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도 사람이 하는 일. 따라서 전쟁터에 나선 병사들 또한 음식을 먹어가며 전투한다.

 

'박인로'가 지은 가사 작품 중 '누항사'가 있다. 임진왜란에 참전한 박인로의 모습이 잘 나타나는 작품이다.

그 부분만 인용하면

"우탁 우랑(于槖于囊)의 줌줌이 모아 녀코,

병과(兵戈) 오재(五載)예 감사심(敢死心)을 가져 이셔"

 

이를 풀이하면

전대와 망태에 한 줌 한 줌 모아 넣고 전란 5년 동안에 죽고 말리라는 마음을 가지고

란 뜻이다. 여기서 우리 조상님들이 손수 전대와 망태에 챙겨온 낟알을 꺼내먹으며 왜놈들과 싸웠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나라의 운명은 물론 자기 목숨이 걸린 전쟁터에서도 먹는 문제는 그만큼 절실했다. 첨단무기의 경연장처럼 변한 현대전에서도 병사들을 배불리 먹이는 병참 문제는 선결사항이다. 식후금강산이라 했듯이 사람은 배가 불러야 행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과거의 전쟁들이 기록된 역사에서수십만 군대라든가 수백만 군대라는 표현이 나오면 병사들 수() 못지않게 그만큼의 식량을 떠올려야 한다. 예를 들어 수나라 양제가 고구려를 치기 위해 백만 대군을 동원했다면 그에 따른 엄청난 군량미가 소 수레로 줄지어 운반됐음을 놓쳐서는 안 된다. 그 식량은 후방의 백성들이 자신이 먹을 식량에서 덜어 낸 피땀 같은 것들이었다.

그렇기에 수나라 양제가 고구려 군에 패하여 비참하게 퇴각했을 때, 엄청난 식량들을 쓰고도 목적한 바를 이루지 못했다는 사실 또한 놓쳐서는 안 된다. 많은 양식들을 낭비한 것처럼 된 패전의 후유증은 엄정했다. 수나라는 몇 년 뒤 멸망했다.

이 땅에 다시는 전쟁이 나서는 안 된다. 전쟁이 나는 순간부터 목숨 걸고 전선에 나가야 하는 청춘들의 안타까움도 그렇고, 후방에 남은 이들 또한 어려운 여건에서 먹고 살아야 하는 다른 의미의 처참한 전쟁을 겪기 마련인 때문이다 

사진출처 : http://cafe.daum.net/busanman

"우탁 우랑(于槖于囊)의 줌줌이 모아 녀코,
병과(兵戈) 오재(五載)예 감사심(敢死心)을 가져 이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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