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하는 뇌 - 뇌를 재구성하는 과학적 마음 훈련
다니엘 골먼.리처드 J. 데이비드슨 지음, 미산 외 옮김 / 김영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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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앨 고어.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명상을 하는 겁니다. 이외에도 미국, 유럽 등 서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왜 명상을 할까요? 명상을 하면 조금 더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명상을 하면 조금 더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23 우리가 생각하는 명상의 가장 강력한 효과는 건강개선이나 업무 능력 향상이 아니라, 우리의 더 나은 본성을 향해 나아가 변성된 특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이 책은 명상의 일시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명상을 연습하는 것이 우리의 일반적인 특성, 즉 우리 자신의 안정적인 측면에 미치는 영향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리고 저자들은 더 단순한 형태의 명상이 약간의 이점을 가질 수 있지만 지속적인 변화를 찾고 있을 때 부족하다는 사례를 이야기합니다. 그들은 다양한 형태의 명상이 우리를 순간적으로 뿐만 아니라 더 심오하고 지속적인 방식으로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합니다. 특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행할 때 명상이 우리에게 더 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섯 가지 주요 방법이 있습니다.


p119 '명상‘은 운동과 마찬가지로 단 하나의 활동이 아니라 광범위한 수련법들이고, 모두가 나름의 특정한 방식으로 마음과 뇌에 작용한다

1. 명상은 스트레스에 대한 우리의 회복력을 향상시킵니다.

신경과학 연구에 따르면, 마음챙김 수련은 편도체의 활동을 약화시키고 편도체와 전전두엽 피질 사이의 연결을 증가시킵니다. 두 가지 모두 스트레스 요인에 덜 반응하고 스트레스를 경험할 때 스트레스로부터 더 잘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2. 명상은 다른 사람에 대한 연민의 관심을 증가시킵니다.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동정심 많은 태도를 지지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 것을 볼 때 고통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의 친절을 실천하면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기꺼이 행동하려는 의지가 커집니다. 고통이 있을 때 편도체 활동을 줄이면서 좋은 감정과 사랑에 연결된 뇌 회로를 활성화함으로써 이를 수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3. 명상은 집중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우리의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많은 수련이 바로 이 기술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명상이 주의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연구에 따르면 주의력 향상은 명상훈련 후 최대 5년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특성과 같은 변화가 가능함을 시사합니다.

4. 명상은 우리가 더 가볍고 자기 중심적이지 않게 느끼게 도와줍니다.

명상은 자신을 우주의 중심으로 보는 것을 멈추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발견입니다. 장기 명상을 하는 사람들은 또한 쾌락뿐만 아니라 중독과 관련된 뇌의 일부인 측좌측핵이 더 작은 것으로 보입니다.

5. 명상은 건강 지표의 일부 개선으로 이어집니다.

명상과 건강에 대한 많은 주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때때로 이러한 주장은 입증하기 어렵거나 다른 효과와 혼동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심리학이 통증 경험에서 분명한 역할을 하는 통증에 관해서는 명상이 생리학적 원인을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고도 통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이제 분명해졌습니다. 그러나 명상이 건강의 생리학적 지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몇 가지 좋은 증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명상을 연습하면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된 사람들, 특히 장기간 명상을 하는 사람들의 염증 반응을 배울 수 있습니다


p419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는 개개인에 달려있고 개인의 능력과 가능성에 의존한다. 우리 모두는 선한 힘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저자들은 많은 연구의 질이 낮고 이러한 연구가 많은 분야에서 명상을 적용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되는 방식을 한탄합니다. 또한, 그들은 수십 년 동안 연구했으며 명상과 명상이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최신 연구와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자체 연구실에서 얻은 최신 데이터를 공개하여 광범위한 마인드 트레이닝 방법을 개발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합니다.

