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물고기 무지개 물고기
마르쿠스 피스터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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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그림이 예뻐서 한 번 들면 누구라도 쉽게 손에서 놓지 못하는 책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그 맛에 책을 보는 것 같았다. 이제 좀 크니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또 다른 맛이 있다. 그래서 책장에서 그림책을 치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이 우리집에 온 지 7년이나 되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다.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을 친구에게 나누어줄 수 있느냐고. 주저없이 두 아이 다 줄 수 없다고 했다. 충분히 이해가 갔다. 어른인 나도 내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누군가에게 선뜻 내어줄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무조건 친구들에게 나누어주어야 좋은 거라고 말해주지 못했다. 

무지개 물고기처럼 바다 속에서 가장 쓸쓸한 물고기가 되는 시련을 거친 후에 스스로 결정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단지 내가 혹은 이 책이 문어 할머니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고맙게도 아이들은 무지개 물고기가 외면의 아름다움을 포기하는 대신 내면의 행복을 얻었다는 사실을 책을 읽는 동안 스스로 알아냈다.

사실 요즘 어른들 세계에서는 외면의 아름다움이 더 많은 가치를 인정 받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그리고 아이들이 그것이 세상을 쉽게 사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너무 일찍 배우는 것 같아 안타깝다.

책을 읽고 나만이 그릴 수 있는 무지개 물고기를 그려보라고 했더니 반짝이 비늘이 다 떨어져 나가서 초라해진 물고기를 그렸다. 그리고 걱정스럽게 한 말.  "얼마나 아팠을까?" 미처 생각 못한 부분이었다. 한 가지 기쁨를 얻기 위해서 그런 아픔은 참아야 한다고 말해주었지만 어린 아이들이 감당하기엔 벅찰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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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7-10-08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이나 낼 서점가서 다시 봐야겠어요.

소나무집 2007-10-09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은이도 분명히 좋아할 거예요.

치유 2007-10-09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참 이뻤어요..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사는 아이들이 많아야 할텐데..말입니다..

소나무집 2007-10-10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