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맨 - 제2회 골든 엘러펀트 상 대상 수상작
이시카와 도모타케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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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에게 너무도 익숙한 스파이더맨, 슈퍼맨이 아니라 그레이맨을 만났습니다. 그레이맨은 우리가 만났던 다른 맨들과 뭐가 다를까요? 하지만 그레이라는 색이 주는 느낌 때문일까요? 조금은 어두운 느낌이 듭니다. 표지가 주는 느낌도 그리 밝지는 않습니다. 가위를 들고 있는 누군가 붉은 실을 자르려하고 있습니다. 그레이맨은 도대체 누구이며 그는 우리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것일까요? 

 

몸을 베어내는 듯한 아픔, 폐가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 이 지상에서 자신의 존재가 불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버린 절망감, 몸의 세포가 다 타버릴 듯한 분노, 그리고 그 분노에 목이 졸려 버린 슬픔, 어떻게도 해결할 수 없는 자기혐오. - 본문 284쪽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런 슬픔을 느끼고  이런 고통을 가져본적이 있을까요? 만약 이런 고통과 슬픔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라면 과감히 읽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런 아픔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우리의 아픔과 분노를 그레이맨과 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이해할수 없을테니. 조금은 공격적인 자세를 보이며 이 책을 만나는것은 나도 힘없는 약자이며 힘있는 자들의 횡포에 아파한 사람이기에 책을 읽는내내 같이 아파하고 힘들어했는지 모릅니다. 무엇이 이토록 읽는 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일까요? 

 

여기 우리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사건들이 있습니다.

스무 살의 피해자를 30일 동안이나 이리저리 끌고 다니던 끝에 폭행으로 사망하게 한 사건,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경매를 하여 자신들의 방법으로 살인을 하는  사람들, 모녀를 유괴하여 폭행을 한 후 살인을 한 사람들, 직장에서의 폭언과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사람, 잠을 재우지 않고 밥을 굶기고 소음이 가득한 방에 감금하는 부모 밑에서 온갖 학대를 받은 사람 등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까하는 의문이 드는 일을 겪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살아갈 이유는 이 세상에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들이 생각한 것은 결국 죽음입니다. 이들이 죽음을 생각하는 순간 나타나는 그레이맨. 그는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줍니다. 세상의 약자들에게 살아갈수 있는 힘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알게 해줍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약자의 편에서 기득권을 가진 이들과 힘겨운 싸움을 하는 그레이맨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요?

 

전 세계의 민중들이 '저항'하기 시작한 것이다. 약자를 고통에 빠뜨리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 약자들 스스로 회색 옷을 차려 입고 목소리를 높여 항의하게 되었다. 새로운 그레이들이 지금 전 세계를 뒤덮고 있었다. - 본문 469쪽

 

세상을 살아가는 일은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행복을 꿈꾸는 우리들은 간혹 알수 없는 힘들에 의해 그 꿈이 좌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보통의 일이라면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지만 살아가야하는 이유를 모조리 앗아가는 일들이 있습니다. 그런 아픔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읽으면서 무거운 마음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책을 놓지 못한 이유는 '권선징악' 이라는 아주 단순한 결과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결과라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책을 만나면서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싸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의 많은 약자들이 '권선징악'이라는 단순한 결과를 기대할수 없는 암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테니. 그러기에 우리는 꿈꿉니다. 그레이맨이 되어 약자를 위해 손을 내밀어 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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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갈 수 있는 최고의 대학 - 민성원연구소 수석 컨설턴트 박소형과 민성원이 제안하는 명문대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박소형.민성원 지음 / 예담Friend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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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갈 수 있는 최고의 대학??