마음챙김은 우리 경험에서 연이어 ‘실제로 일어나는 것들을 명료하고 집중적으로 알아차리는 것’이다

- P70

변화하는 것은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의 비율이 아니라 감정과의 관계다. 명상 수련의 수준이 높아지면 감정으로 말미암아 자기만의 드라마에 빠져드는 비율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 P277

수행자들에게서 발견된 신경학적, 생물학적 데이터는 명상을 통한 기술 개발의 징후가 아니라 인식했음을 보여주는 신호들이라 할 수 있다

- P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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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이 분노에 답하다 - 분노라는 가면을 쓴 진짜 감정 6가지
충페이충 지음, 권소현 옮김 / 미디어숲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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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분노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화낼 일이 아닌데도 사소한 일에도 걸핏하면 화를 내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싶은 욕심이, 타인의 칭찬과 인정에 집착하는 행위가, 진짜 자신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마음의 문제가 분노를 일으키고 관계를 망치는 근본적인 요인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분노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제일 화가 나고 어떨 때 가장 상처받는지, 내 안에 얼마나 큰 분노가 쌓여 있는지를 아는 일은 부정적인 감정에 지배받지 않으면서 그 감정을 통제하기 위한 첫걸음이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 숨어 있는 분노를 이해하고 나아가 미래 지향적인 삶을 살아 가기 위해서는 사소한 일에 욱하는 사람의 심리와 그 원인을 알아야 합니다. 이 책은 마음 속 분노의 실체와 그 원인을 먼저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와 함께 실질적인 분노 조절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분노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부록에 나와 있는 ‘분노 분석표’를 통해 6단계에 걸쳐, 내 안에 숨어 있던 분노의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분노분석표(p281-282)

1단계 분노유발사건: 아침에 일찍 일어나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식사를 하며 반찬투정을 하는 남편에게 화가 났다.

2단계 라벨찾기

긍정적 라벨: 배려심 있는

부정적 라벨: 이기심


p55 상대방에게 라벨을 알려 줄 때 그 문제가 왜 중요한지 설명하고 강조해서 이해시켜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도 같은 문제를 중시한다

심판

1. 당신은 이기적이야. 내가 그렇다면 그런 거야!

2. 당신의 이기심은 틀렸으니까 그렇게 하면 안돼. 반드시 나에게 동의해야 해!

3. 내가 생각할 때 남편은 반드시 타인을 배려해야 해. 반드시 그 규칙에 따라 살아야 해!

p124 사람들은 내재적으로 자신의 가치감을 확인할 수 없을 때 타인을 참고하고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의 가치관을 확인한다

기대

4. 당신에게 배려심을 가지기를 요구해

5. 나는 이기적인 당신이 싫어. 나에게 배려를 해줘야 만족할 수 있어!

6. 만약 나의 요구에 따라 나에게 배려를 해주지 않으면 벌을 내릴거야!

3단계 표작성하기

분노의 배후에 있는 감정: 억울함

기대한 사랑과 욕구: 존중감

p186 지금까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상대방이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자신의 이기심을 인정하지 않았다면 상대방이 자신이 이기적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자기 요구

7. 내가 나에게 하는 요구는 나를 배려해달라는 것이야!

8. 나는 나의 이기적인 모습이 싫어! 절대 나의 이기심을 허락할 수 없어!

p205 분노는 매우 정확하게 전달된다. 분노의 배후에는 여러 가지 나약한 감정 경험이 자리하고 있는데 분노할 때 상대방이 똑같은 나약함을 경험하도록 할 수 있다

감정의 연결

10. 나혼자만 당신을 배려하면 억울해져. 당신은 왜 편하게 이기적인 건데!

11. 반드시 나처럼 똑같이 억울함을 느껴야 해. 그러면 나는 심리적 균형을 찾을 수 있어!

두려움

13. 우리는 배려심있는 사람이어야 안전하고 사랑받을 수 있어

14. 나는 어렸을 때부터 어쩔 수 없이 배려심이 있었어

15. 당신이 반드시 배려심이 있어야 해. 이것은 당신을 보호하는 거야!

p262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할수록 상대방의 관심을 바란다. 그러므로 헌신감은 분노의 전제가 되기도 한다.

사랑

16. 만약 당신이 배려심이 있다면 나는 존중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어

17. 내가 이렇게 배려하는 것은 당신을 위해 헌신하는 거야. 그러니까 나에게 존중으로 보답해야 해

18. 어렸을 때부터 아무도 나를 존중해주지 않았어. 당신이 그들을 대신해 나를 존중해줘!

4단계 필사 및 조정

5단계 낭독 및 감상

6단계 결정: 읽은 후의 깨달음

남편이 이기적이라 나에 대한 배려심이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억울했고 나를 존중해주기를 바랬다.



