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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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들은 한번 읽고 다시는 펼쳐보지 않게된다. 그와 달리 자주 보게되는 책들이 있다. 여러 번 본 책들 중에 매번 읽을때마다 그리 달라지지 않는 감정들이 있는 반면 어떤 책은 매번 읽을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책들이 있다. 미국 문학사에 남을 빼어날 걸작이라 말하는 위대한 개츠비. 사실, 내가 읽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매번 어떠한 상황들이 주어져 여러 번 읽은 작품이다. 책과 그리 친하지 않은 내가 여러 번 읽은 책은 그리 많지 않은데 그 중에 한권이 위대한 개츠비인 것이다.

 

학창시절 선생님의 반강요에 읽은 작품은 한 남자의 지독한 사랑만 보였다. 얼마나 사랑을 하면 그 여자와 헤어진 이후의 삶을 그 여자를 다시 만나기 위해 시간을 보냈을까하는 마음이 컸다. 이후에 다시 읽었던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이전에 보였던 개츠비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끌어가는 닉 캐러웨이, 한 남자의 사랑을 받는 데이지, 이기적이고 자신밖에 모르는듯 보이는 톰 뷰캐넌 등. 그전에 보이지 않았던 인물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영화로 개봉되어서인지  다시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 책을 다시 만나게 된것이다. 나또한 여러 번 읽었음에도 전체적은 흐름만 기억할뿐 세세한 감정들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연기한 개츠비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개츠비가 달랐듯이 책 속에서 만나는 개츠비도 같은 인물임에도 나에게 다르게 다가오고 있다.

 

예전에 만났던 개츠비는 그냥 개츠비일뿐이다. 하지만 지금의 개츠비는 나에게도 위대한 개츠비로 다가오고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이겨내려한 점은 높이 사고 싶지만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그 자리까지 갔다는 것에는 그리 반가운 마음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를 그를 미워할수 없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을 읽는 묘미가 아닐까한다. 사랑하는 여인을 다시 만나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바꾸고 싶었던 사람. 참으로 우스운 것은 부와 명예를 가진 개츠비의 주변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달콤한 사탕에 꼬이는 파리떼처럼. 왠지 우리들의 모습도 그 파리와 그리 다르지 않아 씁쓸하고 개츠비를 비난할수 없는 것도 이런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나 말고는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심'이라고 말했는데, 사람은 누구나 마지막 순간에 가서는 절실하고 개인적인 관심을 받을 권리가 있다, 막연한 권리이기는 하지만. - 본문 254쪽

 

참으로 허무한 죽음이다. 화려한 파티 모습과 그가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은 참으로 대조적이다. 마음 아프게도 그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파티를 즐기던 사람들도 사업을 함께 하던 이들도 그토록 사랑했던 데이지도. 그의 마지막은 닉과 그의 아버지만 함께할 뿐. 위대한 사람의 죽음이라 하기엔 참으로 쓸쓸하다. 감히 난 개츠비의 삶을, 그의 생각을 비판하려 했었다. 그의 본모습을 보려하지 않고 그가 걸치고 있던 옷을 보고 판단하는 어리석음을 보였으니... 그가 위대한 개츠비라는 것을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누구를 비판하고 싶어질 땐 말이다, 세상 사람이 다 너처럼 좋은 조건을 타고난 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도록 해라."- 본문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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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멋대로 모둠 활동 - 함께샘의 ‘모둠 활동 함께 참여!’ 학교가기 신나! Project 3
서지원 지음, 천필연 그림, 표영학 멈춰샘 / 핵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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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의 여러 활동 중에 모둠으로 하는 활동들이 많아졌습니다. 초등학교때야 모둠 활동을하는 것이 그리 재미없고 싫은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중, 고등학생이 되면 모둠활동이 성적과 연관이 되기에 아이들끼리의 보이지 않는 다툼이 있습니다. 어느 모둠이나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 있는반면 다른 아이들이 차려 놓은 밥상에 수저만 얹는 식의 행동을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성적과 연관이 되다보니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1점이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열심히 합니다. 하지만 그 공부나 활동자체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은 모둠활동에 소극일수 밖에 없습니다. 단지 성적 때문에 모둠활동을 열심히 해야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서로의 의견을 조율하고 양보하며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음악 수행평가를 위해 모둠을 정하는 날. 리코더 연주는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안대장은 모든 아이들이 자신과 모둠이 되고 싶을거라 생각합니다. 안대장보다 리코더를 잘 분다고 생각하기에 자신이 모둠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손나만, 모둠활동 자체가 귀찮은 나안해가 한 모둠이 되어 모둠활동에 대한 이야기들을 우리들에게 들려줍니다. 이 세친구와 다른 친구들도 같은 모둠이 되어 음악 수행평가를 준비합니다.

