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힘 - 말없이 사람을 움직인다
아가와 사와코 지음, 정미애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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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많은 사람들과 모이는 자리가 그리 반갑지 않다. 말이 그리 많지 않은 사람인지라 말을 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듣는 편이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말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리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익숙하고 많은 사람들보다는 마음에 맞는 몇몇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나의 부족함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 나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참으로 힘이 든다. 모든 만남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과의 모임은 여기저기서 각자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기 바쁘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귀담아 듣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래서인지 그런 자리는 늘 마음 한 구석을 허전하게 만든다.

 

말하기보다는 듣기에 익숙하다. 단순하게 상대방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들으려 노력하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다들 마음에 맺힌 것들이 많아서인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기 보다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기 바쁘다. 개인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좋다. 나처럼 말이 많이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말을 많이 해주는 그들이 고맙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의 듣기도 한계가 온다. 진심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가져보기도 한다.

 

 

말없이 사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듣는 힘.

<듣는 힘>은 저자가 20년 동안 1,000명이 넘는 유명 인사들을 만나면서 깨달은 커뮤니케이션의 지혜를 담은 책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리는 지혜, 대화의 주도권을 잡는 요령, 진심을 담은 피드백의 기술 등 3장으로 구성된 책에서는 우리들에게 듣는 힘이 무엇인지 어떻게 들어야하는지 실제 인터뷰를 통해 얻은 경험을 우리들에게 전하고 있다.

 

'당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성의를 보이는 것이야말로 대화의 기본이다. - 본문 50쪽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다는 것은 단지 귀로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함께 움직여야한다. 우리들도 간혹 상대가 나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고 있지 않는다는 것을 느낄수 있다. 그런 마음이 생기면 다시는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그 마음을 알기에 우리들은 나의 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대화라는 것은 한 사람의 일방적인 반응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똑같이 말을 많이 해야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최소한 느낄수 있는 행동이나 마음을 보여야하지 않을까한다.

 

 

잘 말하는 사람에게는 귀를 열지만

잘 듣는 사람에게는 마음을 연다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것, 그것은 힘이다.

 

이 책에 대한 설명은 이 글이면 끝나지 않을까?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책에서는 그 길을 알려준다. 쉽지만 결코 쉽지 않은 다른 이들의 이야기 들어주기. 저자가 많은 사람들과의 다양한 만남을 통한 이야기들을 보면서 우리들도 다른 이들과의 만남을 현명하게 대처해 나갈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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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소설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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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슬픈 일인데 아름답다고 말할수 있을까? 어떠한 이별이든 눈물이 따르기 마련이다. 사랑하는 연인끼리 안좋게 헤어졌다 하더라도 사랑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는데 사랑하는 사람끼리 헤어진다라고 하면 그 슬픔은 이루 말할수 없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엄마와의 이별은 생각만으로도 우리를 슬프게 한다.

 

노희경 작가의 동명 드라마를 소설로 만났다. 이전에 드라마를 보았기에 내용은 알고 있지만 그 때의 슬픔이 책을 읽으며 다시 다가온다. 그 드라마를 보며 울지 않은 사람들이 없었다. '엄마'라는 최고의 선물을 받은 우리들. 세상이 모두 등지고 돌아서도 항상 나의 곁에서 온갖 비난과 시련을 막아주며 희망이라는 이름을 주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그런데 그런 엄마와 이별을 해야만 한다.

 

독선적이고 위압적인 분위기로 가족들을 지배하려 하는 아빠와 일이 바쁘다는 이유로 엄마와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하는 딸 연수, 아빠의 바람대로 의대를 가기 위해 삼수까지 하게 된 무뚝뚝한 아들 정수.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엄마는 다른 가족들의 도움은 없지만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한번도 얼굴을 찡그리거나 화를 내는 경우가 없다. 치매 걸린 시어머니를 좀더 편하게 모시기 위해 집을 새로 짓고 있는 엄마. 엄마는 그 집에서 온 가족이 모여 사는 모습을 상상하며 행복에 젖어있다.