아이들이 어렸을때는 누구나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학을 생각합니다. 아주 잠시동안이지만 저또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친척들이나 주변에서 그 대학들을 가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당연히 우리 아이도 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점점 자라며 전 그런 생각에서 멀어져 갔지만 아이는 아직도 누구나 알만한 대학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 꿈이 현실이 될지 꿈으로 끝날 것인지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누가 저에게 아이가 갈수 있는 최고의 대학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전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요? 갑자기 책을 잃기 전부터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눈 앞에 다가온 이야기 입니다. 작년까지만해도 멀게 느껴졌던 이야기가 고등학생이 되니 모든것이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저보다는 아이가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어쩔수 없이 성적순대로 특별반 수업을 받고 대회가 있을때도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심스러운 이야기일수 있지만 중학교 때와는 달리 공부 잘하는 친구들의 선택권이 많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누가 말해주기 전에 아이들이 느끼고 있으니 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 보이지 않게 싸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는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고 있지만 막상 제가 아는 것도 그리 많지 않고 일을 하고 있다는 핑계로 늘 아이문제는 한발짝 뒤로 물러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스개 소리로 엄마의 정보력이 중요하다고들 말하는데 전 전혀 알고 있는 정보가 없으니 막막할 따름입니다. 그렇기에 이 책을 만난것이 반가울 따름입니다.

  

이렇게 공부하면 성적이 오를 수밖에 없다

사실 학원을 다니지 않고 공부하는 아이가 고등학교에 오니 예전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아 고민이 있었습니다. 물론 열심히 하지 않았기에 결과에 대해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중학교 때와는 확연히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단지 학원을 다니지 않아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책을 보며 아이의 문제점들이 조금씩 보입니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문제집을 푸는 양이 적다고 생각하며 온전히 한권을 이해하기 보다는 여러 권의 문제집을 푸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우리들이 무심코 생각한 작은 것들이 모여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문제집에 실린 문제들을 한 번 풀어보고 버리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한 번 풀었던 문제집을 보고 또 보는 아이도 있다. 이것이 문제집 활용도의 차이인데, 후자의 방법이 실력 향상에 탁월하다. - 본문 47쪽

 

명문대에 합격하려면 성실한 공부만으로는 어림없다

여지껏 성실성 하나로 밀고 왔던 아이의 출발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조금은 충격이였습니다. 열심히 하면 된다는 생각 하나로만 여지껏 아이와 왔다는 생각입니다. 머리에 따라, 성격에 따라 공부를 달리 해야 한다는 것을 잊고 우리들은 무조건 아이들에게 책상 앞에 앉아 열심히 하라고만 이야기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책에서는 아이들의 성향에 따른 공부법이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명문대 합격생의 내신, 수능, 포트폴리오 완전 정복

학교에서 지원하는 문제집이 전부였던 한샘이는 꿈에 날개를 다는 것은 남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 본문 153쪽

선배들의 경험담은 아무래도 눈에 보이는 이야기들이라 저보다는 아이가 관심있게 봅니다. 자기주도학습으로 대학을 준비하고 있기에 다른 이야기보다 자기주도 학습으로 대학에 간 선배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아이. 예전과 달리 한 가지 방법이 아니라 다양한 방법으로 들어갈수 있기에 자신이 관심있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다른 이야기들도 그냥 지나치지는 않습니다.

 

책을 보며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구체적으로 그려나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엄마가 읽고 아이에게 내용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직접 책을 보며 자신의 문제점이나 부족한 점들을 스스로 알아갑니다. 

명문대 업그레이드 프로젝트. 우리 아이들이 갈 수 있는 대학이 업그레이드 되길 간절히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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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통일 - 하늘꿈학교 아이들, 희망을 쏘다
박경희 지음 / 홍성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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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이 겨레 살리는 통일 이 나라 살리는 통일

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

 