나를 존중하는 것은 행복과도 연결됩니다. 나의 존중감이 떨어지고 무시당할 때 분노감이 치밀고, 동시에 행복은 사라집니다. 나의 존중감이 회복되면 대인관계의 관점을 다시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깁니다. 대인관계의 통찰력이 생긴다면, 분노의 감정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내 머릿속의 기대를 저버린 분노까지도 수용할 수 있게 되고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누군가를 향해 분노를 품는 것은 그 사람이 죽기를 바라면서 스스로 독을 마시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타인이 망하길 바라며 분노를 뿜어내지만, 밖으로만 향하는 줄 알았던 분노는 사실 안으로도 파고들어 자신을 먼저 망가트려 버린다는 뜻입니다

분노는 외부 자극에 의해서 발생하는 것이지만, 그 분노를 선택하는 것은 개개인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사소한 분노를 다스릴 줄 알아야 자신의 인생에서 성공과 행복을 움켜쥘 수 있습니다.

*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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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폐허를 응시하라 - 대재난 속에서 피어나는 혁명적 공동체에 대한 정치사회적 탐사
레베카 솔닛 지음, 정해영 옮김 / 펜타그램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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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이 무엇이든, 재난은 인간의 삶을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바꾸어 놓으며 많은 수의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갑니다.


p41 재난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 재난 시에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파악하는 일은 재난대비에서 핵심이다.

저자는 재난에 내재된 인간의 가능성을 봅니다. 즉, 재난에 대한 인간의 경험이 관습을 바꾸어 다른 사회적 환경이 잠시나마 그 안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산산이 부서진 공간과 재난의 삶에서 희망이나 공동체의 끈을 어떻게 끄집어낼 수 있을까요?


p111 위기가 닥쳤을 때 우리가 다른 존재로 변하지는 않지만, 자기 안에 있는 어떤 모습에 따라 행동할 자유를 누린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우리는 자신의 최악이 아닌 최선에 따라 행동한다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일련의 재난을 언급하면서 저자는 5가지에 중점을 둡니다. 즉,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에서부터 캐나다 핼리팩스의 화물선 폭발, 멕시코 대지진, 9.11, 뉴올리안즈 지역을 강타한 카트리나 등 다양한 재난 속에서 피어난 인류애를 다루고 있습니다. 수많은 재난 경험자들을 인터뷰한 자료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군수품으로 무장한 화물선 몽블랑(Mont Blanc)의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이 화물선은 지나가려던 다른 선박에 부딪혀 1917년 겨울 핼리팩스 항구에서 폭발했습니다. 이 사건에는 그다지 평범한 것이 없었습니다. 화산 활동이 지구 역사상 가장 폭발적인 사건 중 하나를 폭발시킨 후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토아 섬이 증발한 지 30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몽블랑은 원자 폭탄이 출현하기 전에 가장 큰 인공 폭발로 폭발했습니다. 모두 미친 듯이 공중으로 날아올라 한때 온전했던 조각으로 떨어졌습니다. 배의 1,000파운드 닻의 생크가 2마일 떨어진 지구에 떨어졌습니다. 공기가 폭발하고 화염 폭풍이 몰아쳐 1마일 내의 모든 건물을 불태웠습니다. 창문은 50마일 떨어진 곳에서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1,500명 이상이 사망했습니다. 6배나 많은 부상을 입었습니다.


p294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것은 거리에서의 경험과 사뭇 달랐어요. 거리에서 나는 사람들과 연결되었다는 걸 느꼈고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어요."

재난은 최악의 상황보다 인간의 장점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훨씬 더 큽니다. 강력한 권위가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하게 인간의 위기를 악화시키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놀라운 인간의 기회이며 위기 때 가장 부정적이고 파괴적인 인간의 행동은 훈련되지 않은 희생자가 아니라 공포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합니다. 관련된 사람들에게 끔찍한 경험이 아니라 종종 재난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기쁨의 시간으로 기억한다는 것입니다


p463 재난은 세상이 지금과 다른 어떤 모습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희망과 관용과 연대의 힘을 보여준다. 기본적인 운영원칙인 상호부조와 무대 뒤에서 대기하고 있는 시민사회도 보여준다.

지역사회 전체에 재난이 발생한 후 처음에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나서는 사람들은 단순히 훈련된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이 새롭고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됩니다.