 

집이란 여자에게 꿈을 주는 곳이다. 엄마 역시 이 집에 소박한 꿈들을 심어놓고 있었다. - 본문 89쪽

 

욕심이 없는 엄마이다. 세상 누구보다 착한 엄마에게 암이라는 병이 찾아온다. 늘 불만없이 자신의 자리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온 엄마이다. 그런 엄마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을 가족들을 인정할 수 없다. 엄마와 하고 싶은 일도 많고 해야 할일도 많다. 아직 해보지 못한 일들이 많다. 우리들은 부모님이 살아계셨을때 잘하라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지금은 가진 것이 없으니 돈 많이 벌어 좋은 음식에 좋은 곳으로 모시겠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부모님이 바라는 것은 좋은 음식과 좋은 곳이 아니라 우리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며 마음을 나누는 것이다. 말 한마디라도 따뜻하게 해야하는데 편하다는 이유로 늘 퉁명스럽게 말을 하고 있는 우리들이다.

 

"아버지, 전 엄말 이렇게 보내드릴 수가 없어요. 너무 미안해서, 미안해서… 안 돼요. 이렇게는 안 돼요. 미안해서, 죄송해서 안 돼요. 나두 딱 한 번만이라도 자식 노릇 하게 해주세요. 나두 딱 한번 만이라도 엄마 기쁘게 해드리고 싶어요. 아버지, 제발…." - 본문 209쪽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지금 이 시간도 지나고 나면 다시 돌이킬 수 없다. 부모님이 우리 곁에 계실때 잘해드려야 할 것이다. 우리 곁을 떠난 뒤에 후회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그것을 알면서도 엄마에게 만큼은 소홀한 우리들이다. 

 

죽는다는 것, 그건 못 보는 것이다. 보고 싶어도 평생 못 보는 것. 만지고 싶은데 못 만지는 것. 평생 보지도 만지지도 못하고, 목소리도 들을 수 없는 것. 그것이 바로 죽음이라는 이름의 지독한 이별인 것이다. - 본문 296쪽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는 거의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이다.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흔히 볼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사람 냄새가 나는 드라마이다. 이 책은 그런 드라마를 소설로 재구성한 책이다. 엄마. 우리들은 엄마라는 이름만으로도 눈물이 난다. 그만큼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그런 사랑스러운 엄마의 모습을 그려낸 이야기이다.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들인지 다시한번 알게해준 이야기를 보면서 아무리 아름답다 할지라도 엄마와는 영원히 이별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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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끕 언어 - 비속어, 세상에 딴지 걸다
권희린 지음 / 네시간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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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익광고에서 청소년들이 비속어를 사용하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대부분 말하지 못하는 경우들을 많이 보였습니다. 자신들이 늘 쓰는 말 대신 어떤 말을 해야할지 몰라 답답해 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비속어는 일상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끔 대중교통을 이용해 중, 고등 학생들과 같이 타면 의도하지 않아도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제가 낯이 뜨거워질 정도입니다. 대부분 욕설을 사용하고 알지 못할 외계어를 사용해 도통 무슨말을 하는지 알수 없을 정도입니다. 이 친구들에게 비속어는 나쁜말이기 보다는 자신들이 사용하는 일상어인 것입니다.

 

B급 언어는 국어 교사 겸 사서 교사가 직접 현장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며 접한 이야기들이라 생생하게 전해 옵니다. 아이들에게 고운 말을 사용하라고 하지만 그 말이 쉽게 통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어떻게 그런 말을 먼저 배우는지.

 

개인적으로 비속어를 많이 사용하지는 않지만 마음 속으로는 종종 저도 사용합니다. 괜시리 그 말을 하고 나면 속이 시원해집니다. 미운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하지 못하니 속으로 종종 미운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직접 그 말을 할 용기(?)는 없어 늘 속으로만 하는 제가 이 책속의 다양한 비속어들을 만나니 조금은 생소하고 글로 읽지만 내가 이런 말을 듣는다면 그리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네요.

 

속뜻을 알고 비속어를 사용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요?  진짜 의미를 안다면 그리 쉽게 말을 하지 못할 것 같은데. 이 책이 도착하자마자 청소년기에 있는 아이가 관심을 가지고 이 책을 읽습니다. 아이는 친구들이 사용하는 단어라 그런지 낯설지 않다고 합니다. 아이는 집에서 사용하지 않지만 학교에서 친구들과 대화할 때는 사용하는 말들이겠죠. 내 아이는 이런 말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우리 아이도 평범한 아이기에 친구들과 있을때는 사용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 책을 읽는 것이 반가운 마음입니다. 아이가 친구들이 사용하는 단어의 어원을 안다면 그리 쉽게 사용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무조건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그 어원을 보며 한번쯤은 생각해보고 사람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입니다.

