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스윗 디어 대본집
오로라크루 지음 / blackD(블랙디)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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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 읽을 시간을 내면서 가볍게 읽어봤는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영화로도, 드라마로도 나와있는데 이건 드라마 대본집과 포토에세이. 둘의 만남이 시작되는 1화에서 둘이 마주치는 부분 보고 조금 유치한데? 싶었는데 둘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니 부담없이 재밌게 읽었다. 시나리오 특성 상 장면 위주다보니 여느 드라마처럼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서 글로 읽는 상상의 재미가 있었다. 대본집이다보니 전문적인 용어가 있긴 있는데,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또 맨 앞에서는 시나리오에 쓰이는 약어들을 설명해주었는데 몇개 되지 않다보니 딱히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인물묘사보다는 말 위주인데 행동도 중요한 행동 외에는 많이 서술되지 않았기 때문에 금방금방 책장이 넘어간다.

<스포일러 주의>
로라다이닝의 헤드셰프 도건은 FM 타입으로 재료의 맛을 보여준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사장은 다른 노선으로 가고 싶었고, 엘리트코스를 밟지 않은 정우를 영입한다. 말없이 정우를 데려온 사장은 급기야 헤드셰프 자리를 놓고 신메뉴대결을 펼치도록 한다. 이후 둘 다 결과가 정해져 있다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리대결을 펼친다. 개인적으로는 둘이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대결에 참여하지 않는다던가 그릇을 바꿨다던가 하는 드라마틱한 전개를 바랐지만 이변은 없었다.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었고 거기에 순응한다. 줄곧 로라다이닝을 배경으로 둘을 보아왔기 때문에, 마지막에 새로운 공간에서 함께하는 둘이 더 새로워 보이긴 했다. 꿋꿋이 원칙을 고수하는 도건에게서 한걸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간간히 촬영 사이에 찍은 사진들이 있어서 같이 보는 재미도 있었다. 촬영 현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는데 화기애애한 표정들이었다. 회차가 적고 장면이 짧다보니 둘의 감정선 묘사는 다소 적다고 느꼈는데, 성장 드라마에 브로맨스를 얹은 느낌으로 봐도 괜찮을 듯하다.

#마이스윗디어 #오로라크루 #오렌지디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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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래 확 까칠해진 나 - 내 삶을 해치는 충동적 감정 다스리기
한효신 지음 / 롱테일 오딧세이(Longtail Odyssey)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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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몰래 확 까칠해진 나 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제 모습이 떠올랐어요. 일하면서, 나이들면서 성격이 더러워졌구나 생각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에요. 좋은 말은 거의 안나오고, 한번씩 툭툭 나오는 말은 비꼬는 말에 퉁명스럽기 짝이 없어요. 20대 중반에 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택시기사가 욕을 해댔던적이 있는데 아무 타격도 못 느끼는 제가 서글퍼지더라고요. 언제 이렇게 억척스러워 졌나 싶었던 적이 있는데 그 때가 생각나 읽게된 책입니다.

충동적인 행동을 자주 하진 않지만 짜증스러운 말투나 비꼬는 말 등등 평소에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화가 날 때는 조금 참고, 짜증 바이러스를 전파시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상황에 따라, 컨디션에 따라 짜증이 아예 안 날수는 없으니 잘 조절해야겠어요. 저같은 경우에는 특히 몸이 안따라줄 때 짜증이 많이 나곤 해요. 잠이 중요해서 잠을 오래 못자도 금방 행동으로 나오고요. 책에서는 짜증을 내는 이유와 해결방안을 제시해 줍니다. 원인과 대처법을 잘 설명해 주어서 생활에 적용하기가 좋아요. 책에서 제시해준 부분들에 깊이 공감가는 부분들도 있었는데 계속 떠올려야 체득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오늘도 짜증바이러스를 전파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생각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말을 믿으며, 까칠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어요.


#나도몰래확까칠해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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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할인가에 판매합니다 - 신진 작가 9인의 SF 단편 앤솔러지 네오픽션 ON시리즈 1
신조하 외 지음 / 네오픽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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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소설은 오랜만에 읽는데, 단편 하나하나가 전부 매력적이었다. 나와 올퓌나 영원과 인피니티처럼 개인적인 관계에서 파생되는 이야기부터, 움시스처럼 정치적인 이야기까지. 각각의 이야기에 담겨있는 세계관을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두근거리는 반전들도 흥미로웠다. 움시스는 특히나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생동감이 있었다. 요즘 나오는 영화들과 견주어봐도 손색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신진작가들의 단편 9편을 읽으며 그들의 기발함과 창의성에 매화마다 놀라게 된다. 도덕을 도매가에 팝니다 부분이 특히나 인상적이었고 도덕이라는 개념을 사고 팔 수 있다는 자원으로 변모시켰다는 점이나, 결국 속마음까지는 바꿀 수 없다는 아이러니가 재미있었다. 단편 소설들이다보니 전개가 빨라 세계관을 자세하게 보여주지 못해 아쉽지만, 자세한 서사가 나온다면 더 흥미로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무뇌 변호사 이야기가 그 뒤에 숨겨진 가치관과 배경들이 드러난다면 더 탄탄해질 것 같다. 오랜만에 전공 분야가 아닌 다른 주제의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새롭고 재밌게 읽었는데, 어려운 단어들을 감안하더라도 비전공자인 사람들도 많이들 공감하며 읽을 듯 하다. 모든 이야기가 나름의 매력과 반전을 지니고 있지만, 자세하게 쓰다가는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아쉽지만 줄인다.