비범한 방식으로 비범한 상황에 대처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재난에 대한 인간의 반응이 우리의 정치 및 사회 구조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재난이 드러내는 것은 목적과 의미에 대한 인간의 갈망, 즉 얻고 소비에 전념하는 삶으로 충족되지 않는 욕구라고 주장합니다.


p195 잘못된 것은 소수이며, 다수는 상황에 잘 대처한다. 그리고 그 소수는 사실이 아닌 믿음 때문에 잘못된 행동을 한다. 그들은 우리들이 공황에 빠지거나 폭도가 되거나 경제적 관계를 전복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두려움에 빠진 나머지, 어쩌면 자신들의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지 모르는 사태를 방지하고자 조치를 취한다. 그 결과, 재난에는 악의적인 행동이 뒤따른다는 근거없는 통념이 현실이 된다

우리사회 전체를 절망으로 몰아넣었던 세월호 사건, 그리고 이번에 난데없이 우리에게 다가온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 닥쳐왔을 때, 우리는 그에 대한 정부의 대처 방식을 기억합니다. 이러한 사건을 있게 한 사회 구성원의 잘못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이런 사건 이후에 그에 대처하는 방식입니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인간의 삶에는 끊임없는 재난과 위기가 있기 마련이지만, 재난과 위기를 맞게 됐을 때 서로 격려하고 화합하는 집단이야말로 올바른 공동체 의식을 지닌 사회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p13 재난은 그 자체로는 끔찍하지만 때로는 천국으로 들어가는 뒷문이 될 수 있다. 적어도 우리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우리가 소망하는 일을 하고, 우리가 형제자매를 보살피는 사람이 되는 천국의 문 말이다

점점 더 환경 운동가들은 인간과 환경을 분리하여 생각하는 것에서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질문을 비판적으로 만듭니다. 우리는 본질적으로 이기적이고 탐욕스러운 야만인입니까? 아니면 우리는 협조적이고 자기 희생적인 사람입니까? 저자는 재앙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반응이 후자를 암시한다고 믿습니다. 재난의 상황에서 협동과 사랑이 생긴다면 인간의 본성에는 협동과 사랑이 잠재한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온 경험과 자신이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과의 대면은 비본질적인 것을 잘라내고 삶의 본질과 목적에 충실하도록 유도하는 확실한 도구가 되곤 한다

- P161

업타운의 부유한 백인들과 알제 포인트의 블루칼라 백인들로 이루어진, 중무장한 백인 집단들에 대한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나서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사실이 믿음에 부합하지 않으면, 명백한 살인도 대체로 그냥 간과될 수 있다.

- P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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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4 - 1부 4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4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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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조준구는 최참판댁의 모든 것을 자신의 소유로 만들어갑니다. 아직 어린 서희는 조준구에 대항하여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지만, 최참판댁에 기대어 역경을 넘겼던 주민들은 조준구의 횡포를 두고 보지 않았습니다. 결국 넘을 수 없는 선을 넘었고, 마침내 서희와 함께 평사리를 떠나 간도로 향합니다. 그러나 서희를 대신해 조준구의 시선을 따돌리기로 한 봉순은 간도행을 선택하지 않고 평사리에 남습니다.

1부는 이렇게 마무리되고 이제부터는 길상과 서희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일까요? 기대가 됩니다.

<줄거리>

김 훈장은 양자 한경을 집에 데려와 성례를 시킨 후 외동딸 점아기도 며느리의 친척 집으로 시집을 보냈다. 서 서방은 마누라를 잃고 실성하여 마을로, 읍내로 밥을 구걸하러 다닌다. 어느새 마을에는 불신의 벽이 생기고, 삼수는 봉기의 딸 두리에게 마음을 품는다.

조준구는 틀어진 김 훈장을 달래려고 화해주를 나누자며 방문을 청한다. 조준구는 이미 예전 식객의 처지는 아니었으나 마을에서의 김 훈장 영향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훈장을 우물 안 개구리라며 은근히 조롱하면서도 잦은 서울 나들이로 시국을 소상하게 아는 조준구는 되는 대로 자신이 아는 것을 김 훈장에게 들려주곤 한다.

김 훈장은 친일 성향의 조준구와 다시는 만나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수동이 앓아 눕자 조준구는 집 밖으로 내치라 하고 서희가 막아선다.

조준구는 일본이 정사를 독단으로 펴고 있을 1905년 무렵, 서울 교동에 집을 마련하고 세도가 행세를 한다. 일인들이나 친일파, 명문가의 자제 등을 집으로 초대하여 지난 세월의 설움에 대한 보복심리로 주연을 베푸는 것이 조준구의 일이라면 일이다.

윤보는 서울로 일을 맡아가면서 두만이와 함께 떠난다. 농사꾼보다는 나을 거라는 두만 아비의 생각에서다. 냉기가 도는 아침 나루터에 영만이가 형을 부르며 울고 두만네도 눈물을 훌쩍인다.

