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통일 - 하늘꿈학교 아이들, 희망을 쏘다
박경희 지음 / 홍성사 / 2012년 11월
평점 :
품절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 통일을 이루자

이 겨레 살리는 통일 이 나라 살리는 통일

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

 

어린 시절 학교에서 자주 부르던 노래이다. 행사가 있을때나 수업 중에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종종 부르곤 했다. 요즘 아이들이 학교에서 이 노래를 부르는 일이 있을까? 초등학생인 아이는 이 노래를 잘 모르고 있었다. 우리가 어렸을때는 누구에게나 통일은 당연한 일이고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조심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아이들은 우리와는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지만 우리와는 다른 나라(?)라는 생각을 하며 함께 해야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점점더 멀어지고 있는건 아닌지 걱정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극동방송 <김혜자와 차 한 잔을>의 원고를 18년 동안 쓴 박경희 작가에게 3년전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탈북 아이들을 가르치는 대안학교인 하늘꿈학교 임향자 교장 선생님이 탈북 아이들의 아픔과 눈물, 희망에 대한 글을 써주셨으면 하는 부탁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작가는 그 전화를 받고 하늘꿈학교를 찾아갔지만 많이 망설였다고 한다. 하지만 알 수 없는 사명감으로 탈북 아이들을 만나는 여행에 동참해야겠다고 다짐을 하며 이 책을 쓰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와는 분명 같은 민족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적이 되었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그 의미들은 너무도 다르다. 같은 형제임에도 우리는 어쩌다 이리 되었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시간이 해결해주는 일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서로의 존재를 부정하고 멀어지려 하고있는건 아닌지.  

 

'하늘꿈학교'의 글쓰기 지도교사로 있으며 만나는 아이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지만 그들에게는 우리가 모르는 아픔과 슬픔들이 많다는 것이다. 아직은 탈북 청소년을 직접 만날 기회는 없었다. 방송이나 신문 기사를 통해서만 접하던 이야기들을 직접 아이들과 생활한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당연히 생생할 수밖에 없다. 한가지 조심스러운 것은 그 아이들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며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우리보다 부족하고 가난하다고 하여 물질적인 도움을 바라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그냥 같이 살아가는 친구, 동생, 형, 누나 라는 이름으로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것이 아닐까? 다른 시선으로 다르게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속에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일 뿐이다.

  

사춘기의 열병을 앓으며 이 세상에 모든 시련과 고난은 자신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엄마에게 불만불평을 늘어놓고 공부가 힘들다며 투정을 부리는 아이들. 우린 이 아이들의 고민을 들으며 참으로 힘든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마음 아파했다. 하지만 당장 생사를 넘나드는 고민과 자신의 눈 앞에서 죽어가는 가족들을 본 아이들의 아픔과 어찌 비교할 수 있을까? 물론 아이들의 아픔을 비교할수는 없겠지만 탈북 청소년들은 죽음의 고비를 넘기며 지나온 시간들은 아직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일이 아닐까한다.

 

공개처형 당한 아빠와 아빠처럼 그렇게 되었을지 모르는 엄마를 두고 할머니와 오게 된 연희

소리 없이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해 아빠와 떠돌이 삶을 살며 꽃제비가 된 영민

정부정책 비판을 하다 감옥에 갇힌 아빠, 생계를 위해 밀수를 하는 엄마 몰래 돈을 벌기 위해 어린 나이에 중국을 간 지숙

병든 아버지를 홀로 북에 두고 엄마, 오빠와 함께 온 순화

 

"선생님, 남한에 내려와 힘든 일이 많았지만 예전에 제가 겪은 일들을 생각하면 지금 제 고민은 사치에 불과해요. 저는 힘들 때마다 꽃제비 수용소에서 겪은 고문이나 짐승 취급받았던 일들을 떠올려요. 저 자신을 스스로 채찍질하기 위해서지요." - 본문 44쪽 

  

차마 말하기 힘든 아픔과 상처를 가진 많은 아이들이 있다. 책에서 만나는 아이들의 아픔과 상처를 우리들은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탈북 청소년들의 이야기라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 읽으수록 무거워지는 마음. 아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통일 이라고 한다.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고 친구들을 만나고 싶은 아이들. 살고 싶어 이 곳을 찾았지만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지는 아픔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 자신 때문에 가족들이 아픔을 당하고 심지어 죽음을 당하는 현실 앞에서 그 아이들은 매순간이 고통일지도 모른다.

 

책을 보고 우리들이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무관심이 아닐까한다. 그 아이들이 나와 상관없는 아이라며  무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한번도 만나보지 않은 아이들이지만 지금 내 곁에서 활짝 웃고 있을 것만 아이들. 웃고 있지만 그 아이들의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았다. 우리들이 관심이라는 이름으로 보듬어주고 감싸 안아주려는 우리들의 마음이 더욱 필요한 때가 아닐까싶다.

 

희망을 꿈꾸는 하늘꿈 학교의 친구들

너희들이 그 희망을 버리지 않도록 우리들은 언제까지 너희들 곁에서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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