어린 시절 학교에서 자주 부르던 노래이다. 행사가 있을때나 수업 중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종종 부르곤 했다. 요즘 아이들이 학교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일이 있을까? 초등학생인 아이는 이 노래를 잘 모르고 있었다. 우리가 어렸을때는 누구에게나 통일은 당연한 일이고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조심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아이들은 우리와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지만 우리와는 다른 나라(?)라는 생각을 하며 함께 해야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점점더 멀어지고 있는건 아닌지 걱정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극동방송 <김혜자와 차 한 잔을>의 원고를 18년 동안 쓴 박경희 작가에게 3년전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탈북 아이들을 가르치는 대안학교인 하늘꿈학교 임향자 교장 선생님이 탈북 아이들의 아픔과 눈물, 희망에 대한 글을 써주셨으면 하는 부탁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작가는 그 전화를 받고 하늘꿈학교를 찾아갔지만 많이 망설였다고 한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사명감으로 탈북 아이들을 만나는 여행에 동참해야겠다고 다짐을 하며 이 책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와는 분명 같은 민족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적이 되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그 의미들은 너무도 다르다. 같은 형제임에도 우리는 어쩌다 이리 되었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시간이 해결해주는 일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고 멀어지려 하고있는건 아닌지.  

 

'하늘꿈학교'의 글쓰기 지도교사로 있으며 만나는 아이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지만 그들에게는 우리가 모르는 아픔과 슬픔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직은 탈북 청소년을 직접 만날 기회는 없었다. 방송이나 신문 기사를 통해서만 접하던 이야기들을 직접 아이들과 생활한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당연히 생생할 수밖에 없다. 한가지 조심스러운 것은 그 아이들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며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우리보다 부족하고 가난하다고 하여 물질적인 도움을 바라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그냥 같이 살아가는 친구, 동생, 형, 누나 라는 이름으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이 아닐까? 다른 시선으로 다르게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속에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일 뿐이다.

  

사춘기의 열병을 앓으며 이 세상에 모든 시련과 고난은 자신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엄마에게 불만불평을 늘어놓고 공부가 힘들다며 투정을 부리는 아이들. 우린 이 아이들의 고민을 들으며 참으로 힘든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마음 아파했다. 하지만 당장 생사를 넘나드는 고민과 자신의 눈 앞에서 죽어가는 가족들을 본 아이들의 아픔과 어찌 비교할 수 있을까? 물론 아이들의 아픔을 비교할수는 없겠지만 탈북 청소년들은 죽음의 고비를 넘기며 지나온 시간들은 아직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일이 아닐까한다.

 

공개처형 당한 아빠와 아빠처럼 그렇게 되었을지 모르는 엄마를 두고 할머니와 오게 된 연희

소리 없이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해 아빠와 떠돌이 삶을 살며 꽃제비가 된 영민

정부정책 비판을 하다 감옥에 갇힌 아빠, 생계를 위해 밀수를 하는 엄마 몰래 돈을 벌기 위해 어린 나이에 중국을 간 지숙

병든 아버지를 홀로 북에 두고 엄마, 오빠와 함께 온 순화

 

"선생님, 남한에 내려와 힘든 일이 많았지만 예전에 제가 겪은 일들을 생각하면 지금 제 고민은 사치에 불과해요. 저는 힘들 때마다 꽃제비 수용소에서 겪은 고문이나 짐승 취급받았던 일들을 떠올려요. 저 자신을 스스로 채찍질하기 위해서지요." - 본문 44쪽 

  

차마 말하기 힘든 아픔과 상처를 가진 많은 아이들이 있다. 책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아픔과 상처를 우리들은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탈북 청소년들의 이야기라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 읽으수록 무거워지는 마음.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통일 이라고 한다.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고 친구들을 만나고 싶은 아이들. 살고 싶어 이 곳을 찾았지만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지는 아픔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 자신 때문에 가족들이 아픔을 당하고 심지어 죽음을 당하는 현실 앞에서 그 아이들은 매순간이 고통일지도 모른다.