칠월 백중 날, 월선이는 재를 올리기 위해 선혜사로 간다.

절은 분빈다. 월선은 재를 지내고 돌아가지 않고 절에 남는다. 김 서방댁이 전해 준 말이 머리에서 빙빙 돈다. 지난 장날에 용이가 임이네 깔진을 사주었다고 했다. 월선은 새삼스레 자신과 용이의 관계를 되짚어본다. 꿈에 월선네가 나타나 용이를 해치려 한다.

임이네는 임이 몫으로 꽃신 한 켤레를 사달라고 해서 자신이 신고 다니며 위세를 떤다. 용이가 자신을 이만큼 생각해 준다는 것을 동네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한 편의 희극이다. 어느새 동네 사람들은 임이네를 용의 아낙으로 인정하기 시작한다. 용이는 절에 가고 없는 월선을 기다리며 밤을 새운다. 월선은 해 돋기 전에 허겁지겁 돌아온다.

병수는 글 선생 이 초시가 잠든 틈을 타서 대숲을 지나다 서희가 있는 별당을 훔쳐보며 행복해한다. 별당에서는 봉순이와 김 서방 댁이 문에 새 종이를 바르고 있다. 병수의 모습을 본 길상은 꿈도 꾸면 안 되는 일이라며 병수를 몰아세우고, 병수는 서희를 누이동생 이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변명을 한다. 김 서방 댁은 서울 양반들의 처사를 흉보다가 서희 방의 장롱에 농발위 없는 것을 보며 참견하지만 서희는 화를 낸다.

수동이가 죽었다. 조준구와 홍 씨는 다행이라 생각하고, 서희는 담담하지만 원한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간난 할멈의 사여를 기억하던 마을 사람들은 초라한 수동의 상여에 실망한다. 삼수는 우물가에서 기다리다 기어코 봉기의 딸 두리를 범하고 만다. 봉기 노인에 대한 원한 탓이다. 봉기와 두리네는 이 일을 감추기 위해 전전긍긍한다.

병수는 매 자국이 가시지 않은 삼월을 동정한다. 글 선생의 친구가 찾아와 불확실한 별당아씨의 소식을 전한 뒤 열흘을 묵은 뒤 떠났다.

김 훈장은 서울에서 을사보호조약이 체결되고 민영환, 조병세 등이 자결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울분에 찬 김 훈장은 조준구의 사랑에 가서 군자금을 대라고 하지만 조준구는 제 살 요량으로 서울로 피신해버린다. 김 훈장은 타자 마당으로 마을 사람들을 불러 모아 을사보호조약에 대해 이야기해 주지만 중구난방이 되고 용이는 윤보 목수를 아쉬워한다.

김 훈장은 유생 몇 명을 모아 마을을 떠났다. 이 부사 댁 억쇠는 나루터에서 만난 용이에게 이동진이 왜병과 싸운 이야기를 하며 자랑스러워한다. 천석이네가 없는 고적한 집 마루에 걸터앉은 용이와 월선은 한담을 나누며 행복해한다.

서희는 공연히 봉순이에게 짜증을 낸다. 봉순은 길상에게 마음을 주지만 길상은 모른 척한다.

삼수는 두리가 혼인 날을 받았다는 말에 심술이 나서 우물터에 온 두리네의 속을 긁는다. 길상은 한복의 집에 가는 길에 삼수와 두리의 비밀을 들었으나 두리를 가엾게 여기는 마음뿐이다. 길상은 한복의 집에서 나오는 길에 낯선 거지로부터 별당아씨가 오 년 전에 병으로 죽었다는 말을 듣는다.

거지가 되어 헤매던 환이는 산골에서 옛 동학군이던 노인을 만나 한 끼를 얻어먹는다. 노인은 환이를 보고 그의 부친 김개주를 이야기하지만 환이는 부인한다.

환이는 연곡사에 도착했다. 환이를 본 혜관은 환이가 다시 떠날까 봐 제 방에 앉혀놓고 달래듯 그동안의 소식을 묻는다. 환이는 혜관으로부터 최치수의 심상치 않은 죽음과 최 참판댁 소식을 들은 뒤 우관 선사가 있는 암자로 향한다.