#단편소설 #AI소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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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의 토끼 - 나를 키우는 힘! 가능성 생각톡 무지개
함윤미 지음, 권지은 그림 / 알라딘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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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가정의 민성쏘카 이야기. 평범한 이야기지만 속에 들어있는 메시지들을 곱씹어보게 된다. 민성이는 게임을 좋아하는 초등학생인데, 하루는 엄마를 놀리는 같은 반 친구와 싸우게 된다. 선생님한테도 혼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는 미션도 받는다. 그런데 문구점에서는 얼떨결에 도둑으로 몰리기까지 한다. 집에 온 민성이는 화가나서 게임에만 몰두한다. 엄마는 캄보디아 사람이라 민성이를 건강하고 훌룽하게 자라라는 뜻으로 '민성쏘카'라고 부르고, 그 별명에 더 화가 난다. 그 와중에 게임에서 욕을 쓰고 하루동안 접속할 수 없게 되자, 다른 게임을 찾아낸다. 처음 보는 13월의 토끼 게임을 하다가 게임 속 세계로 들어갔는데, 거기엔 보라색 털이 듬성듬성 나있는 토끼가 혼자서 괴물과 싸우고 있었다. 토끼는 떨면서 전사 노래를 부르며 변변찮은 무기로 싸우고 있었는데 도저히 안되겠는지 민성이에게 부메랑을 떠넘겼고, 민성이와 머리 셋 달린 괴물을 해치운다. 토끼 친구들에게 돌아갔더니 보랏빛이던 세상은 다시 원래 색을 되찾았다. 보라색이 아니었는데 저주에 걸려있었던 친구들은 다들 원래 색으로 돌아왔는데 이 토끼만 보라색이 듬성듬성한 그대로였다. 꿈에서 깬 민성이는 학교에 가고, 친구가 엄마가 없어서 부러움에 놀린거였다는 걸 알게 된다. 선생님은 민성이를 걱정하는 엄마를 알고 있었고, 문방구 주인은 cctv를 돌려보고 민성이에게 사과한다.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는 만큼, 시대를 문학에 잘 반영했다는 생각을 했다. 민성이도, 친구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요즘 아이들을 쏙 빼닮았다. 하지만 편부모 가정보다는 다문화가정이 나으니 이해하자는 식의 결론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친구와 싸웠는데 친구와의 관계보다는 엄마에게 잘하자는 결론이 난 부분도 조금 엇나갔다는 느낌이 들었다. 대체적으로는 재미도 있고 게임 소재라서 아이들이 좋아할법한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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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크리스마스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3
쥬느비에브 브리작 지음, 조현실 옮김 / 열림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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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엄마의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라고 한다면 외로워서는 안되고, 연인이나 가족들끼리 북적거리는 시간을 상상한다. 약간 의무감까지 생길 정도로 행복해야 하는 날인 크리스마스에 주인공인 누크는 아이에게 즐거운 하루를 만들어주려고 한다. 누크는 이혼하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중이다. 하나뿐인 가족인 아들 으제니오는 엄마가 하는 말과 행동들을 그대로 따라하며, 아이 특유의 순수함과 악랄함을 숨기지 않고 표출한다. 이 책을 읽으며 하루에 25페이지 내외로 읽을 수 있었는데, 아직 4개월도 못채운 아기를 아기띠에 안고 읽기도 했거니와, 아이의 잔인한 말에 가슴이 먹먹해져서 자꾸 속도가 안붙는 탓도 있었다.



친구들과 직장동료들은 그야말로 오지랖을 펼치며 아이와 단 둘이 있으면 아이도 외롭고 어른도 쓸쓸하니 둘만 있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나라면 주위 사람들의 의견을 거의 귀담아듣지 않을거라는 호기로운 생각이 들지만, 막상 그런 상황이 된다면 나도 주인공처럼 흔들렸을 게 분명하다. 벌써 아이부터 원하는 방식이니까. 아이에게 맞춰주는 것과 적당히 타협하는 것. 나는 그 적절한 부분을 찾아내는 게 어렵다고 생각한다. 조금만 더 당기면 자율성을 빼앗고, 조금만 더 풀어주면 아이가 원하는 걸 다 맞추느라 버릇없어진다는 소리를 듣곤 한다. 외국도 똑같구나, 싶은 부분들이 여럿 보여서 반갑기도 한 한편 쓴웃음을 짓게 한다.



주인공 누크는 아이에게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만들어주려고 노력하지만, 모든 노력들은 다들 뜻하지않게 이상하고 아쉬운 결과들만 가져다준다. 좋게 시작했던 것도 결과적으로 별로면 거기에 들인 시간과 노력이 다 아깝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면 누크는 화가 나고, 아이의 탓이 아닌걸 알면서도 감정적으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소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누크가 처한 상황이 안타깝고 쓸쓸해서 그녀를 욕할 수만은 없다. 어쩌면 모든 엄마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날카롭게 꼬집어낸 작가의 통찰력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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