 

표준어는 아니지만 이것을 대체할 다른 말들로는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사람마다의 말버릇이기는 하지만 어떤 상황이나 느낌을 전달하기에 적합한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쓰는 이런 말들은 허용해야 하지 않을까? - 본문 50쪽

 

이제 보니 저도 뻘쭘하다라는말을 사용합니다. 사실, 제가 좋아하는 말이기도합니다. 내성적이고 낯가림이 있는 성격이라 다소 낯선 환경이나 낯선 사람들을 만나면 느끼는 감정입니다. 뻘쭘하다의 어원은 '민망하다', '어색하다'는 말을 속되게 이르는 말로 부사인 '얼쯤'에서 비롯되었다고 추측한다고 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이런 어색한 상황에서는 '뻘쭘하다' 라는 말 외에 다른 감정으로 표현되기는 어려운듯 합니다. 비속어이긴 하지만 그렇기에 제가 계속 사용하는 표현인지 모릅니다.

 

일상적인 언어나 휴대폰으로 문자를 주고 받을때도 대부분 비속어를 사용하는 아이들. 물론 악의적으로 상대방에게 사용하는 경우는 우리들도 반겨줄수 없지만 가끔은 재미를 위해 누군가가 미워 속으로 하는 말이라면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지 않을까요? 친구 중에도 대화를 하며 비속어를 많이 사용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우리들은 그 친구가 비속어를 사용한다고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에게 늘 웃음을 주는 그 친구는 모임의 활력소입니다. 가끔은 지루한 일상 속에서 우리들의 활력소가 되고 있을지도 모르는 비속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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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위치가 필요한 모든 순간, 나만의 브런치가 완성되는 순간
지은경 지음 / 레시피팩토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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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순이. 워낙 빵을 좋아해 빵순이라 불릴 정도입니다. 하루 세끼를 빵으로 먹으라 해고 싫지 않을 정도로 빵을 좋아합니다. 바쁜 아침 빵으로 대신하고 싶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빵으로 할수 없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침 일찍 등교하는 큰 아이뿐만 아니라 작은 아이도 빵은 간식일뿐 주식으로 생각하지 않기에 빵으로 한끼를 해결하고 싶지만 아이들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일순위로 꼽는 간식은 샌드위치 입니다. 저를 닮아 빵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그 중에서도 샌드위치라면 자다가다 벌떡. 솜씨가 없어 종종 사서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을 보니 정말 다양한 샌드위치를 만납니다. 평소 즐겨 사먹던 샌드위치부터 길거리 샌드위치와 처음 만나는 샌드위치 등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른 책입니다.

 

 

보통 샌드위치를 만들 때 식빵이나 바게뜨를 많이 사용하는데 그 외에도 다양한 빵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커다란 판에 넙적하게 구운 이탈리아 빵 포카치아, 반죽을 길게 늘이고 넓고 판판하게 만들어 구운 치아바타, 아침식사 대용으로많이 먹는 영국의 대표적인 빵 잉글리시 머핀,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샤워 도우 등 많이 사용해보지 않았던 빵들을 가지고도 만드는 다양한 방법들이 나옵니다.

 

 

샌드위치를 맛있게 만드는 노하우 8가지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왜 맛이 나지 않는 것일까요? 맛있게 만들수 있는 노하우를 통해 저처럼 요리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은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솜씨는 생각하지 않고 재료가 부족하고 조리 기구가 마련되어 있지 않아 만들수 없는 요리들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그릴팬이나 파니니 프레스가 없어도 집에서 그릴 샌드위치를 손쉽게 만들수 있습니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음식은 눈으로도 먹는다고 생각합니다. 같은 샌드위치라 하더라도 어떻게 포장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집에서 포장할때는 랩으로 싸는 경우가 많았는데 책에서는 다양한 샌드위치 포장법이 나옵니다.