추운 겨울, 봉순은 설운 맘에 집을 나섰다. 출가할 때가 지났지만 신경 써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서희는 날마다 성질만 부린다. 월선의 집으로 가는 도중에 봉순은 소리꾼 배 서방 집에 들러본다. 하지만 배 서방을 보자 주춤하며 돌아서 나온다. 월선의 집에는 맨 몸으로 쫓겨난 김 서방 댁이 떡함지를 끌고 다니다 추위를 피해 와 있다. 월선은 봉순에게 따뜻한 국밥을 먹인다.

최 참판댁 하인들은 점차 허드레 일꾼이 되어가고, 집안은 서울서 온 하인들로 북적인다. 순이는 아기 낳을 일이 걱정이고 힘든 일상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다. 삼월이는 아기를 잃고 반 정신이 나갔다. 홍 씨에게 병수와의 혼인 이야기를 들은 서희는 기절을 하고, 당사자인 병수도 이 혼인은 안 된다는 말로 홍 씨를 자극해서 집안이 어수선하다. 이런 가운데 삼월이 우는 소리에 모두들 심란하기만 하다.

삼사 년만에 평사리로 돌아온 윤보의 행색은 초라하다. 연장 망태도 없는 것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두만이를 딸려 보냈던 두만 아비는 놀라 쫓아와보지만 두만이는 돈 벌어 내려오겠다고 한다는 말만 듣는다. 윤보는 평사리 마을의 근황을 전해 듣고 김 훈장 댁으로 간다.

돌아온 윤보는 김 훈장을 설득하고 마을의 장정들을 모은다.

삼수는 마을 사람들에게 대문을 열어주지만, 한편으론 조준구를 살려주며 배수진을 친다. 소달구지에 군자금으로 쓸 피륙과 곡식들 싣고 떠나는 일행 속에 김 훈장도 끼여있다. 두만 아비는 마을의 분위기를 눈치채고 사돈댁으로 피신을 갔다. 조준구 내외를 찾지 못한 길상은 어쩔 수 없이 떠난다.

사당 마루 밑에서 떨며 목숨을 구걸하던 조준구 내외가 날이 밝자 나와서 왜군 순사들을 불렀다. 조준구는 맨 먼저 삼수를 의병으로 몰아 죽인다. 마을에는 남은 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그 와중에 한조가 억울하게 잡혀 죽는다. 서희는 날마다 홍 씨 부인에게 시달린다.

월선은 나루터에 나가서 용이 소식을 기다리는 것으로 하루를 보낸다. 임이네는 홍이를 데리고 월선의 집으로 와 눌러 산다. 월선은 두만네 집에 온 김에 서희를 찾아가 인사를 한다.

월선은 집을 팔고 간도에 갈 채비를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임이네는 이런 월선의 행동에 거품을 물고 덤빈다. 봉순은 길상의 마음이 서희에게 있는 것을 알고는 일행에서 떨어진다.김 훈장과 이상현, 용이 가족, 영팔이 가족, 서희와 길상 등은 간도로 가는 배에 몸을 싣는다.

<밑줄 긋기>

17장 아무리 세상이 변하기로 사람의 도리만은 버릴 수 없으니

5편 2장 아무래도 나는 니 없이는 못 살긴갑다

5장 세월은 바람일까? 바람이 사람들을, 이 세상에 있는 것을 어디로 자꾸 몰고 가는 걸가?

11장 앞으로 이 나라 백성들 살기가 매우 어려워질 게야

16장 농발 대신 저기 막대기를 괴었느니라. 후일 너에게 어려움이 있을 때...만일을 위해 마련해주는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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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3 - 1부 3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3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역병과 흉년은 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윤씨부인이 죽었고, 최참판 댁의 살림을 도맡아하던 김서방도 죽었습니다. 서희에게는 버팀목이 사라진 것입니다. 조준구는 이 때를 놓치지 않습니다. 그는 아내와 처 홍씨까지 평사리로 데리고 내려옵니다.

<줄거리>

평산과 칠성은 처형되어 들판에 버려졌다. 뒤늦게 귀녀의 소식을 들은 강 포수는 귀녀의 옥바라지를 한다. 강 포수의 마음을 받은 귀녀는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죽었고, 강 포수는 귀녀가 낳은 핏덩이를 안고 사라졌다.

한복은 함안에서 홀로 옛집을 찾아온다. 한복을 본 두만네는 집으로 데려와 이틀밤을 재우고 노비를 챙겨보냈다. 이후 한복은 철마다 평사리에 나타나 하루나 이틀을 묵고 떠나는 어린 방랑자가 되었다.