 

책을 보고 우리들이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무관심이 아닐까한다. 그 아이들이 나와 상관없는 아이라며  무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한번도 만나보지 않은 아이들이지만 지금 내 곁에서 활짝 웃고 있을 것만 아이들. 웃고 있지만 그 아이들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 우리들이 관심이라는 이름으로 보듬어주고 감싸 안아주려는 우리들의 마음이 더욱 필요한 때가 아닐까싶다.

 

희망을 꿈꾸는 하늘꿈 학교의 친구들

너희들이 그 희망을 버리지 않도록 우리들은 언제까지 너희들 곁에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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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 희망엄마 인순이가 가슴으로 쓰는 편지
인순이 지음 / 명진출판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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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엄마는 영원한 친구이자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사이가 아닐까한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나중에 커서 너랑 똑같은 딸을 낳아보라는 말을 종종한다. 가끔 딸들이 속상하게 하면 한번쯤은 이 말을 하지 않았을까?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존재이지만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과 종종 부딪히며 저 아이가 내 아이가 맞나 싶을 정도이다. 딸을 가진 엄마의 마음과 아들을 가진 엄마의 마음은 조금 다르지 않을까한다. 물론 아들도 내가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이지만 딸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의 딸이자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가는 내가 딸에게 들려주는 엄마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나는 것은 확실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지금은 인순이라는 가수를 모르는 사람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처음 만난 것은 TV에서 노래 부르고 있던 희자매라는 여성 그룹에서이다. 어린 나이에도 조금은 다른 모습의 그녀가 눈에 띄였다. 하지만 그것이 낯설거나 이상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나에게는 그냥 노래부르는 가수 중 한명이였다. 노래를 잘하는 조금은 까만 피부색을 가진 가수였던 것이다.

 

책에서도 말하고 있지만 이 책은 연예인, 가수 인순이가 아니라 한 아이의 엄마 김인순으로 우리들과 만나고 싶어한다. 우리들도 책을 읽으면서 우리들이 알고 있는 가창력 좋은 여가수가 아니라 한 아이의 엄마로 만나려 노력한다. 하지만 읽으면서 그녀도 결국 한 아이의 엄마일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어쩔수 없이 우리들은 연예인은 우리와 조금은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출발은 다른 눈으로 바라보게 되지만 읽으면서 평범한 한 아이의 엄마를 만나게 된다.

 

그리도 사랑스러운 딸이었건만, 너는 사춘기가 오고부터 달라지더구나. 점점 멀어지는 것이 느껴졌어. 머리를 앞으로 길게 늘어뜨려 눈을 가리고, 나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고, 묻는 말에 대답도 잘 안 해주고, 몇 번을 물어보아야 겨우 단답형으로 답하곤 하더라. - 본문 57쪽

 

나또한 누군가의 딸이자 딸아이를 가진 엄아이기에 책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 공감을 하는지 모른다. 애증의 관계인 딸과는 한때 침묵의 전쟁을 치뤄 보기도 하고 엄마인 나보다 친구들에게나 선생님께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아이에게 속상한 일이 있다. 모든 부모들이 내 아이는 그렇지 않겠지라는 생각을 하지만 결국 우리 아이들도 다른 아이들과 그리 다르지 않다. 평소 모범생이라는 이름으로 집에서나 학교에서 착실한 생활을 하던 아이가 사춘기라는 이름 앞에서는 공부는 먼 나라 이야기이고 엄마의 말도 잔소리로 만들어 버리고 만다. 그런 시간들을 보냈기에 책을 보면서 우리와 다르지 않은 딸과 엄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네 곁에는 늘 엄마가 있을 거야. 보이든 보이지 않든 말이야. 그러니까 너는 절대 혼자가 아니란다. - 본문 24쪽

 