 

 

마지막까지 맛있고 알뜰하게! 남은 빵 활용법

샌드위치를 만들다보면 모양을 예쁘게 한다고 자르다보면 자투리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 부분은 뻑뻑하여 먹을 수 없어 대부분 버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남은 빵으로도 맛있는 요리들을 할 수 있습니다. 빵가루, 크루통, 러스크, 푸딩 등의 요리를 할 수 있으니 이제 남은 자투리 빵들을 버리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많은 샌드위치를 보면서 어떤 것부터 만들어 먹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서 먹거니 맛있는 집에 가서 먹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 사는 것이 아니라 사서 먹는 것만큼 맛있고 예쁜 샌드위치를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맛있고 스타일리시한 샌드위치를 집에서도 간단하게 뚝딱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반가운 책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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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랏차차 뚱보 클럽 - 2013년 제19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83
전현정 지음, 박정섭 그림 / 비룡소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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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는데 한 남자분(솔직히 남자분이라 존칭을 사용했지만 지금 기분으로는 그러고 싶지 않네요 ㅠㅠ)이 노출의 계절이 다가오니 여자분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졌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우연히 길에서 뚱뚱하고 살이 다 튼 여자가 짧은 옷을 입어 보기 흉했다는 사연을 보냈습니다. 그러자 DJ는 웃으면서 '거울 좀 보세요!'라고 한 마디 했습니다. 물론 사연 보낸 분의 기분이 나쁘지 않게 이야기하면서 그런 상황들을 마무리 했지만 듣는 우리들은 그리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뚱뚱한 사람들은 아무리 더워도 짧은 옷을 입으면 안되는 것일까요? 그것을 본 것만으로도 기분 나쁘다고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ㅠㅠ 웃자고 사연 보냈다라고 하지만 그 여자분이 만약 라디오 사연을 들었다면 그 마음은 어떠할까요? 살이 트고 뚱뚱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웃음도 아닌 비웃음으로 바라본다고 하면 어떤 마음이 어떠할까요? 동병상련 때문일까요? 저도 뚱뚱해지고 있는 사람으로 그 사연이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았습니다. 이렇듯 우리 주변에서도 뚱뚱하다는 것만으로 놀림을 당하고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현실이 있습니다.

 

 

몇끼 굶었다 싶을 땐 삼겹살 십인분쯤은 한 번에 먹어 줘야 '배가 좀 차는구나.' 싶은 고은찬은 이름보다 '십인분'이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초등5학년인 은찬이는 159센티미터의 키에 몸무게는 79킬로그램이나 됩니다. 초등학생치고는 확실히 가벼운 몸은 아닙니다. 친구들에게 뚱뚱하다고 놀림을 받는 은찬이. 그런 은찬이의 엄마도 '비만 전문 모델' 활동을 하고 있을 정도로 뚱뚱합니다.

 

"뚱보 주제에 무슨 운동을 하냐고 무시하는 사람들한테 뚱보도 잘할 수 있는 게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졌어요." - 본문 140쪽

 

뚱뚱하기에 조금은 다른 친구들보다 느리지만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느릴 뿐입니다. 우리들은 뚱뚱한 사람들은 미련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기 관리가 부족하고 게으르다는 평가를 합니다. 뚱뚱하다는 것 하나만으로 부정적인 평가를 하는 것입니다. 은찬이처럼 사람들에게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은찬이가 우연히 역도부에 들어갑니다. 처음에는 친구 예슬이 때문에 들어간 역도부이지만 은찬이가 역도부에 들어가 메달을 따야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자신이 해야할 이유가 있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운동을 합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결과는 얻지 못했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했기에 은찬이 뿐만 주변 사람들이 행복합니다. 전 은찬이가 뚱보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가끔 방송에서 보면 건강이나 주변의 차가운 시선 때문에 살을 빼려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그런 마음도 존중하지만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은찬이가 좋습니다. 마지막에 다른 이야기들처럼 '비만교실'에 들어가 운동을 열심히 해서 살을 빼려는 은찬이보다 지금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는 은찬이가 더 좋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엄마와 나는 여전히 뚱보 엄마와 뚱보 아들이다. 하지만 난 뚱보가 좋다. 앞으로도 쭉 행복한 뚱보로 살고 싶다. - 본문 188쪽

 

 

표지속의 은찬이가 힘들게 바벨을 들고 있습니다. 그 바벨 위에는 세상의 편견과 차가운 시선들이 담겨 있습니다. 힘껏 들어올리고 성공을 하면 시원스럽게 바벨을 던져버리는 역도 선수들처럼 지금은 힘들게 들고 있지만 은찬이가 언젠가 들어올리는데 성공을 하고 시원하게 던져버릴수 있을 것입니다. 문득 라디오에 사연을 보냈던 그 남자분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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