 

자신이 최고라 생각하기에 아이들의 의사는 뒷전이고 다그치듯 아이들을 가르치려하는 안대장, 자신이 중심이 되어야 하는데 앞에 나서는 안대장이 보기 싫어 계속 딴지를 거는 손나만, 서로 다투며 모둠활동을 하는 아이들이 마음에 들지 않고 잘하지도 않는 리코더를 하는 것이 싫은 나안해. 서로 마음을 합쳐 연습을 해도 모자란 시간에 이 친구들은 서로의 이야기는 들으려 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만을 하며 다투며 시간을 허비합니다.

 

음악 수행평가 모둠활동을 하며 각자의 시선으로 사건을 바라봅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생각만 하는 아이들. 모둠활동이라는 것은 분명 혼자만의 활동이 아니기에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할 때도 종종 있습니다. 그렇다고 매번 딴지를 걸며 안한다고 말할수는 없겠죠. 아이들도 실제 모둠활동을 통해 종종 친구들과의 다툼까지는 아니지만 서로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실제적인 활동들을 하기 전에 이야기를 나누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툼이 아닌 서로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조금씩 양보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서로 즐거운 모둠활동을 해나갈수 있을 것입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활동을 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좀더 성숙한 마음과 행동을 키워나가지 않을까합니다.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이 옳다고 말하는 아이들. 책속 함께샘의 토닥토닥 한마디를 통해 자신의 행동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수 있습니다. 함께샘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모둠활동을 어떤 마음을 가지고 어떻게 해나가야할지 알아갑니다. 

 

혼자서 뛰어간다면 빨리 갈 수는 있어요. 하지만 멀리 갈 수는 없어요. 멀리까지 가려면 함께 가야 해요. - 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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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력 - 예능에서 발견한 오늘을 즐기는 마음의 힘
하지현 지음 / 민음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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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이 주는 힘은 크다.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는 사람에게 행복한 일이 생긴다는 말고 있다. '웃으면 복이 와요'라는 말이 진리인듯. 참으로 오래된 프로그램이지만 예전에 이와같은 제목의 프로그램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정말 투정부리고 짜증을 부리면 될 일도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웃으면 만사형통. 하지만 요즘 세상에 웃으며 살 수 있는 일들이 그리 많지 않다. 언제 그만두게 될지 모르는 일을 하며 그리 많지 않은 돈을 받고 그에 비해 물가는 오르고 있다.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일들로 그리 행복하지 못한 날을 보낸다. 그런 생활에 활력소를 주는 것은 예능 프로그램이 아닐까한다. 다들 바쁜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이지만 늘 한자리에 모이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무한도전' 과 '런닝맨' 은 다른 프로그램들과 달리 항상 우리 가족을 함께 모이게 하는 힘이 있다. 함께 웃으며 공감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아주 가끔은 그 웃음뒤에 허탈함이 남아 종종 당황스럽게 하지만 그 시간만큼은 모든 근심 걱정을 날려버리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이 아닐까 한다. 우리 삶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요소가 웃음이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우리는 늘 웃을수 있는 행복한 삶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예능에도 힘이 있고, 우리는 예능을 통해 마음의 힘을 얻을 수 있다. (중략) 배움과 깨달음은 먼 곳에 있지 않을 것 같았다. 어려운 책에 있는 것도 아니고, 대단한 사람의 가르침에 있는 것도 아니었다. - 서문 중에서

 

예능의 힘을 믿는 작가가 우리들에게 예능을 통해 마음을 보듬어 갈수 있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이런저런 일들로 마음의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 누군가에게 그 상처를 드러내지 못해 더 고통스러운 사람들도 있다. 남들이 보기엔 바보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방송을 보며 그 안에서 치유를 받을 수있다는 것이 그리 가벼이 넘길수만은 없는 일이다. 작가도 언급했지만 우리가 알아가는 것은 어려운 책이나 권위 있는 누군가에게 듣는 말이 아닌 그냥 웃어넘길수 있는 이야기에서도 찾아갈 수 있는 것이다.