서희는 부친의 삼년 탈상을 벗는다. 길상은 준구의 군불 때라는 말을 잊고 김 훈장댁에 심부름 갔다가 그곳 마당에 핀 개나리를 한아름 꺾어 봉순에게 건네며 서희 방에 꽂으라고 한다. 화가 난 조준구에게 뺨을 맞는 길상. 임이네가 거지꼴로 마을로 들어선다.

김 훈장의 윤보의 힘을 빌어 김 진사댁 대문을 손질한다. 서희를 가르치게 된 후로 김 훈장의 살림은 조금 나아졌다.김 훈장을 찾아 온 조준구는 서로 결론도 없는 대화를 이어간다.

임이네는 두만네의 후덕함을 울타리 삼아 마을에서 자리를 잡는다. 옛날의 고운 태는 사라지고 아이들과 먹고 살기 위해 무섭도록 삯일에 열중이다. 용이는 한밤중에 임이네로 가서 감자를 내려준다. 임이네의 눈물을 보고 남자의 충동을 느껴 강으로 가나 집에 돌아와서는 여전히 불능이다. 강청댁은 이것이 월선의 넋 때문일거라며 돌아 눕는다.

이동진은 노모와 처, 아들 두 형제를 두고 집을 떠났다. 윤씨 부인은 아들의 친한 친구였던 이동진의 집으로 일 년에 한 두번씩 곡식을 보낸다. 길상은 이동진의 집으로 가는 소달구지를 타고 읍내로 나갔다.서희가 쓸 당사실 한 뭉치를 사고 이 부사댁으로 가니 그집 큰 아들 상현이 심술을 부린다. 심한 한발로 흉년이 될 수밖에 없는 농토를 윤씨 부인은 서희와 함께 둘러보기 위해 집을 나선다. 윤씨 부인의 행차로 마을은 긴장한다.

윤씨 부인의 보살핌으로 임이네는 차츰 자리를 잡아간다. 강청댁은 남의 서방질 했다고 임이네와 싸우고 동네 아낙들이 합심하여 임이네를 팬다. 피투성이가 된 임이네를 방에 뉘고 난 용이는 임이네가 자신의 아이를 가졌다고 말한다. 강청댁과 임이네는 무섭도록 싸우는가하면 둘의 이익에는 또 서로 비호해 주는 이상한 사이가 되었다.용이는 두 여자 사이를 오가며 날마다 더 황폐해져간다.

조준구는 초조해진다. 최치수가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후 행운은 바로 지척에 있는 듯하였다.그러나 최 참판댁에서의 그의 위치는 과객에 지나지 않았고, 윤씨 부인은 도무지 늙지 않는 반면 서희는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조준구가 외출한 사이 문 의원이 사랑에 버티고 있어 조준구의 마음을 언짢게 한다. 조준구는 윤씨 부인의 객 취급에 분개하고, 삼월을 거칠게 탐한다.

음식 솜씨가 있는 김 서방댁은 살림이 헤프다. 남에게 해놓은 음식 먹이기를 좋아하면서도 말이 많아서 모두들 넌더리를 낸다. 조준구는 삼월이에게 한 마디 말도 없이 서울로 떠났다.

농민들은 보리농사를 끝냈지만 흉년을 걱정해서 서로 각박해진다. 월선이는 간도에서 돌아와 읍내에서 살고 있다. 임이네가 용의 아이를 가진 것을 안 월선의 눈에서는 눈물이 괸다.

4편

조준구는 홍씨와 아들 병수를 이끌고 최 참판댁으로 들어선다. 홍씨의 인색함과 뻔뻔함은 조준구보다 더하다. 윤씨 부인은 조준구를 경계하여 김 서방이 거처하던 윗채를 내어주고

홍씨의 안채 출입을 금한다.

김서방이 혼자 농토를 돌아본 뒤 돌아와서는 밤새 구토를 하고 쓰러진다. 농사는 흉작이고 마을에서도 병이 시작된 기미가 보인다.

김서방이 쓰러지고 마을에서는 강청댁이 죽었다.전염병이란 것을 안 하인들은 김 서방 곁을 떠나고 수동이 만이 안절부절이다. 문 의원조차 출타 중이다.홍씨는 삼월이를 모질게 매질하고, 조준구는 전염병이 도는 시기를 천우일조의 기회인냥 엎드려 있다.