엄마 인순이가 딸 세인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지만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자신의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닐까싶다. 아이의 영원한 지지자이자 편이 되어주는 엄마. 엄마 인순이의 이야기를 보며 우리들은 조언자, 지시자가 아니라 조력자, 친구라는 이름으로 아이들 곁에 남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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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나는 나에게로 돌아간다 - 신현림 시인의 흔들리는 청춘들을 위한 힐링 응원 에세이
신현림 지음 / 예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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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자전거. 아이가 참으로 좋아하는 동시집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초코파이 자전거를 동물들이 야금야금 먹어버려서 폭삭 주저앉아버리는 이야기. 동시를 보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우리들에게도 미소를 짓게 하는 동시입니다. 어쩌면 저리도 아이들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는지 제가 더 좋아한 동시집이였습니다. 신현림 작가를 처음 만난 것은 책이 아니라 방송을 통해서였습니다. 언제였는지 정확한 내용은 생각나지 않지만 어린 딸과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고 있는 내용이였습니다. 시인은 우리와는 다른 삶을 살아갈거라는 생각과 달리 딸과 함께 일상적인 행복을 찾아가는 소박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인이라고 하면 심오한 생각을 하고 왠지 글을 쓰는 자신만의 공간에 갇혀있는 사람이 아닐까 했는데 우리네와 그리 다르지 않은 모습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작가의 글은 많은 사람과 함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서른, 나는 나에게로 돌아간다.

삶에 있어서 서른은 어떤 의미일까요? 아직 지나지 않은 이들에게는 참으로 멀게만 느껴지는 시간일 것입니다. 어쩌면 자신에게는 그 시간이 오지 않을 것이라 자만하며 젊음을 보내고 있는건 아닌지. 그 시간을 지난 사람이 바라보는 서른은 너무도 다릅니다. 어릴 적 저또한 서른이라는 숫자는 내 삶에 있지 않았습니다. 영원히 20대에 머물러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제가 맞이한 서른은 정말 갑자기 다가왔습니다. 준비하지 않은 서른은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어찌보면 제 삶에서 가장 치열했던 30대가 아닐런지.

 

사소한 일로 받는 상처, 쓸쓸함, 슬픔 등 주체하기 힘든 그 상처들을 어떻게 풀며 치유할 수 있을까. 견딜 수 없는 괴로움과 집착과 갈망들이 왜 생기는가를 곰곰이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자신의 감정을 잘 알기 위해 글을 써 보는 것이다. - 본문 149쪽~150쪽

 

작가의 시간들을 들여다보며 참으로 치열한 삶을 살아온것이 아닐까 합니다. 오랜 불면증과 우울증으로 힘들어하고 힘든 결혼 생활 끝에 지금은 딸과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고 동시에서 전혀 칮아볼 수 없는 모습들이였습니다. 작가는 그 힘든 시간을 어떻게 견디어냈을까요? 아무래도 글을 쓰는 사람이기에 글쓰는 것이 일이고 스트레스일수도 있지만 그것이 자신의 힘든 상황들을 견디어낸 힘이였던 것입니다.

 

막막하고 힘든 시간이였지만 작가는 그 시간들을 그리워합니다.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들도 내 삶인 것입니다. 그 시간들을 부정할 수도 지울수도 없습니다. 참으로 간사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했던가요? 저또한 힘든 시간들을 보낸 그 순간에는 빨리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얼른 그 시간들이 지나버리길 바랐지만 지나온 시간들을 보며 다시 돌아가고픈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도 힘들었던 지난 시간들도 내 삶의 소중한 일부분이였던 것입니다.

 

흔들리는 청춘들을 위한 힐링 응원 에세이

작가는 자신의 힘들고 어두웠던 이야기를 통해 힘든 시간들을 보내는 청춘들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은 생각하는 것처럼 찬란하고 늘 행복한 일만 가득한 고속도로 같은 삶이 아닐 것입니다. 가끔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기도 하고 안내 표지판조차 없는 비포장 도로를 가기도 합니다. 그런 길을 간다고 하여 가던 길을 멈출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 책을 보며 힘을 얻는 것도 자신의 몫일 것입니다. 설령 지금 힘들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은 내 삶에 있어 더 소중하고 중요한 시간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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