 우리 집에서 봤던 히말라야는 마치 다른 세상에 있는 존재 같았다. 저 멀리 하늘과 땅 사이에 그림처럼 펼쳐져 있는 히말라야는 영원히 닿지 않을 곳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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