강청댁 시신을 방에 두고 용이는 무섬증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윤보와 영팔이가 찾아와 강청댁을 염하고 산에 묻는다. 용이는 흙무덤 앞에서 울며 자신의 신혼시절을 떠올린다.

김 서방이 죽고 봉순네, 윤씨 부인이 죽었다. 임이네는 아들을 낳았으나 두 아들은 죽었다.길상과 서희도 발병했다. 길상은 술동이에서 술을 마시고, 쓰러진 서희에게도 술을 먹인다.

용이는 설날 장을 보러 읍내에 간다.아들을 안은 임이네는 용이가 뻔히 월선을 만날 것을 알지만 막지는 못한다. 아침부터 나룻터에서 용이를 기다리던 월선은 배에서 내린 용이를 보지만 선뜻 다가서지 못한다. 둘은 서로 장터를 헤매다 결국 만나서 외진 잔디밭 한 켠에 가 앉는다. 월선이 간도로 떠났다가 돌아온 후 첫 만남이다.

이동진은 5년만에 고향을 찾았다. 그동안 연추에 있으면서 자신의 할 일과 가난한 조국을 생각해보지만 아직 답답할 뿐이다. 주막에서 만난 늙은이는 바람난 며느리를 찾는다고 하면서 평사리 소식을 전해준다.

이동진이 갑자기 나타나자 집안에는 때아닌 생기가 돈다. 이동진은 부인 염씨와 하룻밤을 지내고, 최 참판댁 비운을 전해 듣는다.조준구는 찾아온 이동진을 칙사처럼 대접한다.

용이는 지난 밤을 월선이한테 가서 보내고 간조기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온다. 임이네는 안사람 대접을 못받아 불안해하지만 별수는 없다. 마을사람들은 차츰 조준구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는 분위기고, 삼수의 존재가 새롭게 떠오른다.

자식하나 없는 처지가 월선을 처량하게 만든다. 나룻터에서 용이를 기다리던 월선은 싸전 사내의 구애를 받는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용이는 월선을 거칠게 대한다. 불꺼진 방에서 둘은 다정히 이야기꽃을 피운다.

마을에 왜병들이 지나가자 한바탕 소동이 인다. 우관 스님은 김 훈장을 찾아가서 이동진이 다녀갔다는 소식과 이동진으로부터 구천을 묘향산 부근에서 봤더라는 말을 듣는다. 우관 스님과 김 훈장은 서희를 염려한다.

연못가에서 봉순과 서희가 무료하게 앉아있다. 이제 집안은 조준구 내외가 좌지우지하고 있으며 서희 곁에는 봉순과 수동, 길상이 있을 뿐이다. 고방 앞에서 홍씨와 별당아씨 험담을 하던 삼수는 서희로부터 호된 매질을 당한다.

마을에 기근미를 골고루 나눠주지 않는다고 윤보가 앞장서서 최 참판댁 고방을 도끼로 부순다. 삼월이와 자고 있던 조준구는 이 소식을 듣고 고방으로 뛰어나가나 그곳에는 서희가 있다. 홍씨 부인은 삼월이를 매질한다.

조준구는 홍씨 부인에게 맞아서 반 정신이 나간 삼월이를 삼수에게 떠맡기려 한다. 서 서방의 며느리 안산댁은 괴질에 남편과 아들까지 잃은데다 흉년이 겹쳐 양식을 구하기 위해 친정으로 갔다. 사흘안에 오리란 작정은 병이 생겨 열흘 길이 되었고, 보릿쌀을 이고 돌아와보니 집에는 시어머니 시신과 곧 숨이 넘어갈 듯한 시아버지가 쓰러져 있다.

추석이 되어도 장은 적막하다. 한복은 조촐한 장을 봐서 함안댁 무덤에 성묘를 한다. 무덤가에 까마귀 한 마리가 날아들자 한복은 반갑기만 하다. 어머니 무덤에 많은 까마귀들이 내려와 외로운 어머니와 놀아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밑줄 긋기>

11장 아이가 태어난다는 것은 귀녀가 죽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탄생은 하나의 죽음을 의미한다

14장 죽은 몸이나 다름 없지요. 이 땅의 연인들은 그렇게들 살아왔소

20장 원망이란 희망이 있을 때에 생기는 마음이다. 삼월이는 준구에 대하여 원망하지 않았다

4편 4장 요란스럽게 늘 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집안이, 허무하게 안타깝게 침묵을 지키고 있다. 소도 없고 닭도 없고 참새 한 마리 얼씬거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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