 

나를 단단하게 지키는 힘, 타인과 화를 이루는 힘, 삶을 놀이로 만드는 힘, 삶을 감동으로 채우는 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힘이라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이 스스로 단단해 질수 있는 길을 안내하고 있다. 같은 책을 보더라도 내가 가진 상처를 건드리는 이야기들에 눈이 가게 된다.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웃기는 사람들 옆에는 가끔 있어야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역할들이 있다. 눈에 띄는 역할은 오도시라 하고 오도시를 받쳐주는 사람들은 니주라 부른다고 한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도 니주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어디에 가도 눈에 띄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역할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오도시는 니주 없이 존재 할 수 없다. - 본문 79쪽

 

우습게도 이 한 줄의 글에 힘을 얻는다. 늘 니주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기에 나라는 존재에 대해 불만족스럽고 스스로 없어도 되는 사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종종하는데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능 분석 심리 치유서라 말하는 <예능력>. 우리가 웃고 웃는 그 안에는 우리의 삶이 있고 그 안에서 우리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렇기에 그 안에서 우리들이 가진 상처를 치유해 나가고 다른 이들의 상처도 돌아보게 하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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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 1 - 부익부 빈익빈 뱅크 1
김탁환 지음 / 살림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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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역사는 내게 지루한 과목 중 하나였다. 참으로 어리석게도 국사를 하지 않을수 있다는 생각에 이과를 선택하고 역사와 관련된 것들을 멀리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인지 기본적으로 알아야할 것들을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이 알지 못한다. 시간이 흘러 책과 가까이 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먼저 손이 가는 것은 역사 소설이다. 그리 싫었던 역사이건만 소설에서 만나는 역사들은 하나같이 흥미로운 이야기들 뿐이다. 그로 인해 허구의 이야기들 속에서 역사에 흥미를 가지고 정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아직까지도 모르는 것이 많고 배워가고 있기에 책을 읽으면서 배경이 되는 시대적 상황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때가 많지만 노력하며 읽고 있다.

 

참으로 파란만장한 일들이 많고 어느 시대보다 아픔이 많았던 근대. 그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뱅크는 제목이 말해주듯 은행이라는 것이 생기면서 우리들에게 닥친 위기를 전하고 있다. 실제 우리들도 경제위기를 맞으며 자본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알듯이 우리들이 미처 알지 못햇던 새로운 힘을 맞이하며 많은 사람들이 그로 인해 아픔을 겪고 다시 일어나려 하고 있다.

 

다음 세상의 척도는 돈이라고 했다. 문은 아직 열리지 않았으나 기미를 알아차린 이들에겐 광야의 어둠이 두렵지 않았다. - 본문 13쪽

 

1876년 정월 아홉 살 장철호는 개성상인 장훈, 한양상인 홍도깨비, 인천상인 서상진이 시절에 관한 논의를 하는 것을 잠결에 듣는다. 훗날 자신이 이 운명의 회오리 속에 함께 한다는 것을 알기나 하는 것일까? 세 사람의 결의형제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 그 자리에 함께 하고 있었던 것이다.

 

동갑내기인 장훈의 아들 장철호, 서상진이 데리고 온 제물포 어부 박만식의 아들 박진태, 최용운의 딸 최인향은 앞으로 닥칠 혼란스러운 새로운 바람을 맞으며 그 안에서 그들은 더한 바람을 맞이하게 된다. 1868년생으로 강화도 체결 당시 모두 아홉살인 세 사람.

