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하기 직전 강진에서 청자 문화 축제가 열렸다. 강진은 전에도 가본 적이 있었지만 태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유물 전시회가 열린다기에 또 한번 나섰다.

친정이 태안이라서일까? 유독 태안 앞바다에서 건져 올렸다는 청자들이 보고 싶었다. 완도 바로 옆동네에서 만들어진 청자가 내 고향 근처 바다에서 900년 동안 잠자다 발견되었다고 하니 무슨 운명 같기도 해서 강진으로 가는 마음이 설레였다.

이것 저것 행사도 많이 하고 있었지만 너무 더운 탓에 도무지 흥이 나지 않았다. 왜 이 더운 철에 축제를 열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박물관에 가서 전시된 유물을 본 후 아이들 도자기 만드는 체험 한 가지만 하고는 돌아왔다. 이 전시회는 9월 21일까지 하고 있으니 가까운 곳에 사시는 분들은 한 번 가 보시길.
강진은 고려 시대 왕실과 지배층에게 청자를 공급하던 최고의 청자 생산지였다. 이곳에서 청자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장보고가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해놓고 해상 무역을 하면서부터였다고 한다. 장보고 덕에 우수한 기술과 경제력, 선진 문물이 들어와 있던 강진은 좋은 흙과 운송이 편리한 바닷길을 이용해 최고의 청자를 생산할 수 있었던 것.


전시실 앞에서 폼잡고 서 있는 아들과 딸. 새까맣게 탄 두 아이의 얼굴은 여름 내내 바닷가에 나가 실컷 논 증거. 딸이 이번 여름 방학이 가장 행복한 방학이었다고 했을 정도로 많이 놀았다.



고려 시대 청자가 운반되던 항로. 청자를 실은 배가 탐진(강진의 옛 이름)에서 목포 앞바다를 지나 태안 앞바다를 거쳐 개경으로 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태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진품 청자로 발견 당시 모습을 재현해 놓았다. 태안에서 발견된 청자가 3만 점이 라고 하니 그 규모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만하다. 탐진에서 개경 최대경에게 보낸다고 적힌 목간도 보인다.



고려 시대 초기 청자에는 대부분 무늬가 없었다고 한다. 태안 앞바다에서 발견된 청자에는 파도와 물고기 무늬, 앵무새 무늬, 연꽃 무늬 등이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다. 저 중에 혹시 쭈꾸미가 붙어 있던 청자가 있는 건 아닐까?



청자들이 너무나 다양하고 완벽해서 900년 동안 바닷 속에 있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진품이라서 사진을 많이 안 찍었다.



전시실에서 청자 문양 색칠하기를 하고 있는 아들.

 
  목간에 먹으로 이름을 써 보고 있는 딸아이. 먹물이 담겨 있는 청자는 태안 앞바다에서 출토된 두꺼비 모양의 벼루 복제품이다. 깜찍하니 예쁜 걸 보면 휴대용 벼루였을 것 같다.

  도자기 만들기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험이다. 그동안 여러 번 해보았는데도 이것만은 꼭 하고 싶어했다.


    선우의 완성된 도자기.


지우의 완성된 도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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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09-05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물레를 돌려서 만든 자기들이 멋져요!!
저렇게 얇게 오목하게 빼내기가(?) 쉽지 않을텐데 솜씨가 좋군요 :)

두꺼비 휴대용 벼루도 참 깜찍하니 이쁘네요.

소나무집 2008-09-05 13:32   좋아요 0 | URL
도우미가 물레 돌리고 아이들은 손만 올려놓고 있었지요.
감히 저런 작품을 아무나 만드나요!!

하양물감 2008-09-06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멀지만 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네요.

소나무집 2008-09-08 14:44   좋아요 0 | URL
너무 기대를 많이 하면 실망하니까 기대는 조금만 하고 가세요.

bookJourney 2008-09-08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아이들도 물레로 작품을 만들 수 있군요~ 멋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