아홉수를 겪지 않는 생은 없다. - 본문 82쪽

같은 나이의 아이들이지만 개성상인인 아버지를 따라 장사꾼 수업을 열심히 받는 철호와 국왕으로부터 신임을 받는 아버지를 둔 인향은 신문물에 빠져있다. 이 두사람과 달리 앞으로의 운명을 말해주듯 참으로 힘든 아홉살을 맞이하는 진태. 아직 어린 나이에 진태는 상주가 된다.이 세 사람은 생애 첫 아홉수를 맞이하지만 주어진 환경 때문인지 참으로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로 다른 출발을 하고 있던 이들의 만남은 인연인 것일까? 악연인 것일까? 라이벌이 될수 밖에 없는 철호와 진태. 그들의 중심에 있는 인향. 일과 사랑 모두 경쟁자일 수밖에 없는 이들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1편에서는 철호가 자신의 잘못은 없지만 다른 이들을 위해 감옥을 갈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벌어진다. 경쟁에서 정정당당하게 싸워 이겼지만 철호는 이대로 무너지고 말것인가? 흥미진진했던 1편의 이야기 다음편에서는 철호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게 될지 궁금하고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기대를 갖게한다.

 

내게 정녕 올까, 희망이라는 놈이? - 본문 3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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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 고종 황제의 그림자 연인
문준성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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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과 허구의 만남. 우리의 아픈 역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허구의 이야기.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는 혹시 실제 일어난 일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1903년 11월, 미국 보스톤 선데이 포스트지에 조선왕 고종과 에밀리 브라운이라는 미국처녀가 결혼을 한다는 기사가 났다. 이 기사의 진실여부를 떠나 이야기는 시작된다. 우리들은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라고 말을 한다. 지금이야 흔한 만남이고 이상할 것이 없지만 아직은 우리의 것을 고수하고 다른 나라의 문물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폐쇄적인 상황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났다고 하니 조금은 신선한 충격이다.

 

고종과 에밀리의 만남이 국경을 넘나드는 사이라서가 아니라 힘이 없는 한 나라의 황제가 사랑하는 여인조차 자신의 곁에 둘수 없고 지켜낼수 없다는 것이 우리들을 슬프게 한다. 이몽룡과 성춘향의 사랑보다 로미와 줄리엣의 사랑이 우리들에게 오래 남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고종과 에밀리의 만남도 비극적이고 이루어지지 않았다. 신분차이도 아니고 서로 다른 나라의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보다 더한 운명이 이들앞에 있다는 것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메리와 에밀리 자매는 아빠 피터 브라운과 의료선교를 하러 조선에 오게 된다. 고향 샌더스키의 절친한 친구 로라는 1센트짜리 동전을 에리 호에 던지면 언젠가 다시 돌아올수 있다고 말을 한다. 그 말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급하게 가는 바람에 떨어뜨린 동전이 바다에 떨어진 것을 보니 왠지 마음이 편치않다. 1센트짜리 동전이 에밀리의 운명을 바꾸어 놓은 것일까? 친구 로라의 말처럼 에리호에 던지고 왔더라면 자신의 고향으로 다시 돌아갈수 있었을까?

 

" 이 동전을 물에 던지면 언젠가 다시 돌아올 수 있대." - 본문 10쪽

 

이런 것이 운명의 만남일까? 길에서의 우연한 만남은 서로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다른 나라들의 견제를 의식하고 에밀리에게 계약연애를 권하는 이희. 그는 한 나라의 왕으로서가 아니라 한남자로 에밀리에게 다가가고 에밀리또한 한 나라의 왕이 아닌 남자로 보이기 시작한다. 이들은 서로에게 마음이 끌리지만 현실은 이들의 만남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러다 어느 순간 깨달았다. 언젠가부터 믿음보다, 조국보다도, 심지어 자기 자신보다 이희라는 남자가 자신의 삶의 이유이자 의미가 되었다는 것을. - 본문 269쪽 

 

나약하기만 했던 고종이라는 인물은 자신이 나라를 위해 아무것도 할수 없는 것에 고뇌하고 자신이 사랑한 명성왕후조차 지켜내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다. 허수아비 왕으로 살아가는 그의 아픔을 함께 하는 이들이 있지만 온전히 그 아픔을 덜어내지 못하는 고종. 그런 그에게 따스함을 전하는 한 여인이 나타난 것이다. 우리의 아픔을 간직한 역사. 그 아픔과 함께 한 왕의 이야기. 그토록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하지 못하고 그 여인만큼 사랑한 나라마저 함께하지 못한 비운의 왕 고종. 그의 아픔이 고스란히 우리들에게도 전해지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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